'동물', 그리고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토론회... 그 현장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 모습은 대부분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동물권 단체의 구성원이 참석해 자신들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러다보니 생계를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 펫산업 종사자들의 의견은 잘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펫산업 분야 종사자들의 각성과 함께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월간 펫저널의 김성일 발행인이 동물권 단체의 주장에 대한 펫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통해 게시하고 있다.
월간 펫저널 김성일 발행인은 (반려동물)생산자와 (반려동물)판매자와 마찬가지로, 동물권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역시 직업인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갖고 임하는 것은 좋으나, 다른 일방이 잘못되었다고 호도해서는 안된다고 그는 말한다.
동물권 활동가 역시 후원이 아닌 자신의 사비로 활동해야, 생계를 위해 하루 종일 일하는 펫산업 종사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리라고 김 편집장은 말한다.
생존과 동물권... 필자는 양측의 입장을 어느정도 이해한다. 양측의 활동을 직접 관찰하고, 양측의 구성원들과도 친분이 있다. 양측의 존재는 기찻길의 양쪽 철길처럼 언제까지나 평행선을 그리며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달리는 기차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게 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양측이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페어플레이를 해주기를 기대한다. 자기 주장만이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는 식의 일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 점은 양측 뿐 아니라, 정부 기관과 시민, 반려인 역시 이해하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의 동물과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회의의 모습이 동물권의 주장만이 반영되고 수용되는 형태였다면, 이제 동물권 뿐 아니라, 펫산업계의 주장도 받아들여지는 형태여야 할 것이다. 배가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양측의 주장이 동등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다. 이 점을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 역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래에 월간 펫저널 김성일 발행인의 칼럼을 소개한다. 이 역시 펫산업계 입장에서 바라본 동물권에 대한 시각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동물권의 입장도 생각하며 읽어주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어는 토론회에서 나온 동물권 운동가의 말
글/김성일 펫저널 발행인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반려동물)생산자협회나 (반려동물)판매자협회 또는 육견협회는 똑같은 내용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동물보호를 위한 동물보호법이나 동물복지와 관련된 토론회를 하면 왜 꼭 사람의 생계니 생존이니 인권을 자꾸 말씀하시는지 저는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면 2016년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준비할 때 동물생산업이나 동물판매업 법안을 강화시키고 규제를 시키니까 생산자와 판매자, 농림축산부는 똑같이 "이런 식으로 하면 지금 영업하고 있는 사람들 다 전과자 된다"라고 했습니다.
(동물산업 종사자들은) 동물보호법 기준에 맞춰서 영업을 할 생각은 안하고 자기들 편리한 것만 생각하고 전과자가 된다느니 생존이니 하는 얘기를 하거나 사람이 먼저냐 동물이 먼저냐 하는 얘기 등을 합니다. 이런 말은 동물복지나 동물복지법에서 내세우는 서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내용은 한 반려동물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출연한 분의 말씀입니다.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동물권 단체에서 나오신 분의 얘기입니다.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정말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동물권 운동을 한다는 사람의 시각이 이 정도인가... 사람의 생계 얘기를 왜 하냐니...'
이분의 말씀에 대해 크게 2가지 이의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는 "동물복지와 관련된 토론회를 하면 왜 꼭 사람의 생계니 생전이니 인권을 자꾸 말씀하시는지..." 부분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생존과 생계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요?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생계를 이어가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합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존과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정치인들은 국민의 생존과 생계를 보장하고 윤택하게 하기 위해 법을 만듭니다. 지구촌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것이 제일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이 생존과 생계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동물보호라는 명분이 좋고, 동물보호 운동이라는 멋진 일을 한다고 해서 생존과 생계를 위해 개똥치고 개밥주는 사람들에게 동물보호를 위해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명분이 좋고 하는 일이 훌륭하니 그저 예쁘게 포장된 얘기기만 하면 아무 얘기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동물권 단체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생존과 생계 문제는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그런 것은 초월했다고 얘기하지 못할 것입니다. 국민들이 피땀 흘려 내준 후원금과 세금으로 생존과 생계를 이어가니까요. 그렇게 생존과 생계를 이어가는 것과 개똥치고 개밥주고 생존과 생계를 이어가는 것은 다른 건지 묻고 싶습니다.
동물보호운동하는 것도 하나의 직업입니다. 자기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것을 무어라 말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의 생존과 생계를 무시하면서 자기의 생존과 생계만을 지키겠다는 이런 생각은 정말 위험하고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물보호법은 물론 좋은 얘기고 동물을 보호하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위해 당장 생계가 걸려있는 사람들에게 먹고사는 얘기는 하지 말자는 말은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동물권 단체들이 한 달에 얼마의 후원금을 받고 그 후원금을 어떻게 쓰는지를 살펴보면 인건비의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동물산업 종사자들에게 동물보호를 위해서 생존 운운하지 말라고 한다면, 동물권 운동가들은 후원금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수많은 동물복지단체의 자원봉사자들처럼 순수하게 자기 돈 들여가며 봉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 분들이 이런 얘기를 하면 국민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2016년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준비할 때 동물생산업이나 동물판매업 법안을 강화시키고 규제를 시키니까..." 부분입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우리나라의 동물보호 관련 법률체계는 가장 소수라고 할 수 있는 동물권 단체들이 주도를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템플 그랜딘'이란 학자는 "동물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과연 동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 의문이다. 동물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 오히려 악화시키는 3가지 유형의 정책이 있다. 첫째는 매우 애매한 정책이며, 두 번째는 비록 그렇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동물복지를 악화시키는 정책이며, 세 번째는 한쪽 편의 말만 듣고 만들어진 정책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물권 단체의 독단적 주장은 위의 3가지를 다 포함하지 않나 의심스럽습니다.
위 발언자의 말에 나와 있듯이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을 살펴보면 사실상 반려동물 생산자나 판매자를 범죄자로 만들 만큼 형이상학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든 일은 순서가 있고 절차가 있다고 봅니다. 이 분과 같은 극히 소수의 동물권 단체의 행보로 인해 적지 않은 분들이 피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언젠가는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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