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던 패밀리, 「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

야호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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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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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케빈

 

김용운 기자와 반려묘 송이

 

혼자 사는 싱글남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깔끔한 싱글하우스에서 혼자만의 자유와 낭만을 즐기며 가끔 여행을 떠나는 멋진 싱글라이프를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모든 싱글남이 힙스터이거나 '섹스앤더시티'의 등장인물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내 인생 첫 번째 '짝꿍', 송이

 

와인을 곁들인 파스타보다 구운 감자에 삼겹살을 싸 먹고, 혼자 사색하기보다 함께 사는 고양이와 부대끼며 사는 생활. 누군가에게는 평범해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하루하루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삶이다.

 

남자는 퇴근길에 장을 봐서 간단히 요리해 먹고, 주말이면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하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평범한 싱글남이다. 그렇다고 외롭게 나이 들어가는 중년 남자라고 동정하지 말자. 잠깐이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오해다. '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고 있으니까.

 

 

'두 명'이 아니라 '둘'이 산다

 

살림에 충실하다 무심하게 하루가 흘러가 버리는 것이 익숙해지던 어느 날, 남자는 반려자 대신 반려묘 송이를 만난다. 송이는 경기도 일산의 한 건물 상가에 버려져 길고양이들의 텃새로 상처입은 페르시아 고양이였다.

 

남자는 2017년 10월 유기묘 송이를 맞아들여 한 식구가 됐다. 2년을 신중히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한 생명을 데려왔을 때 포기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않고 데려오면, 안 데려오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반려묘 송이

 

든든한 생애 첫 번째 짝꿍 송이와 함께 한지 5년차. 생명과 살을 비비며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정신없는 것이라는 것을 마흔을 넘어서야 새롭게 배웠다. 그런데 정신없어도 더 행복하다는 것이 신기하다.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남자는 송이와 끈끈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있는 지금이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내 대출이 낀 집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집 마니아는 어느덧 좋아하는 집에서 더 나가지 않게 됐고, 송이의 밥을 챙기고 보살피면서 부모 마음을 어렴풋이 깨닫기도 한다. 이제는 수당을 받으면 좋은 고양이 간식을 사줘야겠다는 생각부터 한다. 

 

그 사이 사생활을 좋아하는 고양이인 줄 알았던 송이는 '개냥이'로 다시 태어났다. 자칭 '무혼남'일 뿐이라는 그는 부모의 근심에도 불구하고 점점 '최고의 완성형' 싱글라이프에 근접하고 있다. 

 

 

남자 혼자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다, 「두 명은 아니자만 둘이 살아요」

 

「두 명은 아니자만 둘이 살아요」(김용운, 박영춘(그림), 덴스토리, 2019)의 저자 김용운은 보고 묻고 듣고 읽고 쓰는 것이 생업인 일간지 기자다. 책은 싱글남이 '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함께 살며 느끼는 평범한 일상의 감상 42편을 담았다. 

 

저자는 자기답게 살라거나, 결혼 따위는 필요없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멋있어 보이고 센척하는 싱글남과는 거리가 먼, 그저 평범한 감정을 가지고 나이 들어가는 남자 사람일 뿐이다.

 

직장에서는 취재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는 기자이지만, 술만 마시면 눈물이 많아져 집에서 혼술을 즐기는 여린 사나이이기도 하다. 그의 생활밀착형 글은 궁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현실미와 유머를 함께 선물한다. 혼자 살면서 맞닥뜨리는 불편함, 왜 결혼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눈총처럼 싱글남의 걱정거리를 적당히 넘길 수 있는 힘이 느껴진다.

 

저자는 반려묘 송이 덕분에 인생이 한층 깊어지고 풍성해져 간다고 이야기한다. 혼자 있어 힘들고 불안한 마음이 들 때, 김용운 기자와 송이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는 달콤한 위안이자 휴식이 될 것이다. 

 

'떡볶이 정도는 누구 눈치 보지 않고도 스스럼없이 즐길 수 있는 소탈함이야말로 혼자 사는 이가 지녀야 할 행복의 비결'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반려묘와 함께 사는 싱글남의 삶도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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