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시보호소 적정 수용 한도 넘어 20마리 안락사 예고... 전국 각지로 분양돼
- 고성군, 올해 35마리 추가 수용에 전체 마릿수 늘어 고심 "감사하면서 부끄럽다"
고성군(군수 백두현) 임시동물보호소에서 적정 수용 한도를 넘겨 차례대로 안락사를 기다리던 유기견 20마리가 전부 입양됐다.
고성군은 지난해 12월 30일, 현재 임시동물보호소의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1월 10일과 24일까지 각각 10마리씩 총 20마리의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는 유기견을 안락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각종 언론과 SNS를 통해 고성군 임시보호소의 유기견이 안락사를 기다린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의 반려인들이 하나둘 입양에 나섰으며, 최근 20마리 모두 분양됐다는 소식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분양된 유기견 중에는 다치거나 병이 든 애들도 있었는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분양받는 반려인들을 보며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했다"며 "입양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국의 반려인으로부터 관심을 받으며 안락사 위기였던 유기견이 입양돼 고성군은 반려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도 걱정은 깊어지고 있다.
안락사 예고 당시 임시보호소에는 180마리가 수용돼 있었지만, 올해만 35마리가 추가로 들어오면서 현재 195마리로 안락사 예고 이전보다 더 늘었기 때문이다.
앞서 고성군은 늘어나는 유기동물 보호와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농업기술센터 내 공유지에 동물보호센터 건립을 계획했지만, 고성군의회에 제출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이 보류돼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어 시급한 임시보호소의 수용 마릿수를 늘리기 위해 의회에 리모델링 예산을 제출했지만, 이 예산마저도 예산 일부를 삭감해 당장 리모델링도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다 사육 공간 부족으로 유기견들이 서로 물어뜯는 등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동물 학대 협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한 상황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안락사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전국의 반려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지만, 계속해서 반려인들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것 같아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자책했다.
이어 "반려인 1,500만 시대에 여러 지자체에서는 동물보호센터 등 동물보호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시설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고성군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성군은 2020년 9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관리되던 민간 위탁 동물보호소와 계약 해지 후 농업기술센터에 임시보호소를 설치하고 직영으로 관리 중이다.
또한, 동물보호단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유기동물들의 안락사를 최대한 방지하고 입양률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2020년 안락사 비율이 86.7%, 입양률 6.3%로 전국 최악의 보호소에서 2021년 안락사 비율 4%, 입양률 49.4%의 전국 최고 수준의 보호소로 탈바꿈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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