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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경원 작가의 '고양이, 우리 그림 속을 거닐다'

  • 전통 채색화부터 디지털 한국화까지, 화가 15인의 손끝에 피어난 고양이

 

 

고경원 지음

야옹서가


2011년 고양이 예술가 15인의 작업실 탐방기 《작업실의 고양이》를 출간했던 고양이 전문작가 고경원이 10년 만에 두 번째 인터뷰집을 펴냈다.

 

우리 땅의 고양이를 우리 화법으로 그려내는 작가들을 심층 인터뷰한 책이다. 전통 진채화부터 민화, 한국풍 디지털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대표작을 수록하고, 각 작품의 탄생 배경을 상세히 소개했다.

 

권말부록으로 민화에 즐겨 차용되는 조선 영모화 걸작들을 미술사학자 정병모 교수의 해설과 함께 싣고, 변상벽 고양이 그림의 밑그림을 게재해 독자들이 따라 그려볼 수 있게 했다.


현대에 이르러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양이 그림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애완동물에서 다시 반려동물로 입지가 격상하면서, 고양이 그림들이 우리의 삶과 깊이 밀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 작가들이 고양이 그림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고 감동을 담아내는지,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정병모(미술사학자, 한국민화학교 교장) - 정병모 (경주대학교 교수)


 

팔레드서울 '나만없어, 고양이'展에 전시된 혜진 작가 작품

 

 

목차

 

정겨운 우리 그림, 우리 고양이 4

1장. 한국 채색화, 고양이를 만나다 12

창문 너머 따스한 봄 햇살 같은 고양이 - 손유영 14
파스텔 톤으로 그린 제주 고양이 - 루씨쏜 32
그림으로 생명을 살리는 손길 - 김수빈 50
강아지 옆에 또 고양이 - 곽수연 68
민화와 팝아트의 유쾌한 만남 - 혜진 90
길고양이부터 야생동물까지 보듬는 손 - 이은규 112
소멸되는 생명을 위한 제의적 초상 - 이정희 132
개미 요정과 고양이의 명랑한 모험 - 신선미 152
그림에 수놓은 ‘반려’의 의미 - 박지혜 172
고양이라는 작고 확실한 행복 - 유진희 190
나의 작은 뮤즈, 까망이를 위하여 - 고선애 206

2장. 우리 고양이, 디지털 화폭에 뛰어들다 226
위로가 되어 준 길고양이를 그리다 - 아녕 228
신선님과 신비로운 고양이의 세계 - 가지 250
조그만 방에 거대한 우주를 담다 - 혜강 268
사랑하는 고양이를 영원히 기억하는 법 - 춘하식 286

부록1 조선 시대 고양이 그림 - 정병모 304
부록2 변상벽의 고양이를 따라 그려보자 318

 

 

저자 고경원

 

2002년부터 길고양이의 삶을 기록해 온 19년차 고양이 작가이자,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 대표입니다. 2009년 9월 9일 '한국 고양이의 날'을 창안해 매년 9월 고양이의 날 기획전과 부대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작업실의 고양이》,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둘이면서 하나인》, 공저로 《후회할 거야》, 《디어캣츠 Dear Cats Vol.1》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양이의 행복에 도움이 될 책을 꾸준히 쓰려합니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창작 활동을 통해 공존을 꿈꾸는 한국화가를 찾아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반려동물 동반 가구는 591만 가구(26.4%)에 달한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약 1500만 명이니, 국민 4명 중 1명꼴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셈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불리는 오늘날에도 고양이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2002년부터 고양이 전문작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문화운동을 통한 고양이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자 2009년 9월 9일 ‘한국 고양이의 날’을 창안하고 고양이 작가들을 발굴해 왔다. 9월 9일이라는 날짜는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라는 민간 속담에서 착안한 '아홉 구(九)'와, 고양이가 타고난 수명을 오래 누리다 가길 비는 '오랠 구(久)'의 동음이의어에서 따온 것이다. 이 두 글자에 담긴 뜻이 모여 생명을 구하는 '구할 구(求)'의 뜻을 담기를 기원하며 2009년 9월 9일 제1회 고양이의 날 기획전을 열었고, 매년 빠짐없이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 채색화부터 디지털 한국화까지, 작품으로 태어난 고양이들

 

혜진, 괭이_고등어냥

저자는 한국화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그림 속 고양이의 양상을 살피면서 한국 사회 속 고양이의 여러 얼굴을 살피고자 이번 책을 기획하였다. 작가의 치열한 작업공간과 고양이 사진, 아끼는 소장품 등 시각 자료를 각 인터뷰의 첫 장에 배치했고, 함께했던 고양이의 애틋한 인연을 소개해 작품의 이해를 도왔다.

 

우리 그림으로 우리 고양이를 그려나가는 현대 작가들의 다양한 경향을 두루 살피기 위해, 본서의 1장에서는 전통 채색화로 작업하는 한국화가 11인을, 2장에서는 한국화와 디지털의 만남을 시도하는 청년 작가 4인을 각각 소개했다. 소개한 작가 중에는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도 있지만, 다양한 장르와 기법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고양이관을 펼쳐 보인다는 점, 고양이 그림을 통해 우리 곁의 작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것만은 공통점이다.

 

 

한국 채색화가 우리 고양이를 만나면? 한국화가 11인의 작업실

 

먼저 1장에서는 전통 채색화의 방식으로 고양이를 그리는 작가 11인과의 만남을 담았다.

 

손유영은 현대 고양이 민화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은 패러디 민화와, 정교한 묘사가 돋보이는 창작 민화를 병행한다.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배경에 창이나 문을 도입하며 연극 무대 같은 연출로 애틋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루씨쏜은 고양이 민화에 제주 풍경과 역사를 녹여내어 차별성을 부여한다. 민화 세계화에 대한 작가의 고민은 '영문 문자도'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되기도 한다. 현대인에게 익숙한 파스텔 톤 색감을 중심으로 제주의 따뜻한 공기와 같은 부드러움을 그림에 담아낸다.

 

김수빈은 성묘 입양으로 가족이 된 사모님과 애기씨를 모델로 한 고양이 민화를 즐겨 그린다. 그의 그림에는 대부분 배경이 없다. 대신 고양이의 사랑스러운 얼굴이나 동작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집중화 전략은 관람자가 고양이의 미묘한 표정 변화나 동세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곽수연은 의인화된 개 그림을 통해 현실적인 욕망에 물든 인간을 풍자하며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작가는 개를 그리면서도 힘겨웠던 시절 곁을 지켜 준 고양이 루의 모습을 배치해 반려묘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루의 모습은, 과거 동물을 작품 소재로 삼는 것을 폄하했던 이들 앞에서도 뜻을 꺾지 않았던 작가의 분신이기도 하다.

 

혜진은 '따뜻한 소망의 그림'인 민화에 매료된 작가다. 그는 고양이 몸의 선을 사실적으로, 때로는 과장해 표현하면서 고양이의 감정을 포착해 그림에 담고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가,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갖고 살아 있다"고 선포한다. 고양이도 소중한 생명의 무게를 지닌 존재임을 전하면서, 고양이를 향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를 비는 마음이 그의 민화에 담겨 있다.

 

이은규는 전통 진채화에 매진한다. 학창 시절 초상화 연구에 심취했을 때처럼, 고양이를 그릴 때도 형형한 눈빛 속에 대상의 영혼을 담고자 했다. 고양이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면 다른 동물의 생명까지 마음이 쓰이는 법. 그래서 작가는 멸종 위기 동물인 삵, 산양, 호랑이 등 야생동물의 초상으로 관심사를 넓혀 간다.

 

이정희는 두 고양이를 입양한 후 다른 생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토로한다. 작가가 주목한 건 관심을 가져야만 보이는 작은 존재들이다. 그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소멸된 동식물 앞에 겸허히 고개 숙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그림에 담았다. 이를 위해 성자의 초상화처럼 금빛 후광을 두른 동식물의 초상을 그려낸다.

 

신선미는 순수한 아이의 눈에만 보인다는 상상 속 존재 '개미 요정'과 고양이의 실랑이를 통해 현대인이 잃어버린 꿈과 순수를 떠올리게 한다.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얻은 엄마로서의 경험, 연로하신 친정엄마를 보는 나이 든 딸의 애틋한 마음이 판타지와 결합한 개미 요정 그림책 연작은 뭉클한 감동을 준다.

 

박지혜는 새 가족을 만난 유기동물 그림을 통해 '반려'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한다. 작가는 한때 버려진 동물의 기억과 슬픔 대신, 가족을 찾은 기쁨과 앞으로의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광목에 자수로 등장인물의 의상을 수놓아 입체감을 살리는 기법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유진희는 둥글둥글 복스러운 인상의 고양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시도한다. 샤워기로 변신한 연밥, 파라솔이 된 연잎 등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동식물에 현대의 사물을 접목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고양이의 모습을 빌어 우리 곁에 찾아온 행복의 다른 얼굴이다.

 

고선애는 반려묘 까망이를 모델로 한 그림을 즐겨 그린다. 민화의 전통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의 그림에는 현 시대상을 반영한 경쾌한 이미지의 도상이 등장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백신 캐릭터, 기타를 둘러싸고 춤추는 고양이 요정 등 상상 속 주인공들이 그림에 명랑한 활기를 불어넣는다.

 

 

우리 고양이가 디지털 세계에 빠지면?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찾는 디지털 화가 4인

 

시대가 변하면 창작 도구도 변한다. 저자는 디지털 도구로도 한국적 정서를 담아낼 수 있다고 보고,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지향하는 청년 작가들을 찾아 나섰다. 이에 2장에서는 한국풍 디지털 회화를 선보이는 젊은 작가 4인을 소개했다. 전통 채색화 작가들에 비하면 아직 활동 경력은 짧지만, 이들은 젊은 감각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고양이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회화뿐 아니라 흔히 '굿즈'로 대변되는 생활소품을 만들고, 기업 컬레버레이션을 통해 대중 곁으로 한 발짝 다가선다.

 

아녕은 힘들었던 시절 마음에 위로를 주었던 길고양이에게 고운 전통 한복을 입히거나,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며 감사를 전한다. 언뜻 보면 전통 채색화처럼 보이는 그림부터 디지털 자개공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법을 실험하면서, 우리 곁의 길고양이를 보다 친근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가지는 인간과 신수가 공존하고, 만물과 교감할 수 있는 신비한 세계에 매혹된 작가다. 친근한 그림체로 펼쳐지는 그의 그림에는 호랑이를 닮은 고양이, 고양이를 닮은 호랑이가 등장한다. 그는 비슷한 듯 다른 두 동물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절묘하게 잡아내 작품으로 옮겨낸다.

 

혜강은 디지털 한국화 창작 기법을 대중화하는 데 앞장선다. 한국화를 전공했으나 디지털 세계로 뛰어든 그는, 작은 방 안에 우주를 그려낸다. 청춘에게 주어진 현실 공간은 좁지만, 가상세계에서는 무한한 공간이 펼쳐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 한편에는, 미숙했던 시절 떠나보낸 고양이 숙희의 기억이 남아 있다.

 

춘하식은 반려묘 춘식과 하식이 세상에 존재했던 기억을 그림으로 남기고자 전통 회화와 고양이를 접목한 일러스트를 시작했다. 한국 전통 설화와 고문헌 속에 언급된 옛 고양이의 흔적을 찾고, 전통 유물인 청화백자와 청자에 고양이를 접목한 굿즈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양이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미술사학자 정병모 교수의 해설로 보는 조선시대 영모화 걸작들

 

부록으로 고양이 작가들이 즐겨 차용하는 조선시대 영모화의 대표작과 그 의미를 살펴보는 원고를 수록하였다. 해당 원고 집필자로는 미술사학자 정병모 교수가 참여하여 연구의 정확성을 기하였다. 이와 더불어, 언택트 시대의 체험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변상벽의 고양이 그림 모사본과 밑그림을 게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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