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어캣마을에 강아지, 고양이, 라쿤, 그리고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곳
건대에 가면 이색테마카페 미어캣족장을 만날 수 있다. 강아지, 고양이 뿐 아니라 라쿤과 미어캣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미어캣족장으로 걸음을 향한다.
지하철로 건대입구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니 미어캣족장이 보인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애견카페에서처럼 견공 2마리가 반갑게 맞아주었는데,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웰시코기였다.
두 친구에게 인사를 하고 아는 척을 하고 있는데, 또 한 친구가 반갑다고 마중을 나온다. 누군가 보니, 바로 라쿤이다. 라쿤이 있는 카페 몇 곳을 가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라쿤이 직접 반겨주는 곳은 못본 것 같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미어캣족장의 동물들을 살펴본다.
이제 7개월이 되었다는 라쿤... 리트리버 친구와 장난을 치고 있다. 같이 놀던 웰시코기는 바닥에 엎드려 미어캣 친구들을 바라본다.
아직 어린 라쿤… 호기심이 많아 동물 친구들 뿐만 아니라, 손님들한테도 이리저리 들이댄다고 한다. 짖궂은 장난을 이상진 대표에게 걸리면, 사진처럼 잠시 안기게 된다. 한번 안아볼 수 있냐는 말에, "배꼽아래로 안아주세요."라고 이상진 대표는 말한다.
우리집 반려견 쫑이와 알파의 7개월 때 모습을 떠올려보니, 천방지축… 이 말이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호기심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이상진 대표는 어린 라쿤에게 억지로 훈련을 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이상진 대표는 "손님들께 공손하고, 시키는대로 따라하도록 라쿤을 훈련시킬 수도 있지만, 자라면서 스트레스가 악화되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억지로 훈련을 시키지 않고, 자연스레 주변과 어울리며 생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미어캣마을에는 고양이들도 살고 있다. 둥지를 높은 곳에 틀고 있었는데, 아래로 내려와 다른 동물들과도 교류를 한다.
미어캣족장의 미어캣들이다. 5년 전 지인으로부터 어린 미어캣 한 마리를 입양받은 것이 미어캣과 함께 생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이상진 대표. 어린 미어캣을 3~4시간에 한 번씩 우유를 먹여 키웠다고 한다. 미어캣족장의 미어캣들은 그 미어캣의 후손들이라고 한다.
앞발을 들고 군대 제식훈련을 하듯 한쪽을 바라보는 미어캣의 모습… TV에서나 봤던 모습이다. 다른 이색테마카페에서는 미어캣과 사람과는 분리되어 있어 미어캣을 만질 수 없었다. 그렇기에… 미어캣룸에 들어가 함께 있어도 된다는 말에 사실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미어캣룸에서 얼마나 앉아있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처음보는 사람이 신기한지 무릎 위에 올라와 냄새도 맡고 하더니,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너는 나, 나는 나' 하는 식으로 굳이 서로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니, 신기한지 다가와 이리저리 살펴보고 장난을 건다. 조막만한 발로 장난을 거는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다.
동물권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 이상진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이상진 대표는 "저희 자체 커뮤니티가 있어, 지켜야 할 룰을 지키며, 동물들의 건강과 행동풍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그조틱애니멀을 전시하는 이색테마카페로서, 동물들을 위해 신경쓰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미어캣가족 동물들의 건강은 협력 동물병원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받는다고 한다. 협력 동물병원은 아크리스동물의료센터, 한양동물메디컬센터, 이다종합동물병원, 웰니스클리닉센터 등이다.
미어캣족장은 동물들을 위해 일정등급 이상의 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그렇기에 일반 사료보다 비싸다고 한다.
미어캣이 생활하는 공간은, 야간이 되면 바닥에 톱밥을 깔아주고, 다음 날 손님이 오기 전에 치워준다고 한다.
동물권에서 이야기하는, 건강관리, 사료 급여, 야생과 비슷한 환경조성을 위해, 미어캣족장을 비롯한 이 분야 관계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이대표는 말한다.
동물들과 같이 있다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미어캣들은 내가 자기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됐는지, 자연스레 행동을 한다. 손님들이 돌아가고, 미어캣족장에는 동물과 나, 그리고 이상진 대표만이 남았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웰시코기는 바닥에 엎드려 있다. 고양이들은 하우스에도 있고, 테이블에도 내려와 다니고 있다. 라쿤도 래브라도에게 장난을 걸다 받아주지 않으니, 조용히 한 곳에 자리잡고 앉아있다. 미어캣들은 앉아있다가도 움직이고 하면서 그 중에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어캣룸에 가만히 앉아있다보니, '사람과 동물이 이렇게도 어울릴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구장이 라쿤, 라쿤의 장난을 받아주는 래브라도와 웰시코기, 그 모습을 위에서 지켜보는 고양이, 그리고 미어캣과 나…
누군가 그랬던가! 가장 잘 훈련된 개는, 시골 할머니 댁 마당에 살던 바둑이라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공존하는, 공생하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모습…
그 모습을 오늘 이곳 미어캣족장에서 본 것 같다. 미어캣은 덩치가 작아, 함께 어울려 장난치기에는 무리가 있어, 분리벽으로 따로 생활하고 있을 뿐… 강아지, 고양이, 라쿤이… 친구인 듯 그렇게 함께 살고 있었다.
어릴적부터 우유를 먹여가며 키웠다는 미어켓과 라쿤, 반려견과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는 반려인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마음으로 미어캣족장, 미어캣마을을 만들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진 대표!
자연을, 현실을, 동물을,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미어켓마을로 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 같다. 미어캣과 강아지, 고양이, 라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미어캣족장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