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맨하탄의 유기동물보호소, 도그워커, 반려동물 공동묘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 국내 반려동물 문화와 도그워커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들려주다
7월 16일(목), 평택에서 도그워커로 활동하고 있는 Roh의 노욱상 대표를 만났다.
"이 아이가 1998년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견 '사부'입니다."
미국에서 31년간 생활한 노 대표, 그는 반려견 사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의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그워커 노 대표, 그는 미국 뉴욕에 우리의 태권도를 전파했던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였다.
인터뷰를 위해 집에 방문했을 때 그는 가장 먼저 자신의 반려견을 소개해줬다. 22년 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사부'를.
노 대표는 사부의 사진과 함께, 유골함을 보여줬다. 놀랍지 않은가? 22년 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견의 유골함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
반려견 사부를 잃은 노 대표는 펫로스의 아픔을 겪으며, 사부가 떠난 이후 7~8년 가량은 다른 개를 제대로 못 봤다고 한다. 그만큼 펫로스의 아픔이 컸었다고 노 대표는 말한다.
"아내와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다시 입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반려견 사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미국 뉴욕의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대화를 통해 유기견이었던 사부를 입양한 유기동물보호소 이야기, 반려인 가정에 방문해 반려견을 산책시켜주는 도그워커, 뉴욕의 반려동물 화장터와 공동묘지 이야기, 함께 산책을 하던 뉴욕의 산책로 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 중 뉴욕에 반려동물 공동묘지가 있다는 이야기는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오픈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에 도심에 반려동물 장례시설을 오픈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반면에 뉴욕의 경우 반려동물 장례시설과 공동묘지가 도시에 있다고 하니,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와는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려견 사부의 이야기와 함께 미국에서 생활했던 노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노 대표가 주로 생활했던 곳은 미국 뉴욕의 맨하탄이다. 그곳에서 태권도 도장을 오픈해 태권도 보급에 힘썼다. 한때 가족이 시골 버몬트로 이사해 그곳에서도 생활했는데, 당시 200년 된 저택을 수리하면서 오래된 골프채를 발견했다면서 당시 발견한 골프채를 보여줬다. 요즘 골프채와는 달리 나무로 된 샤프트와 동그란 원모양이 각인된 골프채의 헤더를 볼 수 있었다.
젊은 시절 맨하탄에서 아르바이트로 도그워커를 했었다고 이야기하는 노 대표. 그는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들려줬다.
"반려견에게 꼭 필요한 요소는 3가지가 있습니다. 그건 산책, 반려인과 함께 하는 시간, 그리고 개들과 뛰어놀도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노대표는 말한다. 노 대표가 설명하는 이 3가지 요소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산책은 대소변과 사회화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 주인이 많은 시간 같이 있어줘야 하는 이유... 개들은 사회화가 필요한데, 본능적으로 무리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은 물론 무리와 떨어진다는 건 반려견 입장에서는 두려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무리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는 본능에서 비롯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반려견이 다른 개와 같이 있어도 사람이 같이 있어 줘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완벽한 환경에 있어도 혼자 있으면 불안해하고 다른 개들과 있어도 반려인이 없으면 반려견이 아닌 개들 무리의 일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반려인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화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개들은 개들끼리 뛰어놀 수 있아야 합니다.
그리고 노 대표는 한국에서 1년여간 생활하며 느낀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소감을 들려줬다.
"우리나라는 사람 입장에서 개를 바라봅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개 입장에서 반려인과 반려견의 관계를 생각합니다."... 짧게 건넨 말이었지만 그 말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한국에 와서 사료를 사러 간 적이 있습니다. 사료를 사러 가면 가게에서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이 있는데, 그건 바로 '키우는 견종이 뭐예요?'라는 말이었습니다." 당연한 말인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여러분도 공감과 함께 당혹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노 대표 : "믹스견인데요"
- 가게 주인 : "그럼 저기 8천원짜리 사료를 먹이세요."
- 노 대표 : "진돗개인데요."
- 가게 주인 : "그럼 여기 2만원짜리 사료를 먹이세요"
"한국에서는 순종만 찾습니다"...
국내의 반려동물 문화가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노 대표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일면 공감하게 되는 건 왜일까?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노 대표의 눈에 비춰친 국내의 반려동물 문화... 알고 있으면서도 잘 느끼지 못했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앞서 반려견 사부와 미국의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나눈터라, 노 대표가 생각하는 반려동물에 문화에 대한 견해를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노 대표는 국내 반려동물 문화의 단면을 너무나 예리하게 통찰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픈 열정어린 마음도 지니고 있었다.
31년 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태권도를 해외에 전파해 온 노 대표. 반려견 사부와의 추억을 잊지 못해 유골함을 항상 곁에 두고 있는 반려인. 국내에 도그워커 문화를 활성화하고 싶어하는 애견인!
노 대표와의 대화는 기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노 대표가 들려준 뉴욕 맨하탄의 반려동물 이야기는 이제 머지않아 우리의 반려동물 이야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노 대표와 같은 분이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넓은 식견으로 우리의 반려동물 현주소와 발전방향을 설명해 준 노 대표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