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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반려인문학(6), 반려동물을 만나면 마음의 이야기가 살아난다

by 야호펫 2020.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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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건국대학교가 주관한 반려인문학 '동물과 행복하게'이 진행되었다.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한 공존을 생각할 수 있었던 반려인문학 강의를 정리해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8월 27일(화) 부터 9월 10일(화)까지 주 1회씩 김정은 강사가 진행하는 반려인문학, '동물 상징으로 만나는 상생이야기'가 건국대학교 생명과학관에서 진행되었다.

 

강의는 '동물아버지, 동물어머니와 영웅의 상생', '반인반수 이야기와 자연의 상생', '반려동물을 만나면 마음의 이야기가 살아난다' 등의 주제로 진행되었고, 이야기 속 동물들이 현대사회에 주는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각 강연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강연을 하는 김정은 강사의 모습

 

동물아버지, 동물어머니와 영웅의 상생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 신성을 갖는 영웅들은 왜 동물 아버지나 어머니를 통해 태어났는지 알아본다. 

곰 어머니, 여우 어머니, 지렁이 아버지, 개 아버지를 가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게 동물이 어떤 삶의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왜 호랑이가 아닌 곰이었을까? 별이 떨어진 곳에서 태어났다는 강감찬은 왜 어머니가 여우로 전승되는가? 아버지였던 개를 죽이고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 아들의 사연은? 왜 그는 용의 아들이 아닌 지렁이의 아들이 되었을까?

 

 

반인반수 이야기와 자연의 상생

 

인간에게 동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동물은 무시무시한 힘으로 인간을 위협하는 동물이자 인간을 생존하게 해주는 존재다. 이런 동물에 대한 인간의 양가적 감정이 어떤 변신과 반인반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는지 알아본다. 

 

반인반수와 동물 변신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불확실성, 불안함, 부족함을 어떻게 운용하며 살았는지 생각해보고, 인간과 동물이 하나로 교감하던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시간을 가져본다.

 

 

[대칭성 인류학] 상생의 시작, 동물에 대한 진정한 공감은  '필요에 의해 동물을 죽이지만 죽인 상대가 자신의 형제나 친척, 동료이기도 하다는 의식'이다

 

 

반려동물을 만나면 마음의 이야기가 살아난다

 

동물과 인간의 수직적 관계가 우리들 마음에 어떤 병을 생기게 하는가를 소설 <채식주의자>의 주인공인 영해를 통해 살펴본다. 옛이야기, 속담, 민요 속 인간과 친근한 개와 고양이의 긍정적 상징과 부정적 상징에 대한 의견을 나눠본다. 고대인들이 바위에 동물과 자신들의 관계를 그렸던 것처럼, 현대인들은 반려동물과 자신을 어떤 이미지로 남기고 싶을지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그림을 통한 심리치유 실습 진행

 

마지막 강의에서는 그림을 통한 심리치유에 대해 실습했다. 반려동물의 발을 그리고, 자신의 손을 그린 후, 종이의 다른 여백에는 자유로이 그림을 그렸다. 참석자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공유하며, 그림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봤다.

 

김정은 강사는 이날 강의에서 '열두띠'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줬는데, 열두띠에 포함되지 않은 고양이, 낙타 등의 이야기와, 베트남에서는 소 대신 물소, 양 대신 염소, 토끼 대신 고양이로 토착화어 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기마민족이었던 몽골은 말과 밀접한 관계 속에 살아왔는데, 몽골의 악기 '마두금'의 유래 역시 흥미있는 부분이었다.

 

 

건대입구역 롯데리아 벽에 있는 조명등의 모습

 

강의를 듣고 집으로 오는 길에, 건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롯데리아에 들렸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우연인지 벽에 동물 모양의 조명등이 보인다. 용과 소, 그리고 닭의 모양이다. 오늘 열두띠에 대해 배웠는데 때마침 그 동물들의 모습을 본 것이다. 정말 기막힌 우연이다.

 

단군신화 속 곰이 인간으로 환생했지만, 우리 이야기 속에는 곰보다는 인간이 되지 못했던 호랑이에 관한 이야가 더 많다는 점, 시대별로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동물 이야기에 반영된다는 점, 한 해의 소망하고 바라는 바를 열두띠의 동물을 통해 투영한다는 점... 이처럼 우리 인간들은 동물들과 밀접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보게 되면서, 현대는 사람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김정은 강사는 말한다. '고대인들이 바위에 동물과 자신들의 관계를 그렸던 것처럼, 현대인들은 반려동물과 자신을 어떤 이미지로 남고 싶을까?'라는 물음에... 여러분들은 과연 어떤 이미지를 그릴 거라고 답할 것인가?

 

'동물과 교류한다는 것은 내 삶의 새로움과 접속하는 것'...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동물들... 그들과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이미지를 다 함께 그려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