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 놀러 간 동물원은 온통 회색빛에 적막하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순서대로 우리에 갇힌 동물들을 보고, 사진을 찍고 그러면서 하루를 보내는 가족 나들이. 하지만 아이가 파란색 몸통에 보라색 꼬리깃털을 가진 공작새를 만나면서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이수지(지은이 말) 이 그림책은 동물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죠. 동물원에 가면 사람들은 무엇을 볼까? 이미 어른인 저에게는 동물은 안보이고 동물원만 보이더군요. 이름판만 바꿔놓으면 코끼리 울인지 원숭이 울인지 알 수 없는 비인간적, 아니 비동물적인 동물원 말입니다. 너무 촘촘해 아무 것도 들여다 보이지 않는 철장과 한줌 이끼도 끼지 않는 콘크리트 벽으로 지은 동물들을 위한 공간 말이지요. 동물원을 돌다 보면 실제로 텅 빈 동물 우리와 이따금 마주칩니다. 그 우리의 주인은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어느 구석에서 쉬고 있거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언제나 비어있는 동물 우리는 묘한 풍경을 연출하지요. 어쩌면 동물들은 사실은 그곳에 살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죠. 어쩌면 아이들은 그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림책 속의 아이처럼 말입니다. |
동물원 :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
1992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은 그림책. 삭막한 가족 관계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풍경을 동물원을 통해 풍자적으로 그려낸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 온 앤서니 브라운의 주제 의식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 중 가장 어둡고 시니컬한 작품이다.
현대 문명에 갇힌 사람들... 진선희
동물원 나들이에서 배운 것... 김미자
'나'와 동생 해리, 그리고 엄마 아빠는 동물원에 간다. 무척 신이 난 것도 잠깐, 동물원까지 차가 막혀서 짜증이 났고, 입장료를 깍으려고 실랑이를 하는 아빠는 너무나 창피하다. 또, '나'랑 해리는 고릴라와 원숭이를 보고 싶었지만, 시시한 동물들부터 차례로 봐야 한다. 엄마 아빠의 긴 잔소리를 들으며. 코끼리는 한 구석에 우두커니 서있고, 기린은 벽에 딱 붙어 눈도 맞추려 하지 않는다. 코뿔소도 왠지 심드렁한 표정이고, 귀염둥이라던 펭귄은 왜 이리 썰렁한지. 오랑우탄은 우리 구석에 웅크린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엄마와 아이들은 그 오랑우탄이 너무나 불쌍하다. 집으로 오는 길. '나'는 햄버거랑 감자 튀김이 제일 좋았고, 동생 해리는 원숭이 모자가 제일 좋았고, 아빠는 집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리고 지루한 동물원 구경을 한 밤, '나'는 철장 속에 갇힌 꿈을 꾼다. |
존 선생님의 동물원 :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 정숙경 옮김 | 2012 | 다산어린이
숲속에 사는 꼬마 노라와 친구들이 자연과 교감하는 모습을 맑고 투명한 수채화로 그린 유아동 그림책 시리즈. 반려동물, 유기동물 보호 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요즘 어린이들에게 나와 함께 사는 동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어린이다운 공상으로 가득 찬 책... 동아일보 서평
섬세하고 상냥한 마음으로 자연을 그린 책... 일본 아마존 서평
"얘들아, 이리와 같이 놀자!", 자연 속에 사는 노리와 친구들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
싱그러운 나무와 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롭게 사는 삶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강아지 키키와 인형 마기, 푸우와 함께 숲에 갔다가 병에 걸린 아기오리를 발견한 노리는 오리를 숲에 사는 존 선생님께 데려간다. 버려지고 병든 짐승들을 돌보는 존 선생님은 그런 노라를 기특하게 여기면서 함께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내일의 동물원 : 에릭 바튀 글/그림 | 박철화 옮김 | 봄볕 | 2019
햇살 그림책 31권. 에릭 바튀의 그림책 '내일의 동물원'은 현재의 터전에서는 본래 타고난 생명으로서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그렇다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절망적인 동물들이 꿈꾸는 내일의 세상에 대한 희망을 담은 작품이다.
모든 생명이 꿈꾸는 세상
암컷 퓨마 뽀롱이와 한국의 마지막 북극곰 통키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이 앓는 심각한 질병
파괴되고 사라진 서식지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다
에릭 바튀의 야생에서 금방이라도 퍼 올린 듯 생명력 넘치는 색감은 본래 살던 터전을 잃은 동물들에게 고향과 닮은 자연의 색감을 되돌려주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더불어 화려한 원색을 각 장면마다 배치해 강렬한 인상까지 남긴다. 잭은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매일매일 체크하는 전담 수의사이다. 일 년에 한 번 동물들의 정밀 검진이 있는 날, 수의사 잭은 동물원 관리인의 안내를 받으며 동물들을 보러 간다. 수의사 잭은 동물들의 상태를 체크할 때마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절감한다. 수의사 잭이 보기에 동물들의 몸과 마음에 걸린 병은 알약 열 개로도, 가루약 스무 봉지로도, 물약 서른 방울로도, 물리치료를 마흔 번 받아도, 주사를 100대 놓아도 낫지 못할 것 같았는데... |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 : 허정윤 글, 고정순 그림 | 킨더랜드 | 2019
킨더랜드 픽처북스 시리즈. 우리와 함께 살고, 우리가 나눠 쓰고 있는 모든 자연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무슨 동물들의 권리까지 생각해?"가 아닌, 동물 권리와 동물복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동물원은 동물들의 집일까요, 아니면 동물들을 구경하는 곳일까요?
우리는 동물을 보호하고 있나요, 아니면 가둬두고 있나요?
"동물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허정윤(지은이) 말 스물두 해 전 동물원에서 만난 침팬지의 눈빛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자유를 빼앗긴 늙은 침팬지는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눈동자는 그저 허공을 헤매고 있었지요. 곰, 사자, 기린, 치타, 코뿔소... 철장 안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수많은 동물원의 친구들에게 이 그림책이 작은 힘이 될 수 있다면, 몇 번이고 동물들을 위한 책을 바지런히 쓰겠습니다. 지켜주지 못한 동물 친구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고정순(그림)의 말 하얀 뱀이 죽은 채 신문지에 싸여 버려지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뱀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짐승이라 동물원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고 만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기 힘든 동물을 보러 동물원에 갑니다. 사람들의 볼거리가 되기 위해 많은 동물들도 동물원에 갑니다.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껴야 하는지 스스로 묻기 위해 우리 곁에 있는 동물원을 그렸습니다. 하얀 뱀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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