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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플라스틱 동물완구에서 찾은 ‘인간의 욕망과 동물의 미래’ 김윤해 개인전 개최

by 야호펫 2020.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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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해 개인전 ‘동물의 왕국’ 2020년 11월 4일(수)부터 15일(일)까지 빌라해밀톤에서 열려

 

김윤해, 육지동물세트 Land Animals Set, 180x120cm, 2015

 

김윤해 작가의 개인전 ‘동물의 왕국(The Kingdom of Animals)’이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복합전시공간 빌라해밀톤에서 11월 4일부터 열린다.


‘동물의 왕국’은 2015년 첫 개인전 ‘플라스틱 자본주의(Plastic Capitalism)’를 이은 두 번째 사진전이다. 김윤해는 “원하는 무엇이든 대량으로 만들 수 있고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한 플라스틱이야말로 인간의 욕망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재료”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대형마트, 서울 시내 완구 도매점, 온라인 상점, 해외 사이트 등에서 오랜 시간 수집해온 대량생산된 플라스틱 동물완구를 집요하게 들여다본 결과물이다.


몸통에 살집이 두둑한 소는 갈비뼈가 두드러져 보인다. 젖소의 연홍색 젖은 유난히 크고 탐스러우며 등이 구부정한 늑대의 새빨간 눈에서는 간악함이 내비친다. 조각이 떨어져 나간 달마시안은 경쾌한 동시에 기이하고, 양팔을 어설프게 든 채 정면을 향해 서 있는 침팬지는 그 어떤 부위도 침팬지의 실제 모습을 찾기 어렵다.

김윤해의 ‘동물의 왕국’에는 기대했던 현실 속 동물은 없다. 날카롭게 과장된 색상, 재질의 적나라한 이질감, 임의로 확대되고 축소된 형태와 비율, 다듬지 않은 채 내버려 둔 플라스틱 찌꺼기까지. 사진 속 동물완구는 먹음직스럽거나, 추악하거나, 슬프거나 혹은 생명체에 기대하는 그 어떤 감응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지 비평가 주형일(영남대학교 교수)은 김윤해의 ‘동물의 왕국’을 프랑스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Marc Augé)가 말한 존재하지만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비非장소(non-lieu)’의 사진 공간이라 한다. “‘동물의 왕국’이 분명 동물들이 생활하고 있을 어딘가의 장소를 지시하는 말이지만, 동물 피규어들이 점유한 ‘동물의 왕국’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비장소의 사진 공간”이라며 “자본주의의 합리성과 실용성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공장에서 빠르고 편리하게 찍혀 나온 피규어들은 우리가 영원히 경험할 일이 없을 동물과의 놀이를 위해 소비된다. 실제 동물을 시뮬레이션하는 이 물신들은 인간이 가진 욕망의 크기에 비례해 제작된다. 김윤해는 비장소의 사진들을 통해 정확히 이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전 인류가 전례 없는 일상을 보내는 지금, 흔히 보아 온 전 세계에서 대량 생산된 저가의 플라스틱 동물완구에서 ‘끝없는 인간의 욕망과 참혹한 동물의 미래’를 읽어내는 김윤해의 개인전 ‘동물의 왕국’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근본부터 되묻게 한다.

김윤해의 개인전 ‘동물의 왕국’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15에 위치한 예술연립빌라 2층 복합전시공간 ‘빌라해밀톤’에서 11월 4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비는 무료이다.

한편 라로사는 자연과 환경, 인류를 주제로 자신만의 철학이 분명하고 개성이 뚜렷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 활동을 하는 문화 예술인들을 위해 전시 기획, 디자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빌라해밀톤은 복합전시공간으로 일체의 내부장식이 없는 노출 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으며 자본주의 구조물의 원형을 들여다보고 작품을 전시하는 실험적인 공간으로서의 비-장소(non-place)성이 강한 공간이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비장소의 사진공간인 동물의 왕국’의 메시지를 자본주의에 던지는 김윤해 작가의 작품은 빌라해밀톤의 초대로 이뤄졌다.

전시 개요

  • 전시명: 김윤해 개인전 ‘동물의 왕국’
  • 전시 기간: 2020.11.4(수) ~ 11.15(일)
  • 전시 장소: 빌라해밀톤(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15, 2층)
  • 전시 부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