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정희철
동결건조 방식의 간식이나 사료 등의 프리미엄 펫푸드에 대한 국내 반려인들의 관심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로 더욱 내추럴 펫푸드에 대한 관심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열기를 보여주듯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프리미엄 펫푸드 브랜드들이 속속들이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인 스텔라 앤 츄이스(Stella & Chewy’s),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 동결건조 펫푸드 스몰배치(Small Batch), 미국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동결건조 펫푸드 브랜드 노스웨스트 내추럴스(Northwest Naturals) 뿐 아니라 뉴질랜드의 워프(Woof)와 호주의 빅독(Big Dog)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달에는 가장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펫푸드 트렌드이며, 많은 글로벌 펫푸드 기업들이 프리미엄화 전략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동결건조 펫푸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동결건조 제품의 폭발적 성장세
올 초 미국 올란도에서 개최된 Global Pet Expo에서 가장 눈에 띈 트렌드 중 하나는 동결건조를 포함한 프리미엄 펫푸드들의 확장이었다. 최근 몇 년간 동결건조 제품들의 매출을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곧 동결건조 펫푸드를 취급하는 소매점의 증가로도 이어진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1년도 당시, 전체 소매점 중 51.4%가 동결건조 제품을 취급했던 반면, 2014년에는 그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그만큼 북미시장에서 동결건조 제품을 찾는 소비자와 소매점의 수가 많아졌다는 이야기인 동시에, 동결건조 펫푸드와 간식은 북미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제품이 되었다.
동결건조란 무엇인가?
동결건조는 식품을 건조 하는 방법의 하나인데, 기압이 낮아져서 진공에 가까운 상태가 되면 물의 끓는점이 낮아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건조 방식이다. 예를 들어 생 닭고기를 영하 이하로 얼렸다가 낮은 기압의 진공상태에서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고기 안에 있던 수분이 대부분 증기화 되어 날아가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전문 용어로 ‘승화’라고 하는데, 물이 얼음이라는 고체 상태에서 바로 증기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렇게 식품 내에 고체상태로 있던 수분(얼음)이 수증기가 되어 없어짐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식품의 맛, 형태, 그리고 영양분들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동결건조는 일반적인 건조와 어떻게 다른가?
일반적으로 음식물을 건조할 때는 열을 가하거나 장시간 상온에 노출시킨다. 요즘 반려인들이 반려동물 간식을 직접 만들어주기 위해서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건조기가 일반적인 건조방식의 좋은 예이다.
하지만 건조기를 활용하면 건조 과정에서 가해지는 열로 인하여 영양소가 일부 유실되거나 본래의 맛과 형태, 색이 변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동결건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동결건조 방식은 원재료의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식품 본연의 맛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미국 펫 푸드 업계의 소비 트렌드를 조명해보면서 알게된 사실은 원재료의 천연 상태의 영양분과 맛을 유지하는 ‘동결건조 제품’의 비중이 점차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국내 반려인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할지, 또한 국내 펫 푸드 업계에 어떠한 비즈니스가 더욱 이슈화 될 지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펫푸드와 동결건조의 만남
전문가들마다 서로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동결건조 펫푸드와 같은 대체사료들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북미에서 발생한 멜라민 파동 이후라 할 수 있다. 역사상 최악의 펫푸드 파동으로 기록되고 있는 멜라민 파동은, 2007년 초 미국에서 수천 마리의 반려동물들이 신장 등의 기관에 이상이 생겨서 다치거나 사망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이때부터 펫푸드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생육을 사용하여 만든 냉장·냉동 펫푸드 그리고 영양분 손실이 적은 구워 만드는 방식의 펫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이다.
하지만 생육이나 가공하지 않은 야채, 과일, 그리고 곡물들을 급여하는 데는 위생상 문제와 함께 손질의 편의성이 낮다는 불만이 있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 동결건조 방식이다. 실제로 동결건조라는 가공방식이 원재료의 맛과 영양분을 그대로 지켜준다는 점에 가장 주목을 한 건 다름 아닌 냉장·냉동 펫푸드 회사들이었다. 냉장·냉동 펫푸드 회사들은 가공되지 않은 생고기, 과일, 야채들로 만든 펫푸드들이 갖고 있는 번거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항상 소매점에 냉장고를 비치해야 하고, 무겁고, 위생상 조심해야 하는 냉장·냉동 펫푸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동결건조 가공 방식만큼 좋은 대안은 없었을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유명한 Stella & Chewy’s와 같이 냉장·냉동 펫푸드로 시작한 회사들이 동결건조 펫푸드를 출시하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원재료에 따라 품질은 천차만별
시장의 관심을 넘어 대중화가 되고 있는 동결건조 펫푸드에 있어서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이는 동결건조 제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결건조 설비나 원가도 아닌 바로 원재료라는 점이다.
동결건조는 식품을 건조하는 방법 일 뿐, 원재료 자체의 질을 보장해주는 건조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건조 방식이고 하더라고, 동결건조 대상인 원재료가 좋지 않다면 결코 좋은 동결건조 제품이라 할 수 없다.
동결건조를 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재료의 맛과 형태, 그리고 영양분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있는데, 질 나쁜 부산물을 동결건조한다고 해서 좋은 부산물이 될 수 없는 만큼, 좋은 동결건조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재료의 질 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월간 펫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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