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월),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을 통해 '평산마을 비서실입니다'란 제목으로 풍산개 반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페이스북에 밝힌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의 입장이다.
[평산마을 비서실입니다]
<풍산개 반환에 대한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입장>
1.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합니다.
2. 위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므로 문 전 대통령 퇴임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었으나,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ㆍ물적 시설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하여,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보도된 바처럼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도 선의의 협의가 있었습니다.
3. 다만 선례가 없는 일이고 명시적인 근거 규정도 없는 까닭에,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행안부는 지난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 하였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그 후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하여 재입법예고 하겠다고 알려왔으나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역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 합니다.
4.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의 입장과는 달리 대통령실에서는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입니다.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그만입니다.
정이 든 반려동물이어서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위탁관계의 해지를 거부할 수 없는 일입니다.
5.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면 대통령실은 문제를 쿨하게 처리하려는 선의도 없는 듯합니다. 책임을 문 전 대통령에게 미루고 싶은 것일까요? 아무래도 반려동물이어서 책임을 의식하기 때문일까요?
큰 문제도 아니고 이런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까지 드러내는 현 정부 측의 악의를 보면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풍산개들을 양육했고, '곰이'가 근래 입원수술하는 어려움도 겪었기 때문에 풍산개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무척 섭섭하지만, 6개월간 더 돌볼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들을 잘 관리할 것으로 믿지만, 정서적인 부분까지 신경써서 잘 돌봐주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2021년 7월 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소식을 전했었다.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와 사이에 새끼 7마리를 낳았습니다. 이제 4주 되었습니다. 모두 건강하게 자라 벌써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는데, 난산으로 태어난 한 마리가 아직 잘 먹지 않아 따로 우유를 조금씩 먹이고 있습니다. 꼬물거리는 강아지들 모습입니다. 7마리나 되니 이름 짓기가 쉽지 않습니다.
'풍산개 반환'에 대한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 풍산개 반환의 이유가 무엇이든... '내게로 온 생명을 돌려보낸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정치인'으로부터 반려동물 파양에 대한 모습을 배워야 하는 것인가. 대통령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아니던가.
반려동물과의 만남은 필연일 때도, 아니면 우연일 때도 있다. 문 전 대통령에게 온 풍산개들이 필연이든 우연이든, 내게로 온 생명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돌려보내서는 안 되지 않을까.
'풍산개 반환'을 두고 정치권에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하지만 대다수 반려인들은 이런 정치권의 말들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반려인들이 진정 알고 싶은 부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진정 풍산개들을 사랑하는가?" 하는 부분이 아닐까.
문재인 전 대통령은 '비서실'의 입장이 아니라, 풍산개를 반환하는 솔직한 이유와 심정을 밝혀주었으면 한다. 진정성 있는 문 전 대통령의 대답... 반려인의 한 사람으로서 꼭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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