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순이, 노랑이, 깐돌이, 나비… “더불어 살면 좋지 않을까요?”

온라인 반려동물 매거진 yaho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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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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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넘게 고양이·유기견 돌보는 박미자씨

 

글/사진 무한정보신문

 

박미자씨가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며 돌보고 있다. (이미지: 무한정보신문)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이라는데, 10년 넘게 지극한 동물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예산군에 사는 박미자(62)씨다.


밤처럼 캄캄한 새벽 4시, 박씨는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 길에 사는 고양이와 유기견을 돌보기 위해서다. 그 숫자가 응봉 일대에서만 하루 120~150마리에 달한다.


살아생전 정성껏 보살핀 짐승은 저세상에서 마중 나온다고 했던가. 어머니상을 치른 새벽에도, 박씨는 생명을 소중히 대했던 고인을 떠올리며 어김없이 사료를 부어주고 물그릇을 채웠다.


“어머니는 집에서 기르는 돼지나 개한테 밥을 줄 때도 ‘함부로 던지지 마라’라고 하셨어요. 맛있게 먹으라며 늘 다정히 인사를 건네셨고요. 그 영향을 많이 받았죠”


말을 하는 동안에도 그의 시선은 사료를 먹는 고양이들에게 향해 있다. 곁에 모여든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따뜻하고 평화롭다.


재가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박씨는 오전 5시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하루 한번 밥을 주는 일도 쉽지 않을 텐데, 세번을 챙겨준단다.


“새벽에 증곡리와 건지화리 일대를 돌고, 10시 반쯤 와서 한 번 더 줘요. 시간대별로 오는 아이들이 다르거든요. 오후 5시 조금 넘어 퇴근하고는 송석리 친정집으로 가요. 거기서 돌보는 고양이만 한 50~60마리는 되죠”


힘들지 않냐 물으니 고개를 젓는다. “배고픈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걸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눈 오면 뛰어노는 거 쳐다보고, 비 오면 처마 밑에 앉아있는 거 쳐다보고. 그러면 힘든 줄도 몰라요. 오히려 기운이 나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요”


사료비와 약값 등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주변에서 마음을 더하는 사람들이 있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후원하기도 하고, 한 편의점에선 유통기한을 몇 시간 넘긴 도시락을 모아 준다. 가족들 역시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오랜 기간 ‘캣맘’으로 살아온 박씨를 지켜본 이웃들은 그를 도우며 길 위 동물들을 호의적으로 대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미쳤다고 했죠. 밥을 왜 주냐, 고양이들 꼬이는 것 싫으니 주지말라고 했어요. 근데 얘들이 왔다갔다 하니까 집에 쥐도 안 들락거리고, 밭작물 파놓는 두더지도 없어지지 않겠어요. 그러면서 인식이 점점 바뀌더라고요. 한 번은 6년 넘게 돌본 고양이가 할머니를 공격하려던 뱀을 잡은 적이 있어요. 밥 주는 걸 싫어하던 분이었는데, 그 뒤로는 직접 챙겨주세요”


그가 들뜬 목소리로 고양이 무용담(?)을 전한다.


유기견 구조를 함께 하는 박씨는 가슴에 묻은 사연도 많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어미개, 지극정성으로 돌봤지만 결국 세상을 떠난 강아지…. 담담히 말을 잇던 그가 끝내 눈물을 보인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길 위 생명들이 많아요. 특히 겨울엔 물을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죽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길지 않은 삶이나마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어느새 밝아온 아침햇살이 고양이 등을 어루만지는 박씨를 환히 비춘다.


“어떤 스님이 그러시대요. 살면서 동물 한 두 마리 반려삼아 정성껏 돌봐주면 내 영생을 위해 좋다고요. 한세상 살고 때 되면 가는 게 인생이잖아요. 더불어 살며 보살피면 좋지 않을까요?”

 

* 출처: 충청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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