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와 자연의 섬 강화에서, 보물 밥상을 만나다!
- 7월 21일(목) 저녁 7시 40분 KBS1TV 방송
강화도는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을 피해 39년이나 도읍의 역할을 해낸 곳이다. 강화도 간척의 역사가 시작된 것도 바로 그때. 갑작스러운 천도로 인구가 급증하자, 그들을 먹여 살릴 쌀이 절실해졌다. 그렇게 수많은 이들의 땀으로 생겨난 강화도의 땅은, 그 고혈에 보답하듯 아직까지 연간 오만여 톤의 쌀을 쏟아내고 있다.
강화도 경지 면적의 40%를 차지하는 너른 논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섬쌀은 유난히 달고 차지다는데, 강화의 벌에 안겨 사는 이들과 함께 금은보화보다 귀한 강화의 먹거리를 만나본다.
[강화군 내가면] 강화의 초록바다를 항해하는 섬 쌀 농부
강화도 서북부의 경계, 창후리에서 황청리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길이의 제방 '만리장성 둑'에 오르면 검은 갯벌과 푸른 들판의 앙상블이 펼쳐진다. 개흙처럼 촉촉한 그 땅에서 강화의 미래를 꿈꾸는 젊은 농사꾼 한성희 씨.
집안 대대로 지어오던 농사를 친환경 농법으로 바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성희 씨는 황청리에서 동네 대들보로 통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농사와 관련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성희 씨가 기특하기만 하단다.
같은 마을에 사는 작은 할머니 윤영자 씨가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손주가 만든 쌀로 특별한 밥상을 준비한다. 쌀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가마솥이 필수다. 고추장이며 된장이며, 갖은 맛의 비법이 탄생하는 낡은 가마솥에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보석 같은 밥이 완성된다.
[강화군 강화읍] 쌀이 맛있으면 떡도 맛있다! 떡 6형제의 강화 사랑
강화산성 남문 아래, 남들보다 일찍 불을 켜는 가게가 있다. 이른 시간부터 장사 준비로 바쁜 떡집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세 사람은 형제지간이다. 30여 년 전 처음 떡집의 문을 연 것은 셋째 형 박금석 씨였다. 그리고 형님을 스승 삼아 떡의 길로 들어선 여섯째 순석 씨와 정년퇴직한 첫째 형 중석 씨가 합류해 '떡벤저스' 3형제가 탄생했다.
강화도에서도 고르고 고른 찹쌀이 흰 도화지가 되어 강화의 풍부한 산물을 품었다. 쌉쌀한 도토리 가루에 통들깨를 솔솔 뿌린 도토리통들깨가래떡과 사자발쑥 카스텔라로 고물을 만든 인절미와 찹쌀떡까지. 온종일 떡을 치대느라 고생한 형님들을 위해 순석 씨가 소싯적 실력을 발휘해보는데. 보양식도 강화도답게, 사자발쑥 잔뜩 넣은 삼계탕으로 지친 여름날의 피로를 말끔히 날려 보낸다.
[강화군 강화읍] 밴댕이 먹으러 강화로 오세요!
'밴댕이 소갈머리'라며 툭하면 남 욕하는 자리에 튀어나오는 밴댕이는 사실 왕에게 진상되던 명품 물고기였다. 조선시대에는 밴댕이를 바치는 관청까지 따로 있을 정도였다는데. 그러니 밴댕이가 어찌 억울하지 않겠는가?
밴댕이의 진가를 뒤늦게 알아챈 사람이 또 있었으니, 바로 인천에서 시집온 이미숙 씨다. 처음에야 양념 없이는 심심한 그 맛이 낯설었다는데, 이제는 고소하고 기름진 밴댕이 맛에 푹 빠져 식당까지 운영하고 있다.
강화도에서 밴댕이가 잡히는 시기는 5월에서 6월까지. 올해 마지막 강화 밴댕이를 실컷 즐기기 위해 미숙 씨가 풍성한 밴댕이 한 상을 차리는데. 밴댕이를 가장 고소하게 즐기는 방법은 숯불에 바삭하게 구워 한입에 베어먹는 것!
여름과 잘 어울리는 새콤한 맛의 밴댕이 회무침도 빠질 수 없다. 남편의 추억의 음식 밴댕이젓갈순무김치와 흰 쌀밥이 더해져 구수하고 정겨운 향수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