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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로봇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by 야호펫 202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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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여 년간 함께 생활했다면, 여러분은 로봇 강아지를 위해 '장례식'을 치뤄줄 것인가?

 

엘리펀트 로보틱스(Elephant Robotics)는 킥스타터를 통해 자사의 새로운 로봇 고양이 '마스캣(MarsCat)'에 대한 모금을 진행해, 펀딩 4일만에 목표한 금액의 두 배 이상을 모금했다고 한다. 

 

 

로봇 고양이 '마스캣(MarsCat)' [이미지 : 킥스타터]

 

로보틱스의 마스캣 출시 소식을 듣고, 다시금 '로봇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글에서는 마스캣 이전에 등장한 아이보의 이야기를 살펴본 후, 이 물음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로봇 강아지 아이보...

 

소니에서 생산했던 아이보는 1999년 시판된 이후 2006년에 생산과 판매가 중단되었다. 소니는 2018년 초 다시 아이보를 생산했는데, 발전한 인공지능과 자신들의 기계공업 분야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아이보를 선보였던 것이다. 

 

 

로봇 강아지 아이보의 합동 장례식

 

소니는 2006년 이후 12년간 아이보를 생산하지 않았는데, 이로인해 부품 공급이 중단되었고, 사람들은 아이보를 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아이보를 구매한 사람들은 어렵게 부품을 구해 아이보를 움직이게 했지만, 그마저 어렵게되자 사람들은 아이보를 위해 합동 장례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아이보와 함께 하던 사람들은 '수리'가 아닌 '치료'라는 말을 사용했고,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아이보를 위해 합동 장례식을 치뤄준 것이다. '아이보 합동 장례식' 동영상의 한 여자는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로봇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로봇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아이보의 출시, 생산 중단, 아이보 합동장례식... 그리고 로봇 고양이 마스캣의 등장... 인공지능의 로봇 강아지와 고양이... 이들은 과연 반려동물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로봇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이런 의미로 다가오는 존재는 누구인가? 아이보나 마스캣이 없는 여러분들 곁에는 아마 반려견이거나, 반려묘가 함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보살핀다. 반려동물은 때로는 말을 안듣고 말썽을 피우기도 하고, 혼자 집에 두면 분리불안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아프면 동물병원에 데려가고, 함께 여행도 가고, 애견카페도 가고, 독스포츠 애호가라면 함께 프리스비나 어질리티 같은 독스포츠를 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은 그렇게 함께 지내며 '반려'의 의미와 함께 '가족'의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아이보와 마스캣... 로봇 강아지, 고양이와는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이 제한될 것 같다. 여행이나 캠핑을 같이 갈 수는 있겠지만, 그밖에 동적인 활동은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왠만해선 말썽을 피우지 않고, 분리불안에 걸리지도 않을 것 같다. 아파서 동물병원에 갈 일도 없고, 마킹 때문에 기저귀를 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먹어선 안되는 음식을 먹고 아프지도 않을 것 같다.  

 

로봇 강아지 아이보, 로봇 고양이 마스캣... 반려동물의 의미가 우리에게 '가족'으로 다가오는 것 처럼, 이들이 그렇게 '가족'의 의미로는 다가오지는 못할 것 같다. 말 잘듣는 어떤 존재,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는 존재, 내 얘기를 들어주는 존재... 그건 그냥 집에 모셔둔... 내 소유물 중의 하나일 것 같다. 가족이 내 소유물이 아니듯... 

 

반려동물은 이제 '소유' 이상의 의미를 우리에게 부여하는 존재이기에, 아이보와 마스캣은 우리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오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아이보와 마스캣을 반려동물과 비교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어보인다. 하지만, 아이보 생산이 중단되었던 시기에, 아이보를 사랑하던 사람들이 보여줬던 '아이보 합동 장례식'은, 로봇 강아지를 단순히 소유의 개념으로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안겨준다. 

 

한번 생각해보자. 

 

10여 년간 매일,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만나는 로봇 강아지, 힘들었던 하루의 일들을 들어주는 강아지, 그리고 거기에 대꾸를 해주던 로봇 아이보! 움직이지 못하는 이 로봇을 위해 여러분은 장례식을 치뤄줄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이, 곧 '로봇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의 답이 될 것 같다. 글쎄... 아직 이런 일을 안 겪어봐서 그런지, 실감이 나지 않아서 그런지, 내 대답은 아직 '아니오'이다. 그건 아마, 지금 내 곁에 반려견이 있기때문이기도 하고, 집에 오면 따뜻하게 맞아줄 가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로봇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나와 10년을 지낸 로봇 강아지 장례식을 치뤄줄 것인가?...이 물음에 대한 여러분의 대답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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