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어새의 집단 번식지 발견! 유부도 갯벌의 생태적 가치 재조명
2021년 7월, 한국 서남해안 4개의 갯벌(신안, 보성ㆍ순천만, 고창, 유부도)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 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큰 갯벌.
'KBS 환경스페셜2'는 갯벌 3부작 중 3편 <생태 보물섬, 유부도>를 통해 검은머리물떼새, 넓적부리도요 등 100여 종 희귀 철새들의 생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저어새의 집단 번식지를 통해 갯벌의 생태적 포용성과 가치를 재조명해 본다.
철새들의 마지막 쉼터
유부도 갯벌에서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수십만 마리 철새가 날아오는 유부도 갯벌은 세계 주요 철새 이동 경로인 동아시아-대양주 이동 경로에서 중요한 철새 서식지로 꼽힌다.
새만금 사업을 포함한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인해 쉴 곳이 사라진 철새들에게 몇 남지 않은 중간 기착지이기 때문이다.
철새들의 마지막 쉼터라 불리는 유부도 갯벌. 철새들은 왜 유부도 갯벌을 찾아오는 것일까? 제작진은 유부도를 찾은 철새들의 군무와 여러 희귀 철새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도둑게의 우당탕탕 생존기
달빛이 내리는 유부도. 마을 곳곳에서 수상한 그림자들이 나타난다. 그 정체는 바로 도둑게. 민가에서 밥을 훔쳐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개에게 쫓기고 닭에게 쪼이며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던 도둑게의 삶에 할머니가 몰래 챙겨주던 밥은 다시 한번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태어나서 한 번, 품에 안은 유생을 털러 한 번. 생애 딱 두 번만 바다로 나가는 육지 게인 도둑게의 보기 힘든 유생 털이 장면까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공존과 공생의 현장, 갯벌
바닷물이 빠지면 숨겨져 있던 진짜 유부도의 모습이 드러난다.
섬의 스무 배가 넘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면 유부도 어민들은 동죽과 백합을 캔다. 갯벌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욕심내지 않고 먹고 살아갈 정도만 수확하며 갯벌이 다치지 않게 맨손 작업을 고집한다.
사람들 사이사이 철새들이 날아들어 남겨진 동죽이나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는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 모두 갯벌이 생명을 품어내는 강인한 생명력과 포용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유부도 갯벌이 새들 밥상이야,
새들도 편안히 밥을 먹어야 하니까 우리가 가까이 안 가고
멀리 떨어져 거리를 둔다고."
박찬성 유부도 주민 인터뷰 中
새들의 고향, 유부도
풍부한 먹이,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갯벌. 유부도 갯벌은 지금도 수많은 새 생명이 태어나며 수많은 철새의 고향이자 낙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검은머리물떼새의 약 50%가 유부도를 찾아와 겨울을 보내며 그중 일부는 유부도에 남아 산란을 하며 대를 이어 나간다. 뿐만 아니라 유부도 갯벌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저어새 집단 번식지가 새로 발견돼 제작진은 이들 저어새의 산란과 육추, 이소 등 자연의 생애주기를 관찰하며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었다.
철새들의 기착지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유부도 갯벌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바라보는 시간. 새롭게 돌아오는 KBS 환경스페셜2 <생태 보물섬, 유부도>는 12월 17일 밤 10시 25분 KBS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