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견을 이해하는데 기초가 되는 서적
우리 집은 푸들 쫑이와 말티즈 알파가 같이 살고 있는데, 이 녀석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푸들은 쾌활한 성격에 산책을 나가면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가는데, 말티즈는 차분하고, 산책하면 언제나 내 옆에서 따라온다.
동물칼럼니스트 김소희씨의 책 ‘모든 개는 다르다’를 읽었다. 2010년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니 벌써 8년전에 나온 책이다.
제목만 들었을 때, ‘그래 모든 개가 다른 건 맞는데, 어떻게 이 책을 풀어나갔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의 부제 ‘시간 속에 숨은 51가지 개 이야기’에도 담겨있듯이, 작가는 시간 속에 담긴 견종별 기원과 특징을 설명하며, 이 책을 써내려가고 있다.
견종(품종)
책에는 51가지 서로 다른 견종들이 나오는데, 하나 하나 견종별 이야기를 읽으면서, 견종에 대한 재미 뿐 아니라, '이 책은 각 견종에 대한 교과서 역할을 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다'라는 생각도 해봤다.
실제로 각 견종을 많이 보지 못한 사람은 견종이 떠오르지 않아 생생함이 덜할지 모르겠지만, 유튜브나 이미지 등을 본 후 이 책을 읽으면 이해가 더 빠를 것 같다.
책에는 흔히 알려져 있는 견종들이 소개되어 있어, 개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만나봤을 법한 개들이 대부분이다.
도그쇼와 견종 그룹
도그쇼에 몇 번 가봤는데, 현장에서 나눠준 소개 책자를 봤지만, 그룹별로 어떤 개가 왜 그 그룹에 속해있는지 잘 이해가 안되었다. 견종 그룹도 AKC의 분류와 UAKC의 분류가 틀리다 보니, 그냥 비슷한 견종끼리 그룹으로 묶었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도그쇼 그룹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다. 어렵게 외울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책에 소개된 7개 그룹은 다음과 같다.
- 하운드 그룹 : 시각 또는 후각을 이용해 포유동물을 쫓는 개
- 워킹 그룹 : 건강한 체구와 강한 체력을 가진 ‘일’하는 개
- 스포팅 그룹 : 새 사냥을 돕는 개
- 테리어 그룹 : 땅속에 사는 작은 동물을 잡는 호전적인 개
- 토이 그룹 : 장난감처럼 작고 귀여운 개
- 넌스포팅 그룹 : 딱히 다른 그룹에 포함되지 않는 개
- 허딩 그룹 : 가축이 흩어지지 않게 몰고 다니는 개
이렇게 7개 그룹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막상 그룹 이름과 설명만 듣고는 각 그룹에 속한 개들이 어떤 견종들일지 떠오르지 않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각 그룹과 그룹에 속한 개들, 그리고 그 개들의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보호자로서 알아야 할 점
이 책에서 각 견종별 기원이나 특징만 설명했다면, 단순히 강아지 백과사전에 그쳤을 것이지만, 거기에 더해 반려인들이 알아야 할 각 견종별 특징들이 자세히 실려있어 독자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사냥 본능이 남아있는 개를 집에만 가둬두고 키우는 견주의 모습과, 입양 과정에서 이런 반려견의 특징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입양하는 것이 오늘날의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만남은 결국 유기견이라는 씁슬한 결말을 만들고 있다.
개를 입양하기에 앞서 그 개가 활동적인 개인지, 차분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개인지 알 필요가 있고, 털 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애교가 많은 개인지, 아파트에서 키우기에 적합한 개인지… 미리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사냥을 좋아하는 개라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넓은 정원이나 시골이 생활하기에 적합할 것이다.
이렇게 개의 기원과 특징을 미리 확인하여 키우기에 적합한 견종을 선택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런 특징들을 알지 못한 채 강아지를 입양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은 반려견의 문제행동에 원인을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다.
앞서 양평의 숨은 대가분을 만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이분 역시 행동교정시 개를 품종별로 나누어 관찰하고, 그 해법을 찾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분 역시 강아지 견종에 따라, 교정할 행동의 원인을 찾으시는 것 같다.
모든 개는 다르다
이 책을 읽고 우리집 반려견 쫑이와 알파의 얼굴을 한번씩 살펴본다.
이 책은 푸들과 말티즈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푸들 : 처칠이 사랑했던 개, 말티즈 : 120억 원 유산을 물려받다.’
역사 속 반려견을 사랑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도 책에 실려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 시간과 공간은 다르지만 반려견에 대한 사랑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책에 나온 사람들을 좀더 이해하게 되는 느낌을 받았다.
학과 수업으로 ‘문화간 커뮤니이션’이란 과목을 배운 기억이 난다.
수업 내용을 되짚어보면, 문화간 의사표현 방식이 달라, 내가 한 하나의 행동이 외국인에게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렇게 서로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자 핵심이라는 내용이었다.
하물며 사람간에도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사람과 동물간에는 그 노력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 ‘모든 개는 다르다’를 개인적으로 ‘개를 이해하는 기초 서적’,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그렇기에 앞서 읽은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와 이 책 ‘모든 개는 다르다’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느 책을 먼저 읽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입양 전이라면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한다. 입양하려는 개의 특징을 먼저 알고 올바른 입양을 결정한다면, 그것이 가장 기본이 되는 동물사랑의 시작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개는 유전적으로 그 개가 지니고 있는 유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개들이 우리 환경속에 들어와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개도 모두다 다르다.
자신의 반려견을 이해하고,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게 하는 책, ‘모든 개는 다르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