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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새들과 함께 한 30년의 여정, KBS 환경스페셜 '새들이 내게 말하기를'

  • 1월 6일 (목) 저녁 8시 30분 KBS 2TV, KBS 환경스페셜 '새들이 내게 말하기를'

 

30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새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온 윤순영 씨

 

새들과 함께 한 윤순영 씨의 30년의 여정

 

그는 오늘도 카메라를 챙겨 집을 나선다. 30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해 온 일이다. 집에서 가까운 김포 들녘에서부터 오대산 깊숙한 곳까지. 그가 이렇듯 발품을 파는 이유는 사라져 가는 이 땅의 수많은 새들을 한 마리라도 더 카메라를 통해 기록해 두기 위함이다.

 

있으나 관심을 갖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보이되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진다는 것이 그의 신념. 그 신념을 통해 그는 이미 멸종위기종이 돼버린 긴점박이올빼미, 참수리, 흰꼬리수리 등 맹금류를 비롯하여 재두루미와 같은 귀한 새들의 은밀한 삶을 담아낼 수 있었다.

 

이처럼 카메라를 통해 새들의 세상과 마주하고, 새들을 이해함으로써 이 땅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고자 노력해 온 사람. 이번 주 KBS<환경스페셜> '새들이 내게 말하기를'은 사람의 시각이 아닌 새들의 시각에서 우리가 환경의 가치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팔당 하늘의 제왕, 맹금을 기록하다

 

100미터 상공에서 시속 130킬로미터로 미사일처럼 내리꽂는 의문의 물체. 이 의문의 물체를 윤순영씨의 카메라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그의 앵글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이 녀석이 맹금류며, 물고기를 사냥하고, 물에 젖어도 금방 물기가 제거된다는 것이다. 바로 <물수리>였던 것이다.

 

이처럼 윤순영씨의 카메라에 의한 기록은 단지 아름다운 순간의 포착에 그치지 않는다. 순간순간의 생태적 특징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증거로 남긴다는 가치를 갖는다. 결국 그는 물수리가 낚아챈 물고기를 물고 갈 때조차 바람의 저항을 피하기 위해 머리를 앞으로 돌린다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이밖에도 윤순영씨가 지금까지 기록해온 맹금류는 흰꼬리수리를 비롯하여 참수리 등 다양하다. 그런데 윤순영 씨는 최근들어 이런 맹금류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먹잇감이 부족한 때문인 것이다. 결국 맹금류가 많다는 건 그만큼 먹잇감이 많고 먹잇감이 많다는 건 우리의 자연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우리의 자연환경은 지금 새들의 삶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 것일까.

 

 

새들의 은밀한 사냥법

 

한강하류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손꼽힌다. 북녘과 가까워 사람들의 접근이 차단돼 있고,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까닭에 갯벌과 먹잇감이 풍부한 까닭이다. 이런 한강과 가까운 김포 일대는 예로부터 수많은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했다.

 

매년 수천 킬로미터에서 길게는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와 새끼를 번식하고 영양분을 보충하기도 하는 생명의 정거장.

 

겨울이면 2만 킬로미터의 장거리여행을 통해 김포에 찾아오는 비둘기조롱이는 작지만 대표적인 사냥꾼이다. 녀석의 먹잇감은 가을철 들녘에 살고 있는 잠자리. 맹금류지만 드물게 집단생활을 하는 비둘기조롱이의 잠자리 사냥이 윤순영 씨의 순간포착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황조롱이의 사냥장면도 쉽게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다. 녀석은 정지비행을 통해 먹잇감을 고른 다음 화살처럼 지상에 몸을 던져 들쥐를 낚아챈다.

 

이처럼 예전엔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이지만 이제 드물게 남아있는 다양한 맹금류의 사냥. 윤순영 씨의 카메라엔 또 다른 어떤 맹금류의 귀한 장면이 담겨있을까.

 

 

새들의 고향을 지켜내겠다는 ‘약속’

 

윤순영씨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지난 30년 동안 늘 봐왔던 재두루미의 모습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전 재두루미를 통해 새에 대한 관심을 가졌기에 어느 새보다 애정이 깊은 재두루미. 이런 애정 때문에 그는 일찍이 러시아 힝간스키를 방문하기도 했다. 재두루미의 산란과 성장의 모습 등 더 많을 것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에 남아있는 재두루미의 수는 어림잡아 2-3천 마리.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만 해도 매년 2-3천 마리가 날아들었지만 2003년에는 120마리, 그리고 작년에는 32마리 밖에 찾아오지 않을 정도로 급감했다.

 

역시 이유는 간단하다. 귀소본능이 강한 재두루미가 먼 길을 되돌아왔지만 하늘에서 내릴 마땅한 장소가 사라져버린 때문이다. 김포의 홍도평야는 점차 개발로 사라지고 있으며 부천과 인천 경계에 있는 대장동평야 역시 개발계획이 발표됐다.

 

사람들은 더러 '그깟 새 몇 마리가 뭔 대수냐'고 말한다. 새 때문에 개발을 망설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이 땅은 오래전부터 인간만의 땅이 아닌 수많은 생명들의 땅이었다는 것이 윤순영 씨의 주장. 때문에 순영 씨는 요즘도 얼마 남지 않는 들녘을 찾아 먹잇감을 뿌리고 또 뿌린다. 한 마리의 큰기러기, 두루미라도 더 오게 하려는 간절한 희망 때문이다.

 

과연 그의 바람대로 올해도, 내년에도 재두루미 가족이 무사히 이곳을 찾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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