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과 신세계백화점 건너편에 한옥으로 된 애견동반카페 '집에서카페(대표 박완준)'가 있다. 의정부 도심에 한옥 카페가 있다는 점이 의아해 카페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카페 앞에 도착하니, 있다... 도심의 스카이라인 사이로 아름다운 곡선미를 뽐내고 있는 한옥 한 채가 있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한옥의 모습이 반갑기 그지없다.
열려 있는 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안쪽에서도 한옥의 멋스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집에서카페는 애견동반이 가능한 카페다. 실내도 입장이 가능하지만 대신 실내에서는 보호자가 반려견을 안고 있어야 한다. 실외는 마루가 두 개 놓여있는데, 이곳이 바로 반려견과 함께 와 다과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맑은 날 그늘이 되어주었을 파라솔... 비오는 날 보는 파라솔도 나름 운치가 있다. 하늘색 줄무늬의 파라솔이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음료를 주문한다. 실내는 친구와 함께 온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완준 대표는 "이곳은 저희 친척분이 실제로 머물던 집이었습니다"라며 "건물을 리모델딩한 후 5년 전부터 이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박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불현듯 어제 TV에서 봤던 EBS의 <건축탐구 - 집> '시골집에서 살아볼까'편이 생각났다. 그 프로그램에는 고향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한 두 가구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두 가구 모두 한옥을 새롭게 변화시켜 전원 생활을 하는 분들이었다.
그래서 박 대표의 말을 들으며, 'TV에 나온 곳, 충남 예산과 전남 보성에만 그런 분들이 계신게 아니구나, 의정부에도 이런 분들이 계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주문한 메뉴가 나왔는데, 토핑 얹은 '백과향'이라는 음료와 함께 인절미가 서비스로 나왔다. 음료와 함께 나온 인절미... 집에서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이라 하겠다.
음료를 마시며 책꽂이에서 책을 한 권 꺼내 본다. 책 제목은 김기찬 사진집 '골목안 풍경ㆍⅣ'로 1972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의 풍경이 담긴 책이었다.
책에는 동네가 재개발되기 이전부터 이후까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전ㆍ후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짧게는 2~3년에서부터 길게는 20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촬영한 사진들이었다.
한 사람을, 한 가족을 같은 장소, 다른 시간에 촬영한 사진... 시간의 간격과 여운이 두 장의 사진 속에 함축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다 보고 책장에 꽂는데, 책장에 붙어 있는 메모지뿐 아니라 그 너머로도 수많은 메모지가 보인다.
책장 너머의 공간이 궁금해 책장 뒤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는 지난 5년간 이곳을 찾았던 손님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메모지들이 있었다.
음료도 마시고, 책도 보고, 손님들이 남기고간 메모도 살펴봤다. 집으로 돌아가려 일어서는데, 집에서카페의 마스코트 달숑이를 만난다.
"이름이 '달숑'이에요. 박달숑"
박 대표의 반려견 달숑이는 4살된 비숑프리제다. 달숑이 시선은 박 대표를 따라 움직였는데, 그 모습은 마치 누가봐도 박대표가 달숑이의 보호자라는 걸 말해주는 듯 하다.
집에서카페는 카페 뿐 아니라 떡방앗간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박 대표는 택배로 전국에 떡을 배송한다고 무척 바빴다. 그리고 그런 박 대표의 움직임을 달숑이 역시 한시도 놓치지 않고 주시하고 있었다.
의정부 한옥 카페, 애견동반카페, 떡방앗간 '집에서카페!'
도심의 콘크리트 환경 속에서 곡선의 미를 느낄 수 있었고, 맛있는 음료와 인절미를 맛봤다. 하나 둘 쌓여가는 손님들의 진행형 메모가 인상적이었고, 보호자와 사이가 너무 좋은 달숑이의 모습도 반가웠다.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라는 말 대신 '비오는 수요일엔 집에서카페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옥, 떡, 애견동반, 그리고 달숑이'... 집에서카페는 반려견과 함께 방문해 한옥의 멋과 맛있는 떡을 맛볼 수 있는 애견동반이 가능한 의정부 이색 카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