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인과 반려인을 구분하여 공간 운영, 애견펜션 개념에 가깝게 국립자연휴양림 운영 중
곳곳에 소나기가 내렸던 지난 일요일, 양평에 있는 산음국립자연휴양림을 방문했다.(2019년 7월)
산림청은 그동안 전국 40개 국립자연휴양림의 반려동물 동반 금지에 대해 불편하다는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2018년 5월 1일 “국립자연휴양림의 설치운영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일부 자연휴양림에 반려동물 동반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규정의 개정으로 2019년 8월 31일까지 시범 운영되는 곳은 산음국립자연휴양림(경기 양평)과 검마산국립자연휴양림(경북 영양)으로 산음휴양림은 일반휴양객과 반려동물 동반 휴양객의 이용공간이 분리 운영되고, 검마산 휴양림은 숙박시설과 야영시설 등 전체를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으며, 올해 안으로 추가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반휴양객과 반려동물 동반 휴양객의 이용공간이 분리 운영된다는 것... 이 정보를 미리 알고 휴양림에 방문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자동차로 이동하다보니, 갈림길에 있는 표지판을 보고 '국립산음자연휴양림(1Km)' 방향으로 운전을 한다. 커다란 글씨 옆에 반려견 놀이터로 가는 방향이 표시되어 있는데, 초행길인 방문객은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르막길을 1Km정도 가니 휴양림 매표소가 보인다. 반려견과 갈 수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온길로 내려가 반려견 놀이터로 가라고 알려준다.
국립휴양림이라 입장료와 주차비를 내야했는데, 주차비는 3,000원이고, 입장료는 개인당 1,000원이다. 매표소에서 주차비와 입장료를 계산한 후,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와 이정표가 가리키는 반려견 놀이터로 향한다. 물론 반려견 놀이터쪽에도 매표소가 있다고 한다... 이런 정보를 미리 알면 초행길에 헤매지 않을 것 같다.
차를 타고 이동하니 반려견 놀이터가 보인다. 숲속에 펜션과 같은 쉼터가 있고, 그 아래에 반려견 놀이터가 있는데, 펜션을 찾은 손님들이 반려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려고 생각했을 때, '산길을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며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겠지?'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와보니 그런 모습보다는 숲속에 펜션이 있고, 별도로 반려견 놀이터가 준비된 휴양림의 모습을 만난다.
예전에 대전에 있는 계족산을 산책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때문일까? 반려견과 함께 흙으로 된 산책길을 맨발로 걷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그런 모습보다는 시골 산속에 있는 펜션과 넓은 놀이터의 모습을 이곳에서 본다. 이 정도 규모의 놀이터는 서울 보라매공원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와 비슷할 것 같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국립자연휴양림... 글쎄 이렇게 일반인과 반려인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을 구분해서 운영한다는 것이 그리 보기 좋지만은 않다.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숲속으로 난 산책길이 아니라면, 굳이 먼 길 찾아와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하는 것 보다는 동네 인근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낫겟다는 생각도 든다.
숲속 펜션이나 쉼터에 반려견 놀이터를 운영토록 한다는 것, 이것은 반쪽짜리 정책인 것 같다. 숲속으로 난 산책길을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반려견 동반 가능한 국립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정책이고, 많은 반려인들이 기대하는 국립자연휴양림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