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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펫팸족을 위한 소소한 비즈니스 이야기(6)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전세계 최고의 400대 부자들에게 물었다. “이렇게 큰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엄청난 투자의 비밀을 들을 줄 알았지만, 정작 75% 부자들이 들려준 대답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빚을 완전히 없애고, 계속해서 빚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빚’은 한 때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부의 추월차선으로 통했었다. 빚을 잘 활용하면 종잣돈 없이 투자에 뛰어들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빠르게 부자가 될 수도 있었다. 한 때는 <갭투자>가 유행했었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금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방식이다. 신용도가 높으면 은행에서 저리로 높은 비율의 돈을 빌려서 상가나 오피스텔 등에 투자해서 투자이익을 보는 방법이다. 나도 한 때는 은행에서 90%의 대출을 받아서 오피스텔을 구입하고, 그곳에 KT를 입주시켜서 월세와 은행이자를 주고 난 차액으로 어머니의 요양비를 감당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사업도 끝났다.

 

 

우리는 신용카드를 쓰면서 '무이자 할부'라는 마약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우리는 늘 빚으로 집을 사고 차를 산다. 늘 신용카드를 쓰면서 <무이자 할부>라는 마약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신용카드가 없으면 살 수가 없는 세상이다. 하물며 스타벅스에서는 카드외에는 현금도 안 받는다. (사실, 나는 이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늘 <무이자 할부>는 고객을 유혹한다. 언젠가부터 현금은 돈에 잘 안 보인다. 카드를 쓸 때는 한도초과 전까지는 얼마가 남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감으로 살아간다. 이정도 남아 있겠지. 하지만, 생각보다 돈은 빨리 빠져 나간다. 결국 그러다보면 월급날이 며칠 지나 우리의 통장은 늘 비어있게 되어있다. 신용사회에서 신용을 빙자해서 전 국민을 빚쟁이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백만장자였다가 빚으로 인해 파산한 미국 최고의 금융전문가 데이브 램지는 이렇게 말했다. “빚은 은행을 배불리는 수단이다. 언제까지 금융회사의 거짓말에 속아 삶을 착취당할 것인가?” 2008년 리먼 사태로 야기된 미국의 경제 위기 당시 파산한 기업과 개인은 모두 과도한 빚을 빌린 사람들과 기업이었다. 빚에는 언제나 늘 리스크가 따른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의 투자라도 리스크는 언젠가는 수익율을 잡아 먹는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내 돈이 절대 흔들리지 않으려면 일단 빚부터 갚아야 한다. 

 

 

들어올 돈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돈으로 쓸 계획을 잡아야 한다

 

다행히 나는 지금 신용카드가 없다. 가끔 집사람의 카드를 빌려서 쓰고 있다. 내 신용으로는 체크카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늘 체크카드의 잔액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로 현금을 써야 한다. 그것이 나의 돈에 대한 관리의 시작이 되었다. 있는 것을 아껴 써야 한다. 들어올 돈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돈으로 쓸 계획을 잡아야 한다. 나는 이것을 망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너무 늦게 안 것이다. 내게 26억의 빚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나마 지금은 다행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모든 채무에 대해 면책을 받고 이자도 안 나가는 상황이니 다시 한번 해 볼만 하다.

 

내가 2018년 4월에 파산 재판을 시작할 당시, 내가 가진 총 채무는 26억원이었다. 총 46억의 빚에서 회사 거래를 통한 기업간의 채무를 다 변제하고 남은 빚이 26억이었다. 그런데, 그 26억원의 빚이 모두 은행권과 정부의 정책금융이었다. 사실, 은행은 손해를 본 장사가 아니었다. 내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정부기관에서 80%이상의 <지급보증>을 해 주었고, 은행은 다달이 7.8%나 되는 고율의 이자를 10년이 넘게 챙겼으니 은행은 가져갈만큼 다 가져갔다. 내가 2017년 8월에 회생재판을 시작하였을 때, 제일 먼저 내 채권과 담보로 잡힌 아파트를 제2금융권으로 팔아버린 것이 국책은행이라는 기업은행이었다. 결국 남은 빚은 다 정부에게 진 빚이었다. 나는 그 빚을 파산과 면책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100% 탕감 받았지만, 다시 재기해서 그 빚을 갚으려 노력하고 있다.

 

 

가급적 '투자'를 받아야 한다

 

해마다 2월에서 3월 사이에 정부에서 약 2조가 넘는 정부 예산을 풀어서, 소상공인, 벤처, 중소기업, 재창업자들에게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이 때, 수많은 업체가 이 자금을 쓰기 위해서 전국의 모든 사업설명회를 쫓아가서 설명을 듣고 한 푼이라도 더 자금을 당기기 위한 방법을 강구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이 자금은 다 <저리대출>이고 <저리융자>이다. 결국엔 <빚>이라는 거다. 빚을 빌릴때는 연 2~3%의 저리로 빌려주니, 사업을 잘하면 무리없이 갚을 것 같다는 생각에 덥석 덥석 문다. 그런데,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늘 모자르는 것이 돈이다. 회사가 안돼도 필요한게 돈이고, 잘되도 필요한게 돈이다. 결국 빚의 노예가 된다. 그래서 가급적 <투자>를 받아야 한다.

 

내 회사의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고, 그 평가 하에 투자유치를 해서 빚이 아닌 투자금으로 회사를 시작하고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매출도 생기고 회사에 내부축척금이 생기면, 그 때는 대출을 받아도 된다. 회사에서 감당할만한 대출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내 월급안에서 들어올 돈이 아니라, 있는 잔고내에서 앞으로의 한 달을 살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대출도 빚이고, 융자도 빚이다. 투자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절대, 빚내서 사업하지마라!

(주)피엘씨, 정석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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