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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 기획전 '그림X책: 블루 허밍' 30일까지 진행

by 야호펫 2021.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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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X책: 블루 허밍' 전시 전경(@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에서 2021 꿈자람기획전 '그림X책: 블루 허밍 Blue Humming'이 열리고 있다.

 

전시 안내

전시명: 2021 꿈자람기획전 '그림X책: 블루 허밍 Blue Humming'
전시 기간: 2021. 10. 26. - 12. 30.
참여 작가: 권정민, 소윤경, 이지은
전시 디자인: 염철호
관람: 10:00-18:00 (무료입장)
휴관: 매주 일/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장소: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서울 성북구 화랑로18자길 13)
담당: 김소원 학예연구사

 

지자체 최초의 공립 성북어린이미술관인 꿈자람(성북구립미술관 분관)은 어린이는 물론 다양한 대상층이 공감할 수 있는 시의성 있는 주제와 전시ㆍ프로그램을 통해 모두의 미술관으로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림책이 어린 시절에만 읽는 쉬운 책이라는 편견과 달리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블루 허밍' 전은 더욱 의미 있는 시도다.

 

전시에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시선, 날카로운 관찰과 통찰, 아름다운 그림체로 어린이는 물론 다양한 독자 팬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권정민, 소윤경, 이지은 작가의 책들이 소개된다. 전시를 기획한 김소원 학예사는 "훌륭한 그림책들이 주변에 넘쳐나고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거나 혹은 편향된 입장에서만 관계 맺는 대상들을 흥미로운 전개와 형식으로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들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호텔 파라다이스

 

'의문문의 쓸모'를 피력하며 그림책의 경계를 확장하는 독보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의 소윤경 작가(2014, 2016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의 '레스토랑 Sal', '호텔 파라다이스'는 멋진 그림, 충만한 볼거리, 육식문화와 관광산업의 어두운 이면에 관한 뜨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미술관 공간과 만나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재해석돼 기존 독자들과 관람자들을 맞이한다.

 

'이파라파냐무냐무'(2021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 수상)로 유명한 이지은 작가의 따뜻한 가족애가 담긴 초기작 '종이 아빠', '할머니 엄마'는 아코디언 형태의 나무 구조물 앞뒷면에 나란히 구성됐다. 여기에 하루아침에 종이가 된 아빠의 몸을 종이와 색연필, 패브릭과 끈 등 다양한 재료로 직접 꾸며보는 코너, 그리고 무한한 사랑을 주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가족과의 추억을 일기에 담아보는 코너가 마련됐으며, 관람객들은 언제 방문하든 직접 참여하며 두 작품 세계 속으로 빠져보게 된다.

 

 

전시회 풍경

 

상상력 충만한 그림책 분야 안에서도 독특한 시선과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는 권정민 작가의 최신작 '엄마 도감'(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과 함께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가 전시장으로 들어왔다.

 

전시장에 들어 온 작품들은 책 속에 담긴 이야기를 밖으로 끌어내며 확장된다. 아기의 시선으로 엄마를 관찰하는 역발상이 돋보이는 '엄마 도감'의 경우, 도감 형식으로 된 세부 주제가 움직이는 장면들로 연출돼 모니터에 담기고, 작가가 제공해준 육아일지, 손 모형, 즐겨 읽던 책들이 '엄마의 책상' 코너에 모이고, 육안으로 잘 읽히지 않는 작은 크기의 추천 문장들이 돋보기와 함께 배열돼 창의적이고 밀도 있는 공간으로 완성됐다.

 

이처럼 '블루 허밍'은 대다수 그림책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원화 감상이나 출력물 위주의 구성 방식을 탈피, 3차원의 예술 공간에서 풍부하게 체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끌어내어 역동적이고 체험적인 전시가 되도록 했다. 그러한 덕에 관람객들은 작품을 천천히 곱씹고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리고 그림책을 앉아 읽고 그렇게 평균 1시간 정도를 머물다 간다.

 

어리다 해도 이미 깨우쳐 아는 것들, 나이가 들어도 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모두가 즐기는 그림책, 모두가 즐기는 미술관의 존재와 가치는 바로 이런 점에서 가능할 것이다.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도록 하는 힘,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보게 만드는 힘은 예술의 힘이다. 세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의 언어로 해석해 보는 시도는 바로 이러한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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