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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류가헌에서 열리는 '봄날의책' 특별전 '12월의 선물'

  • 책과 그림, 사진이 함께 하는, ‘선물’ 같은 전시
  • ‘봄날의책’ 특별전, 12월 14일부터 26일까지

 

12월의 선물, 봄날의책

 

봄날의책 특별전 '12월의 선물'

 

눈이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춤추며 내리는 눈송이에 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

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

내가 눈을 맞을 것인가

 

울라브 하우게의 시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의 일부다. 노르웨이의 정원사이자 시인인 하우게의 시, 그 속에 담긴 눈과 바람, 비와 숲을 눈송이처럼 희고 가볍고 작은 장정의 책으로 만들어 소개한 출판사는 '봄날의책'이다.

 

이 책을 비롯해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봄날의책이 출간한 책들이 모두 '선물' 같은 책이라는 게 봄날의책을 아끼는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저 먼 북구의 시를 비롯해 영미작가산문선 <천천히, 스미는>에 이르기까지 그 글들이 기존에 받아보지 못한 선물이라면, '가벼운 무게, 부드럽고 따스한 질감, 고요한 디자인, 사랑스러운 크기' 등 책의 만듦새 역시 손으로 정성껏 포장한 선물을 받아든 느낌을 주는 때문일 것이다.

 

"'문학'이라는 좌표를 찍고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발걸음에 대한 독자들의 응원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봄날의책 박지홍 대표는 말한다.

 

이번 전시 <12월의 선물, 봄날의책>은 그동안 봄날의책이 출간한 50종 가까운 책들을 중심으로, 안으로는 지나온 10년의 어제와 오늘을 톺아보고 밖으로는 전시 제목 그대로 관람객들에게 '12월의 선물'로 봄날의책 책들을 한 자리에 모둠해 선보이는 자리다.

 

노르웨이부터 일본, 독일, 미국까지 아우르는 세계시인선, 영국과 미국, 일본, 프랑스 산문들을 성실히 모은 세계산문선, 다소 낯선 포르투갈의 산문과 소설, 근현대와 현대 한국작가들의 산문을 채집한 한국산문선, 지금은 서점에 없는 절판도서들까지 만날 수 있다.

 

일본 산문가 우치다 햣켄의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등 여러 봄날의책 책들의 표지를 맡아온 화가 김효은의 그림과 점토 작품이 전시되며, 한국산문선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의 표지에 쓰인 사진가 노순택의 사진, 산문집 <섬> 속에 담긴 사진가 이한구의 사진 등이 함께 전시된다.

 

또 최근 출간된 한국산문선 <탱자>를 사이에 두고 엮은이와 독자가 만나는 '탱자의 밤', 2022년 봄 출간 예정 도서인 앤 카슨의 , 캐시 송의 <사진 신부> 역자와의 만남 시간이 이어진다. 서로 어울리는 책들끼리 세트로 묶인 <봄날의책 선물파우치>도 판매된다. 와서 전시를 보는 것만으로도 12월의 선물을 받아든 느낌이 들 것이다.


출판사 소개

 

봄날의책

 

'봄날의책'이라는 출판사 이름처럼, 아름답고 유려한 글들을 담은 책들을 내고자 합니다. 특히, 에세이와 시를 중심으로 한 '문학의 숲'을 차근차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또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이른바 주류언어권에 치우친 문학 출판에서 벗어나, (그들을 포함하되) 그동안 배제되고 소외된 언어권, 나라들의 문학작품에 좀 더 주목하려 합니다.

 

무릇 어느 나라, 어느 언어권이든, 스스로의 삶과 사상과 정서를 잘 담은 뛰어난 문학작품들은 차고 넘치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동서양을 포함하여, 중심과 변방을 가리지 않고, 시대와 인간을 대표하는 뜨겁고 빛나는 작품들을 차근차근 출간하고자 합니다.


전시 도서 목록

 

더보기

1. 저는 이곳에 있지 않을 거예요 / 앤 섹스턴

2. 탱자 / 박미경 엮음

3. 노래하는 복희 / 김복희

4. 세상의 끝 /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5. 가만히, 걷는다 / 신유진 엮음

6. 생의 실루엣 / 미야모토 테루

7.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 / 캐럴라인 줍

8. 그냥, 사람 / 홍은전

9. 어둠의 속도 / 뮤리얼 루카이저

10. G.H.에 따른 수난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11.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 우치다 햣켄

12.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 김영옥, 메이, 이지은, 전희경

13.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 김현

14. 아네모네 / 성동혁

15. 세상의 아내 / 캐롤 앤 더피

16. 달걀과 닭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17. 경계의 음악 / 에드워드 사이드

18. 나와 마주하는 시간 / 라이너 쿤체

19. 누가 시를 읽는가 / 프레드 사사키, 돈 셰어 엮음

20. 처음 가는 마을 / 이바라기 노리코

21. 읽거나 말거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22. 단 하나의 눈송이 / 사이토 마리코

23. 슬픈 인간 / 정수윤 엮음

24. 표절에 관하여 / 엘렌 모렐-앵다르

25. 아픈 몸을 살다 / 아서 프랭크

26. 시와 시평 / 시와시평 동인 엮음

27.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울라브 하우게

28. 섬 / 박미경

29. 천천히, 스미는 / 강경이 엮음

30. 대심문관의 비망록 /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31. 노란 들판의 꿈 / 홍은전

32. 아랍,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 팀 매킨토시-스미스

33. 경제학은 과학적일 것이라는 환상 / 질베르 리스트

34. 달몰이 / 조에 부스케

35. 밥은 묵고 가야제! / 류상진

36. 불안의 글 / 페르난두 페소아

37. 일인용 책 / 신해욱

38. 침묵을 위한 시간 / 패트릭 리 퍼머

39. 바람에 눕다 경계에 서다 고려인 / 한금선

40. 그리스의 끝, 마니 / 패트릭 리 퍼머

41. 불안의 서 / 페르난두 페소아

42. 북극을 꿈꾸다 / 배리 로페즈

43.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 박지홍, 이연희 엮음

44. 철학 이야기 / 윌 듀란트

45. 인간과 말 / 막스 피카르트

46.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 질베르 리스트 외


전시 서문

 

12월의 선물, '봄날의책'

 

10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벌써인지 이제인지 모르겠지만, 좌충우돌하면서도 어쨌든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독자들의 사랑을 오래 받아온 몇몇 스테디셀러의 덕일 수도 있고, '문학'이라는 좌표를 찍고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발걸음에 대한 독자들의 응원 덕일 수도 있겠지요. 어느 쪽이든,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미경 관장이 엮은 『탱자』 출간을 계기로, 봄날의책의 책들을 한번 모아보자, 하는 고마운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러잖아도 한번쯤 그러고 싶었습니다. 눈앞의 숫자 10이 의미로워서가 아니라, 어쩌면 지금이 옆도 한번, 뒤도 한번 돌아보기 좋은 때가 아닌가 싶어서요. 코로나 시절 탓에, 앞만 보고 책을 내온 관성에서 잠시 벗어나, 조금은 해찰하듯 천천히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싶었습니다.

 

10년 조금 못 되는 날들의 결과가 50권 좀 안 되는 목록이네요. 처음의 마음은, 그 두 배, 세 배의 책들을 꿈꾸었고, 가능하겠다 낙관했습니다. 호기롭게도요. 하지만 저희가 준비한 책들보다, 그 과정에서 맺어진 인연들이 넓고 깊어져 절로 책이 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책이 책을 부르고 화답하면서요.

 

그렇게 만들어진 '봄날의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류가헌'이라는 공간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근데, 과거와 현재에 머물러 있네요. 아, 거창하게 미래라고 적었지만, 몇 달 뒤에 나올 책들의 이름을 미리 불러본 것입니다.

 

 

류가헌 약도

 

전시회 제목이 '12월의 선물'이네요. 과연 출판사 봄날의책이, 이곳의 책들이 독자들에게 기꺼운 선물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선물'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담아본 것입니다. 성탄을 앞둔 지금이라면, 그 정도 욕심은 너그러이 용서될 듯해서요.

 

출간한 책 종수가 넉넉하지 않아, 저희 책 전체를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기엔 너무 소박했습니다. 하여, 비슷한 분위기의 책들,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전시장 여기저기에 놓아보았습니다. 가령, 노르웨이부터 일본, 독일, 미국까지 아우르는 세계시인선, 영국과 미국, 일본과 프랑스 산문들을 성실히 모은 세계산문선, 우리에게 다소 낯선 포르투갈의 산문과 소설, 근현대와 현대 한국작가들의 산문을 채집한 한국산문선, 그리고 지금은 서점에 없는 절판도서들에도 한자리를 내주고 싶었습니다. 추억과 아쉬움의 대상으로요. 2022년 독자들을 만날 앤 카슨의 『Nox』와 『Float』에도 자리를 주고 싶었습니다.

 

얼룩덜룩, 고르지 못한 색의 책들이지만, 모아놓고 보니 아주 괴상한 책, 못된 책은 얼마 없네, 하는 독자들의 덕담 한 마디 들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참 행복하겠습니다.

 

봄날의책 박지홍 대표


전시작 이미지

 

 

노순택, 한국산문선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_ 빗방울

 

이한구, 산문집 <섬> _ 연도

 

이한구, 산문집 <섬> _ 모도

 

김효은, 산문집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봄날의책 선물파우치

 

 

봄날의책, 섬과 탱자

 

1. 노시인이 들려주는 다정한 이야기

하우게,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라이너 쿤체, 나와 마주하는 시간

 

2. 이 계절, 삶의 최전선

홍은전, 그냥, 사람

옥희살롱,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3. 세계의 산문 세트

천천히, 스미는

슬픈 인간

가만히, 걷는다

 

4. 가장 강렬하고 낯선 소설

달걀과 닭

G.H.에 따른 수난

 

5. 세상을 떠난 대시인의 산문

불안의 서

읽거나 말거나

 

6. 용감한 언니들의 시집

세상의 아내

어둠의 속도

저는 이곳에 있지 않을 거예요

 

7. 한국 산문의 향연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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