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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문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논픽션 '고양이를 버리다'를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하루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그의 소설 '노르웨이 숲'이다. 20대 초반 필자는 하루키의 책 '노르웨이 숲'을 접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이 책은 적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20대 초반 필자에게 이런 파장을 준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 외에도 국내 작가 이문열과 그의 책 '젊은 날의 초상'과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이다. 시간이 흐르고 필자는 이 책들의 줄거리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젊은 날 이 책들이 던져준 강한 인상은 아직 무의식 속에 살아있다. 

 

얼마전 의정부음악도서관에서 우연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고양이를 버리다'를 만났다. '노르웨이 숲'의 강한 인상이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고 하니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루키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책 '고양이를 버리다'의 부제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이다. 

 

하루키의 기억을 지배하는 고양이에 대한 기억이 책 처음에 나온다. 그 기억은 '아버지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해변에 고양이를 버리고 왔는데, 집에 돌아오니 고양이가 먼저 집에 와 있었다'는 것이다. 

 

하루키는 '고양이를 버리다'의 부제처럼, 고양이와 아버지에 얽힌 기억을 시작으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하루키의 아버지... 하루키는 불가항력의 역사 속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묘사하고 있다. 필자 역시 그 당시 사람들의 운명에 공감한다. 

 

하지만... 글을 읽어 나가는 도중에... 너무나 가슴 아픈 부분을 만나고 나니... 그 인상이 오래도록 이 책의 이미지를 좌우하게 한다. 

이 시기에 중국 대륙에서는, 초년병이나 보충병을 살인 행위에 길들이기 위해 포로로 잡은 중국 병사를 죽이라고 명령하는 일이 흔했던 것 같다. 유시다 유타카가 쓴 <일본군 병사>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후지다 시케루는 1938년 말부터 1939년에 걸쳐 기병 제28연대장으로서, 연대 장교 전원에게 '병사를 전장에 적응케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살인이다. 즉 담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이에는 포로를 사용하면 된다. 4월에 초년병이 보충될 예정이니, 최대한 빨리 기회를 만들어 초년병을 전장에 적응케 하고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에는 총살보다 척살刺殺이 효과적이다' 하고 훈시했다고 회상했다.

저항하지 않는 포로를 살해하는 것은 당연히 국제법에 위반되는 비인도적인 행위지만, 당시 일본군에게는 아주 당연한 발상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일본군 전투 부대에는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다.
- '고양이를 버리다' 중에서

 

하루키는 전쟁의 참상을 말하고자 유시다 유타카의 <일본군 병사>를 인용했겠지만, 이 부분을 읽는 순간, 필자는 일본 제국주의의 씻을 수 없는 과거와 비윤리성을 떠올리게 된다.

 

'노르웨이 숲'을 통해 전해졌던 하루키가 전해주었던 문화적 충격을... 시간이 지난 지금 이 대목에서 다시 경험하게 된다.

 

필자에게 있어 이 책 '고양이를 버리다'는 하루키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아버지'가 주는 한 인물의 고뇌와 존재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보다, 일본 제국주의의 '비윤리성'을 머릿속에 더 크게 각인시켜 준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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