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목), KBS2TV 환경스페셜의 주제는 '들개'였다. 환경스페셜이 방송된 다음 날, 필자가 참석했던 한 모임에서 우연히 TV에 방송된 들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반려인은 아니지만, 어제 TV에서 들개에 대한 이야기를 보니까 마음이 짠했어요"라며, "들개도 사랑을 주니까 반려견이 되던걸요!"라고 모임에 참석한 분이 이야기를 했다.
버려진 개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회복...
<환경스페셜> '최후변론 들개'... '동물과의 공존'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했던 프로그램이다.
‘반려견’ 그 의미는 사람과 가족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개’
하지만 그 이름이 무색하게도 매년 10만 마리에 가까운 개들이 버려지고 있다. 정당화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버려지는 개들. 주인이 지어준 자신의 본래 이름을 잃어버린 채 ‘유기견’, ‘떠돌이 개’, 그리고 ‘들개’로 불리며 살아가는 개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되물어본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버려진 그곳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개들의 험난한 생활. 과연 그 끝엔 무엇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삶은 무엇인지 개의 시선을 통해 그 답을 모색하고자 한다.
사람이 떠난 자리엔 개들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곳곳엔 재개발사업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이 떠난 재개발 지역과 그로 인해 폐허가 된 지역. 그곳엔 아무도 책임지는 이 없이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며 살아가는 개들이 있다.
주인 없는 집에 묶여있는 개들. 굳게 맨 목줄은 떠나버린 주인과 반려견의 질긴 인연의 끈인 것만 같다. 하지만 배고픔이란 본능에 의해 결국 그 끈은 끊어지고 개들은 넓은 들판에서 야생화된다.
주인을 향한 오랜 기다림 끝에 선택한 곳. 야생은 버려진 개들에게 불가피한 곳이었다.
생존. 그 처절한 몸부림
버려진 개들은 생존을 위해 야생에 적응해야 한다. 개들의 조상이 늑대라고 알려졌듯 야생에 살아가게 된 개들은 잠재돼 있던 야생본능이 되살아난다.
반려견이나 야생동물, 유해조수로도 인정되지 않아 어디에서도 보호되거나 연구되지 못한 들개. 환경스페셜 제작진이 직접 4개월에 걸쳐 군산과 대부도 들개들의 생태를 추적‧관찰해보았다.
오랜 잠복 끝에 발견한 것은 들개들의 본성이 드러난 사냥법. 그리고 그들이 무리를 짓고 야생 포유류를 사냥하는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 사냥, 그것은 생존을 향한 들개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아닐까.
현재 들개의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 일 년에 두 번씩, 한 번에 4마리에서 6마리의 새끼를 낳는 개들은 빠른 속도로 그 수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버림받음 그리고 회복
들개도 반려견과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들개와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동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사랑으로 유기견 구조와 입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두명진씨. 그는 작년 10월 밭에서 자고 있던 들개 ‘봉구’를 구조하고 매일 보호소를 찾아가 봉구를 관찰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봉구. 그 개와 친해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과감히 입양을 결심한다. 그는 누구보다 들개로 살았던 봉구와 가까워지는 게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두명진씨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봉구에게 따뜻한 세상도 있음을 보여주려 오늘도 계속 노력 중이다.
가족이라고 하던 반려견이 너무나 쉽게 버려지는 현실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 이것의 근본적인 문제를 끊을 수 있는 대책은 과연 무엇일까. 유기견도, 떠돌이 개도, 들개도 아닌 그저 개일 뿐이라는 들개의 최후변론. 이제 우리가 그 소리에 답해야 하지 않을까.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