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한국애견협회(KKC) 소비자 상담 실장 박춘만
인류의 염기서열 그리고 늑대, 애견의 염기서열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아는가? 현대인들의 염기서열은 99.9% 유사하다고 한다. 단 0.1%의 차이로 피부색, 눈동자의 색이 달라지고, 머리카락의 속성이 직모나 곱슬머리처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애견은 늑대와 극도로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DNA 핵 염기서열이 단지 0.04%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늑대와는 외형과 행동의 일부만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으로는 육식동물인 늑대가 가진 모든 내장기관이나 섭식능력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애견을 생물학적으로 엄밀하게 분류하면 식육목(carnivora), 개과(canidae), 개속(canis), 회색늑대종(carnis lupus)의 아종(carnis lupus familiaris)으로 분류된다. 즉, 초식동물이나 잡식 동물에서 볼 수 없는 강하고 뾰족한 어금니와 상하로만 벌어지는 구강구조, 그리고 두텁고 짧은 내장과 매우 강한 위산으로 육류나 어지간한 뼈는 쉽게 소화하고 처리해낼 수 있는 육식동물인 늑대를 그대로 닮은 아종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육식동물은 탄수화물(전분)의 체내 이용에 한계를 가지고 있어 과도한 섭취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 오늘날 육식동물인 애견이 사람과 유사한 각종 순환기질환을 자주 보이는 까닭도 육식동물을 잡식동물화한 연유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생식(생고기 식단)이 많이 알려져 있다. 2007년 수많은 애견과 고양이가 사망했던 ‘멜라민 사료’의 후유증으로 자연스럽게 생겨난 섭식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문제투성이인 전분으로 범벅된 건조사료가 아니라 생고기와 생뼈를 특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생고기와 생뼈를 함께 애견에게 제공하는 방법인데, 애견에게는 치아 건강이나 피부, 피모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각종 순환기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생식만의 장점이 있다.
비록 일부 수의사들은 살모넬라나 리스테리아 같은 박테리아 덩어리를 먹이는 것이라는 과학적 주장을 하더라도 애견의 강력한 위산은 부패한 육류에서 종종 발견되는 박테리아들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육식동물이라는 점은 알아두자. 아마도 생식하는 애견이 그들의 뜻을 우리에게 전달할 수만 있다면 다음과 같이 외칠 것이리라.
모든 애견에게 ‘특식’을 허하라! ‘생식’을 허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