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펭귄의 날갯짓'은 정신질환 및 은둔ㆍ고립 청년들을 위해,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단체
'펭귄의 날갯짓?'... 젊은이의 감성이 한껏 묻어나는 문구를 보고는 호기심에 '펭귄의 날갯짓' 문을 노크하고 들어간다.
4월 19일(수), 서울혁신센터에서 '펭귄의 날갯짓'의 활동가 광호를 만났다. 그리고 이틑날인 20일(목), 다시 '펭귄의 날갯짓'을 방문했다... 아마도 '펭귄의 날갯짓'에 담긴 의미를 더 알고 싶었나 보다.
두 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감히 나는 '펭귄의 날갯짓'을 이해했다 장담하지 않는다. 어렴풋이 이해한... 아니, 활동가 광호가 들려준 '펭귄의 날갯짓'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하려 한다.
펭귄의 날갯짓!... 광호가 들려주는 이 시대 청년들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자.
펭귄의 날갯짓 소개
'펭귄의 날갯짓' 구성원은 모두 정신질환을 경험했거나 겪고 있는 당사자들입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청년 및 고립ㆍ은둔 상태의 청년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연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펭귄의 날갯짓은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노력의 부족'으로 인식되는 정신질환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신질환 경험을 가진 청년이 어떻게 '나답게' 자립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펭귄의 날갯짓'이라는 이름은 청년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의미입니다.
펭귄은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펭귄이 날개를 가졌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펭귄은 없습니다.
육지에 뒤뚱거리며 걸을 수 있는 것도, 바다에서 빠르게 헤엄칠 수 있는 것도 모두 날개 덕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질환을 가진 청년들도 펭귄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모두 날개의 쓰임과 쓸모를 찾지 못했을뿐, 쓸모없는 존재는 결코 아닙니다.
간혹 청년들의 우울이나 불안 등의 정신질환이 의지와 능력의 부족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에서 청년들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면서, 정상성을 연기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청년들이 자신을 숨기지 않고 '나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펭귄의 날갯짓'을 만들었습니다.
청년 정신질환 당사자에 대한 담론 확산과 동시에 청년 활동가들의 심리적ㆍ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펭귄의 날갯짓 활동 경력
'23. 3. 30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2023 공익활동단체 지원사업' 선정
2. 23 : 민생당 청년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당사자 참여형 청년 정신건강 지원제도'
1. 16 : 아콜레이드와인 '당신의 꿈에 도전하세요' 공모전 대상 수상
'22. 10. 29 ~ 30 : '정신질환 이야기를 실컷하자' 오프라인 모임 운영 / 원주 소셜테라피워크룸
10. 22 ~ 23 : '정신질환 이야기를 실컷하자' 오프라인 모임 운영 / 마포구 일과이분의일 카페
10. 8 ~ 16 : '자해 사각지대', 자해와 자살충동 극복을 위한 모임, 온오프라인
10. 3 ~ 23 : '나를 찾는 글쓰기', 온오프라인
10. 10 ~ 23 : 식사트래킹챌린지, 온오프라인
6. 13 ~ 8. 18 : '이야기모험', 온오프라인
'펭귄의 날갯짓' 팟캐스트(팟빵) 운영
구성원
대표 박소현 (섬세한 펭귄)
섬세한 펭귄에게 '펭귄의 날갯짓'이란?
"정신병의 이야기를 실컷하자!"
이 프로젝트는 이 한마디로 시작했습니다. 정신병, 정신질환 그리고 청년의 이야기를 꺼내고, 모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질환 경험자이자 당사자인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우리는 모여서, 정신병, 우울, 불안, 공황, 자살과 자해를 이야기하고 "공황 온다"는 농담을 나누다가, 때가 되면 약도 먹고, 정신과 후기로 맞장구를 치기도 합니다.
'펭귄의 날갯짓' 프로젝트는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서로를 '식구'라고 부르며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유대하며 서로의 자립, 우리의 자립을 응원합니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경험들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우리만의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청년들도 자신만의 날갯짓을 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웰니스 전문가 2급
명상지도자 과정 수료
아콜레이드와인 '당신의 꿈에 도전하세요' 공모전 대상 수상
'18년 ~ '20년 : 스키강습 영상 약 10개 제작 및 유튜브 업로드, 최대 조회수 5.6만회 달성
'17년 ~ '18년 : 드래곤보트 동호회 '아레즈' 6~7기 활동, 대회 참가 최고성적 (여자부 동메달)
'16년 : 블랙야크 청년 나눔 셰르파 1기 활동
'15년 ~ '17년 : 2030 청년 마라톤 동호회 운영, 약 20개 마라톤 대회 완주
'13년 : 스키 강사 자격증 취득
'10년 : 자전거 + 기차 여행
7단 미니벨로를 끌고 정동진 ~ 강릉 ~ 동대구 ~ 경주 ~ 울산 ~ 부산 ~ 진주 완주
정동진 ~ 강릉 구간을 제외하고는 도시 간에는 기차로, 도시 내에서는 자전거로 일주
사무국장 이광호 (광호)
광호에게 '펭귄의 날갯짓'이란?
뒤뚱뒤뚱
문학평론가 김현은 문학의 쓸모없음이 도리어 관습과 억압에서 우릴 자유롭게 한다고 말했다. 쓸모가 최우선의 가치가 된 세상에서 문학의 존재는 그 자체로 해방의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펭귄의 날갯짓 또한 마찬가지다. 펭귄은 날지 못하는 새다. 펭귄의 날갯짓은 날아오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하등 쓸모가 없다. 쓸데없이 아까운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동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날아오르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날갯짓을 하는 펭귄들은... 귀엽다.
이처럼 우리는 펭귄이 날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펭귄에게 왜 날갯짓을 하냐고 손가락질하거나 쓸모없는 짓을 하는지 의심하지 않는다. 펭귄의 세상은 가치를 생성해 낼 것을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금 다르다. 끊임없이 쓸모와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높은 생산성과 끊임없는 노동 혹은 부의 축적만이 윤리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서 벗어난 사람들은 무임승차자로 간주된다.
이런 세상에서 '쓸모없는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날갯짓은 날아오르기 위함이 아니다. 쓸모와 가치를 입증받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펭귄이 뒤뚱거리면서도 날개로 균형을 잡듯, 우리의 존재와 세상의 불균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이다. 가치를 의심당하고 존재를 부정받는 사람들의 꿈틀거림인 것이다.
앞을 보고 달려가라 말하는 세상에서 제자리를 뒤뚱거리며 날갯짓하는 펭귄들의 모습은 엉뚱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 삶이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것 인정할 수 있다면 이들의 날갯짓은 엉뚱하기보단 발랄함에 가까워진다. 쓸모없는 행위를 통해 쓸모와 가치의 세상에 해방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비록 그 씨앗이 지금 당장 싹을 틔우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뒤뚱뒤뚱. 우리가 선 자리에서 함께 펭귄의 날갯짓을 해보자.
'23. 3. 23 : 도서출판 북산 '진도바닷길소망 포토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수상
2. 23 : 민생당 청년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당사자 참여행 청년 정신건강 지원제도'
2. 6 : 사단법인 오늘은 <'나의 벽(MY BARRIER)' 이야기 공모> 선정
'16년 ~ '22년 : 논객닷컴 청년칼럼니스트
'22. 12. 16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2022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
*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전 수상 작품집 '일복 같은 소리', 동녘출판사 출간 예정('23. 5. 1)
10. 29 : 대한건선학회 '건선질환환자 수기 공모전' 입선
팟빵 '펭귄의 날갯짓', '정신질환 이야기를 실컷하자!' 운영
'22년 : 펭귄의 날갯짓 '나를 위한 글쓰기' 모임지기
'20년 10월 : 서울사람책도서관 사람책 작가 및 컨퍼런스 참여 (우울증 주제)
'20년 6월 ~ 9월 : 청년과 미래 칼럼니스트
일문일답
Q : '펭귄의 날갯짓'은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A : 은둔ㆍ고립 청년들의 집을 방문해 청소를 도와준다거나, 면접에 참여할 경우 일일 동행 등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글과 영상 등을 통해 이런 활동들을 아카이빙하고 있습니다.
Q : 오프라인 모임 참여자들은 어떻게 모집하셨는지요?
A : 청년들이 인스타그램을 많이 한다는 걸 알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했습니다.
Q : 청년이 아니어도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지요?
A : 물론입니다. 나이는 문제가 안되고,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Q : 정신질환자를 위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있는지요?
A : 정신질환자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다양한 지원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등록 정신질환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둔ㆍ고립 상태에 있는 이런 '미등록 정신질환자'들을 위해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Q : '펭귄의 날갯짓'의 중장기 계획은 무엇인지요?
A : 현재는 지원사업이나 공모전 등을 통해 활동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중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은둔ㆍ고립 청년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글을 맺으며
다른 사람 앞에서 "나는 OOO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비단 청년들뿐 아니라 나이 든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참모습'은 숨긴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 못 하고,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지 못한 채 말이다.
하지만 '펭귄의 날갯짓'의 활동가들은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숨김없이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처럼 아파하고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펭귄의 날갯짓'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틀림'으로 인식했던 청년들은 이제, 자신의 모습을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단체... 문제의 핵심을 가장 잘 이해하는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해주지 못한 해결책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펭귄의 날갯짓'이란 문구에 이끌려 들어간 사무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활동가 광호와 섬세한 펭귄!... 활동가들과의 만남 속에서 나는 젊음의 '생동감'과 함께 '건강함'을 느낀다.
'정신질환'과 '은둔ㆍ고립'이라는 문제에 접근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은 역동적이었고,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은 건강했다.
두 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감히 나는 '펭귄의 날갯짓'을 이해했다 장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며 '펭귄의 날갯짓'에 무한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극한의 날씨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해 생존하는 펭귄들처럼, 활동가들의 '날갯짓' 역시 이 시대 청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보금자리가 되어주리라 기대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