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스님과 30마리 고양이의 기묘한 인연
- MC 이금희와 박명수가 소개하는 따뜻한 반려동물다큐멘터리!
- 1월 28일(금) 저녁 7:40 KBS 1TV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과 사람 사이의 감동적인 우정을 소개하는 <동물극장 단짝>에서는 28일 방송될 2화에서 30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스님의 사연을 다룬다.
"고양이들이랑 사니까 고양이가 있죠. 부처님도 고양이 좋아하세요."
경기도 포천에 자리 잡은 한 사찰. 겉모습은 여느 사찰과 다르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귀여운 식구들이 눈에 띈다. 그 정체는 절을 제집처럼 여기는 30여 마리의 고양이들. 사찰의 주인은 8년 전 이곳으로 와 절을 세운 일흔넷의 혜영스님이다.
절을 짓던 당시, 원래 키우던 고양이들 편히 지내라는 의미에서 넓고 넉넉하게 지었는데 그 이후 신기하게도 많은 고양이들이 사찰로 흘러들어온 것. 영역동물답게 한 곳에 모여 생활하지 않는 고양이 습성을 고려해 구석구석에 거주 공간도 마련해줬다. 영역 싸움에 밀린 녀석들을 위한 은둔형 공간부터, 캣타워까지 손수 지어준 고급 묘사까지! 어디 하나 스님 손길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데...
이런 스님의 배려 덕분에 하루하루 평화롭게 살아가는 고양이들은 사실 사연 없는 녀석이 없다. 버림받아서 거두고, 떠돌다가 몸이 아픈 채 발견되고.. 몸이 성한 채 만난 아이는 한 마리도 없지만 이 또한 '살기 위해' 연을 맺었다 생각한다는 스님. '고양이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사찰에서의 스님 일상은 과연 어떨까.
"고양이 집 짓다 보면 너무 행복하다는 것, 그 행복이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만의 특혜에요."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을 돌보는 스님에겐 겨울마다 돌아오는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고양이들을 위한 집짓기! 새로 들어오는 녀석들이 있기도 하고, 본래 고양이 습성 상 다른 고양이의 채취가 묻은 집에는 절대 함께 들어가지 않기 때문! 매년 되풀이되는 집짓기에 스님은 달인이 다 됐다.
스티로폼을 직접 재단하고 쌀자루까지 씌워 편리성에 보온성까지 갖췄다는 스님표 고양이집! 사실 일흔 넘은 나이에 매해 몇 십 개의 집을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따뜻하게 지낼 녀석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다고..
녀석들은 이런 스님의 정성을 알아줄까?
"아픈 꼬맹이 낫게 해주니까 애착이 가잖아요. 그래서 꼬맹이는 절대 어디에도 못 보내죠."
부처님 모시랴, 고양이들 뒷바라지하랴, 하루가 부족하다는 스님에게도 잠시 쉬어가는 소중한 시간이 있다. 꽃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그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따라오는 한 녀석! 흔히 '개냥이'라고 부를 만큼 애교 만점인 스님의 단짝 '꼬맹이'다.
옆구리에 큰 피부병을 앓은 채 유기된 꼬맹이는 스님의 지극정성 치료 끝에 지금의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고. 강아지들과 달리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 도도한 고양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스님 품에 안겨주는 손주 같은 녀석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꼬맹이는 어떤 아이냐고 물으면 스님의 대답은 단호하고 한결같다.
"저 아이는 어디에도 못 보내요!"
"제가 조금 더 아끼면, 고양이들 배불리 먹일 수 있어요"
고양이를 키우는 스님에게는 한 가지 양육 철칙이 있다. 다른 건 다 못해줘도 '배불리 먹게 해주는 일'. 그것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것. 때문에 녀석들 식사는 늘 고봉밥이 기본이다.
그 마음을 알고 있는지 고양이들 사이에서도 영역싸움은 있어도 밥그릇 싸움은 없는 편.
행여 자리싸움에서 밀려난 녀석이 있으면 쫓겨나 숨어있는 곳까지 찾아가 그릇 가득 사료를 담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스님이다. 어디 그뿐인가. 어떤 이유에선지 집을 나간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고양이들의 흔적을 찾아 산에 오르기도 하고,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발견한 길고양이들에게 '밥 배달'도 마다치 않는다는데..
"인연이니까 찾아왔고, 인연이니까 거두게 된 거죠"
인생은 인연의 연속이라 했던가. 스님에게 새 인연이 찾아왔다. 헌데 이번에는 고양이가 아니라 강아지다. 입양 두 달차에 파양이 된 어린 진돗개 사연을 듣고 기꺼이 가족으로 들이게 된 것.
그러나 이곳은 고양이들의 천국. 예고에도 없던 강아지의 등장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고양이들의 자비로운 집사, 혜영스님의 기묘한 인연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