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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케어 2기를 열며

by 야호펫 202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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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에서는 지난 9월 동물권단체 케어(CARE) 대표로 선임된 김영환 대표가 페이스북을 공개한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올해 2월, 서강대학교 독일법연구회(최정호 발제자)와 공동으로 세미나 진행한 김영환 대표

 

지난 9월 케어 대표로 선임된 김영환입니다.

케어 회원님들께 인사드립니다. 또한 동물의 고통에 반대하고 동물의 자유를 지지하는 모든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케어는 지난 18년 동안 동물보호운동의 최전선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개농장 및 도살장 폐쇄 활동과 대규모 구조는 케어의 상징처럼 됐습니다. 2006년 케어가 해결한 장수동 개지옥 사건은 이름뿐이었던 제정 동물보호법을 15년 만에 전면 개정시켰고 동물보호감시원제도와 피학대동물 격리조치 등을 만들어냈습니다.

 

2011년~2012년에는 추적, 잠입을 통해 개식용 산업에 대한 전국 규모의 현장 실태 조사를 실시하였고, 서천에서부터 시작하려던 개고기 축제도 케어가 현행법을 넘어선 적극적인 활동으로 취소시켜 중국의 율린과 같은 축제로 번졌을지 모를 일을 막았습니다.

 

국내 첫 전국 규모의 지자체 보호소 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와 폭로는 지자체 보호소 시설 및 운영기준을 법령에 넣는 성과를 낳았고, 이후 동물유기에 대한 꾸준한 조사와 정책 요구활동은 유기행위자를 형벌에 처하도록 하였습니다.

 

애니멀 호딩의 문제를 가장 먼저 사회에 알리고 지금까지 500마리가 넘는 동물을 호더로부터 구조하였으며 실효성 있는 규제안을 제안하였습니다. 알려지지 않았던 공혈견 실태를 처음 폭로하였고 ‘펫샵’의 메카에서 국내 첫 입양센터를 열었으며, 개들에 대한 무분별한 입마개 정책을 저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소, 사슴, 흑염소, 기러기, 악어, 말, 당나귀 등을 구조하고 실험동물 등 다양한 동물들의 삶의 실상을 지속적으로 알리면서 관련법을 개정하려는 활동을 했으며 크루얼티 프리 패션쇼, 채식식당과 채식 버거 전문점을 여는 등 동물권을 위한 대안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재난 동물 구호활동을 하였고 10년 이상 가축 전염병 발병 현장을 돌며 살처분 현장을 감시하고 영상으로 생매장 실태를 전 세계에 폭로하여 포유동물에 대한 생매장을 사실상 금지하는 성과를 냈으며, 찾아가는 초, 중, 고 동물권 교육을 진행하고 케어교육센터를 설립하여 정기 교육 이수자를 양성하였습니다.

 

 

김영환 대표는 매월 동물법비교연구회 모임을 통해 동물의 권리와 복지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지난 18년간 동물들의 삶은 나아졌을까요?

 

식용견 산업을 금지하는 법은 여전히 제정되지 않고 있고, 고통스럽게 살다가 도살되는 가축의 숫자는 계속 증가하여 이제 도축되는 동물은 1년에 11억 마리가 넘습니다.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의 수는 증가하고 그들이 겪는 고통의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기후위기 등으로 인한 서식지의 파괴는 야생동물을 멸종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저명한 동물법학자 스티븐 와이즈는 미국의 학대금지법 50년 역사를, 동물학대에 대한 벌칙은 강화되었지만 법이 적용되는 범위는 계속 줄었다고 요약합니다. 그런데 법 적용에서 면제되는 영역이, 대규모로 학대가 일어나는 축산업 등 산업에서의 학대이기 때문에 한 마디로 동물의 상황은 악화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케어가 활동했던 지난 18년간 우리나라 동물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하여 케어는 몸이 깨지도록 분투하였으나 동물들이 처해진 상황은 전반적으로 보면 오히려 악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상황을 돌리기 위해서는 동물운동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해져야 합니다.

 

동물운동이 강력해져야만 정치가, 관료, 언론인, 지식인들이 동물을 이용하는 산업의 이익보다 동물의 이익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렇게 되어야 법이 산업에 개입하게 됩니다. 동물운동이 강력해지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동물운동 내에 헌신적이고 지혜로우며 유능한 활동가들이 양산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선두에는 동물들이 고통을 겪는 현장에서 학대자와 맞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케어는 동물의 고통에 반대하고 동물의 자유를 지지하여 행동하는 활동가들을 배출해 내고 사회 곳곳에서 이들이 동물해방의 방향으로 세상을 움직여 나가는 그물을 구축하겠습니다.

 

저는 케어의 대표로서 ‘동물해방을 위한 활동가들의 공동체’를 제2기 케어의 비전으로 제시합니다.

 

과거 케어는 동물학대의 현장을 폭로하고 동물을 구조하며 동물 캠페인을 전개함에 있어서 누구보다 앞장섰습니다. 그에 비하여 단체의 관리라는 측면은 취약하였습니다. 안락사 관련한 거짓말은 그 한 예입니다. 박소연 전대표가 사과하였고 그 후임 김경은 전대표도 사과하였지만 회원들 및 사회와의 신뢰를 손상시킨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해 저 또한 사과드립니다. 저는 더 나아가 이러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던 관리적 결점을 찾아내고 해소하겠습니다.

 

이제 케어는 2019년 이후의 혼란을 정리하고 혼란 전보다도 더 도약하여야 합니다.

제2기 케어를 응원해 주십시오.

그리고 함께 해주십시오.

개도살을 종식하고 동물해방을 앞당기는 케어가 되겠습니다.

 

김영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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