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쇄원 인근에 애견동반카페 '그림이 있는 방앗간'이 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소쇄원. 이글에서는 소쇄원의 풍경과 소쇄원 애견동반카페 '그림이 있는 방앗간'의 모습을 스케치한다.
소쇄원
담양 소쇄원
명승 제40호
전라남도 담양군 가사문학면 지곡리
소쇄원은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중기의 대표적인 원림으로 우리나라 선비의 고고한 품성과 절의가 풍기는 아름다움이 있다.
양산보(1503~1557)가 조성한 것으로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를 당하여 죽게 되자 출세에 뜻을 버리고 이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소쇄원이라 한 것은 양산보의 호인 소쇄옹에서 비롯되었으며,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오곡문 담장 밑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 물은 폭포가 되어 연못에 떨어지고, 계곡 가까이에는 제월당(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뜻의 주인집)과 광풍각(비온 뒤에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란 뜻의 사랑방)이 들어서 있다. 소쇄원에는 영조 31년(1755) 당시 모습을 목판에 새긴 소쇄원도가 남아 있어 원형을 추정할 수 있다.
이곳은 많은 학자들이 모여들어 학문을 토론하고, 창작활동을 벌인 선비정신의 산실이기도 하다. 지금의 소쇄원은 양산보의 5대손 양택지에 의해 보수된 모습이다.
소쇄원... 소쇄원에 대한 기억은 약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음에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던 15년 전, 블로그 이웃 중 한 분이 소쇄원을 너무나도 멋있게 소개했었다. 블로그에 실려있던 소쇄원 사진... 그 사진은 15년 동안 아련한 그리움으로 내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언제 한 번 가보고 싶던 그곳, 소쇄원. 우연한 기회에 이곳 소쇄원에 방문했다... 방문한 이 날은 6월 24일, 벌써부터 초여름의 더위가 몸으로 느껴지던 날이었다.
매표소를 지나 소쇄원으로 향하는데, "과연 소쇄원이구나"싶게 대나무 숲이 길 양쪽으로 펼쳐져 있다.
아마 소쇄원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나무숲이 주는 싱그러움을 사진에 담았으리라. 나 역시 핸드폰을 들고는 대나무숲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날이 덥고 가뭄이라 계곡을 흐르는 물은 볼 수 없었지만, 초록의 소쇄원 풍경은 맘껏 감상할 수 있었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가족 단위로 소쇄원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면적이 그리 넓지 않아 사부작 산책하기에 좋은 거리다.
동화 속 '보물섬'처럼 아련하게 머물던 소쇄원을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계곡을 시원하게 질주하는 계곡물을 봤으면 하는 아쉬움을... 시원한 대나무숲이 달래준다.
경치만큼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소쇄원... 15년 전부터 아련히 떠오르던 그 모습은, 소쇄원을 다녀온 지금도 아련하게 잔상이 되어 남아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시원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 날씨 덕분에 도로 옆 한 카페에 들렀다.
카페 이름은 '그림이 있는 방앗간'... 정말 처음에는 시원한 커피 한 잔 생각에 걸음을 멈췄다. 그런데 이곳이 이렇게 멋진 곳인 줄이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시원함과 동시에 카페 손님들의 화기애애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고, 카페의 독특한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태어나 한 번도 보지 못한 옛 방앗간의 모습이 카페에 남아있다.
'여긴 어디?'
'방앗간?'
카페에 대한 궁금함을 '그림이 있는 방앗간' 대표가 풀어준다... 들어오면서 생각했던 것처럼, 이곳은 방앗간을 리모델링한 카페였다.
"쿵더쿵"... 방앗간 돌아가는 소리를 이렇게 표현하던가?
방아 찧는 기계들이 돌아가는 소리를 상상하며, 신기한듯 옛 방앗간이 남긴 흔적들을 감상한다.
"야외는 애견동반도 가능하고, 더 멋진 모을 볼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카페 대표의 말을 듣고, 야외로 가는 통로를 따라 밖으로 나간다.
야외정원 가는 길에는 화분도 놓여있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놓여있는데, 소품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밖으로 나오니 초록의 야외정원이 나온다... "와우, 예쁘다!"
이렇게 예쁜 야외정원에 댕댕이랑 함께 올 수 있다니!... 이 모습을 그대로 집 근처로 옮겨오고 싶은 참 예쁜 정원이다.
"야외정원에는 농로가 흐르고 있어요"라고 알려주신 카페 대표의 말씀을 되짚으며, 그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사실 카페 대표가 '농로'에 대해 얘기할 때, 뭘 얘기하는지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농로?"... 그렇다. 농사 지을 때 논에 물을 대는 길, 물이 흐르는 그 길이 바로 '농로'다. 카페 대표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농로를 보고도 뭔지 모른 채 그냥 돌아갔을 것이다.
방앗간과 농로를 그대로 살린 채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카페, '그림이 있는 방앗간'의 모습이 대견하다.
인공적으로 수로를 내지 않고 농로를 그대로 살려 야외정원을 만들었으니, 이 얼마나 멋진 정원이란 말인가!
야외정원을 둘러보고 들어와 창가에 앉아 무더위를 식힌다.
카페 실내는 외부 도로와 높이차가 크게 나지 않는데, 이 역시 또 다른 색다름을 선물한다.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의 높이가 눈높이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으니, 또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느낌이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소쇄원에서 담아 온 사진을 정리도 하고, 방금 촬영한 야외정원 사진도 살펴본다.
집으로 가는 길이 멀지만 않다면 한없이 이 시간을 즐기고 싶은 공간, 그곳이 바로 '카페 ㄱㅇㅂ'이었다.
'카페 ㄱㅇㅂ',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아마 초성이 무슨 뜻인지 몰랐겠지?
방앗간, 농로가 흐르는 야외정원, 애견동반카페... 우연히 방문한 담양 소쇄원 인근 한 카페에서 멋진 추억을 선물받았다.
소쇄원을 방문한 한 여행객의 방문을 반갑게 맞아준 곳, 무더위를 날려버린 시원함과 함께 카페가 지닌 스토리텔링을 들려준 곳, 자연을 있는 그대로 친구 삼고 있는 곳... 그곳은 바로 소쇄원 애견동반카페 '그림이 있는 방앗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