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깜짝 놀랄 재주꾼들의 묘기는?
- 서른 가지가 넘는 집안일도 척척! 13살 '지니어스견 호야' 이야기!
"호야는 지니어스, 천재견이에요. 하루도 많이 똑똑하죠"
경기도 북부에 있는 동두천시. 제법 건물이 빽빽한 주택가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차가운 공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운동 중인 사람은 14년 차 퍼스널 트레이너 김홍섭(47) 씨다.
그런데 운동이 끝나기 무섭게 홍섭 씨에게 물통과 수건을 갖다 주는 두 녀석이 있다. 홍섭 씨의 단짝 '호야'와 '하루'다.
두 녀석 중 첫째인 13살 호야는 일찍이 '천재견'이라는 수식어를 가졌다. 한창때는 세탁기에 빨래를 물어다 집어넣고, 전화벨이 울리면 알아서 휴대전화를 갖다 주는 등 무려 서른 가지가 넘는 집안일을 척척 해냈을 정도다.
그런가 하면, 이제 4살이 된 '젊은 피' 하루 역시 호야 못지않게 명석하기 이를 데 없다는데... 문제는 비상한 머리로 자잘한 사고를 친다는 것. 홍섭 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거실 바닥에 놓인 촬영용 카메라를 능숙하게(?) 치워버린 하루! 카메라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하루가 용감하게 실행에 옮긴 다음 행동은?
"호야와 하루는 아버지께서 데리고 있던 반려견이에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슬픔을 느낄 때 호야를 보면서 의지를 많이 했죠"
사실 호야와 하루는 충북 청주에서 홍섭 씨의 아버지와 함께 살았었다. 녀석들이 천재견이 될 수 있었던 것 역시 아버지와의 끊임없는 교감이 있어 가능했던 일. 하지만 4년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동두천에 살던 홍섭 씨는 마당이 딸린 집을 구해 호야와 하루를 데리고 왔다.
뜻하지 않게 집사가 된 홍섭 씨에게 호야와 하루는 아버지가 키우던 반려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부재로 슬픔을 느낄 때, 식음을 전폐한 사람처럼 시름시름 앓던 호야를 보고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더 어린 나이에 보호자를 잃는 슬픔을 겪었을 하루 역시 존재감이 점점 커졌다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호야, 하루와 함께 추모 공원으로 가는 길.
납골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호야와 하루를 두고 혼자서 아버지에게 인사를 건네고 온 홍섭 씨가 추모 공원 앞에서 살아생전 아버지가 쓰시던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 안에는 아버지가 두 녀석의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과 함께 녀석들을 예뻐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던 것.
그 목소리를 호야와 하루에게 들려주기로 한 것이다. 이윽고 들려오는 그리운 목소리... 호야와 하루는 4년 만에 듣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기억할까?
"저랑 같이 한 방향을 보고 발맞춰 나가는 느낌, 인생이 저만큼 있으면 같이 동행하는 존재예요"
말은 하지 못하지만, 말귀를 기가 막히게 알아듣는 호야와 하루 덕에 홍섭 씨는 마치 세 사람이 함께 사는 기분이란다.
호야는 밥을 먹을 때 먹고 싶은 메뉴를 냉장고 문을 열어 스스로 가져오는가 하면, 청소 시간에는 거실에 널브러진 인형을 바구니에 척척 집어넣으며 정리한다.
반면 동생 하루는 홍섭 씨가 청소기를 밀기 시작하면 슬며시 다가와 홍섭 씨 곁을 맴돌기 시작! 그럼 홍섭 씨는 하루만을 위한 '숨바꼭질'을 시작한다.
이렇게 소소하지만 특별한 일상들이 쌓이다 보니 홍섭 씨는 호야와 하루가 단순히 밥 주면서 돌봐주는 존재가 아니라 홍섭 씨 인생에 발맞춰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처럼 느껴진다.
홍섭 씨가 피트니스 센터로 출근한 시간,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홍섭 씨의 어머니가 오셨다. 호야와 하루에겐 할머니가 오신 셈.
실외 배변을 하는 녀석들을 위해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것도 모자라 틈만 나면 간식을 줄 만큼 손주 사랑이 넘친다는데... 휴대전화로 화투를 치는 할머니 옆에 꼭 붙어있는 호야와 하루. 마침내 간식 두 개가 걸린 중요한 게임이 시작됐다!
각별한 인연으로 만난 홍섭 씨와 호야, 하루의 행복 라이프는 2월 25일 토요일 저녁 8시 5분 <동물극장 단짝>에서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