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 일정으로 떠난 제천 여행, 이틀은 제천 시내를 여행했고 3일차부터는 '슬로시티 수산'을 여행한다.
슬로시티 수산을 여행하면서 숙박을 한 곳은 '산야초마을'로, 지난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약초생활건강'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약초생활건강' 대표가 '정방사'에 꼭 가보라고 추천했다. 그래서 오늘은 대표가 추천했던 정방사를 제일 처음 방문하려 한다.
'암벽 아래 지어졌다고 하는 사찰' 정방사, 여러분을 '정방사' 산책길에 함께 가자고 초대한다.
금수산 정상을 향해 도로가 나 있는데, 정방사 근처에 도착하면 차량 출입은 금지되고 도보로 올라가야 한다. 앞에 보이는 안내간판 지시에 따라 '자드락 주차장'이라고 표시된 곳에 차를 주차하고 정방사쪽으로 걸어간다.
정방사 입구까지 걸어오니, 차가 올라올 수 있는 도로는 끝나고 신기하게도 위쪽으로 올라가는 '모노레일' 철로가 보인다.
관광을 위해 설치된 모노레일은 본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필요(물건을 나르기 위한)에 의해 만들어진 모노레일은 처음 본다.
군(軍)에 복무할 때 오지 장병들에게 식량과 식수를 전달하기 위해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곳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지는 못했었는데, 오늘 정방사에서 모노레일을 보니 신기하기만 하다.
모노레일이 있는 곳 옆으로는 '제천 청풍호 자드락길 2코스'란 이정표가 있고, 아래로 테크로 조성된 계단이 보인다... 아마 이 길이 산 아래까지 이어진 산책로인가 보다.
모노레일 옆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위로 올라간다. 폭도 좁고 경사도 있어 물건을 나르기에는 힘든 길이다. 그렇기에 정방사에는 모노레일이 꼭 필요한 것 같다.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미니어처 동자승들이 보인다. 해맑고 개성있는 동자승들의 모습이 여행객을 웃음짓게 한다.
작은 길을 따라 올라오니 입구에 종도 보이고, 모노레일도 보이고, 정방사를 소개하는 안내문도 보인다.
<맑고 향기로운 절> 정방사(淨芳寺) 소개 및 창건연기
금수산 정방사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에 위치한 사찰로서, 원래 상, 중, 하 세 개의 암자 가운데 가장 높게 위치한 사찰이었다. 조선 순조와 헌종 때 현 원통보전이 중수되고, 고종 때 칠성각(현 나한전)이 건립되었으며, 후불탱화와 칠성, 산신, 나반 탱화 등이 모셔졌다.
현재 정방사 경내에는 법당(원통보전), 칠성각(현 나한전), 유운당, 석조관음보살입상, 마애지장보살입상, 산신각, 종각, 종무소 및 요사채 그리고 후원이 있다.
관세음보살좌상을 주존으로 봉안한 법당은 앞면 6칸, 옆면 2칸의 팔작 지붕이다. 건축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선 후기(순조와 헌종) 두 차례 크게 중수된 것으로 보인다. 관음보살상은 목조로 조성되어 법당 주불로 봉안되어 있었는데, 복장 발원문이 1688년(숙종15년)에 작성된 것으로 미루어 이 무렵에 봉안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충북 지방유형문화재 제206호로 지정되어 있다.
법당 후불탱화는 1928년에 금어 관하종인 스님이 광목 바탕에 그린 것으로서 크기는 가로 155cm, 세로 123cm로 된 채색화이다. 그림 중앙에 아미타여래,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있고, 뒤로는 두 보살과 여러 성자들이 있다. 신중탱화의 조성연도 및 금어는 후불탱화와 같고, 크기는 가로 102cm, 세로 121cm로 역시 채색화이다. 그림 중앙에 동진보살이 크게 그려져 있고 그 앞에는 6명의 신장이 서 있다.
정방사 편액은 석종 안종원(1874~1951)의 글씨며 4폭의 주련은 법당이 중수된 1825년 무렵의 작품으로 추정되지만 작자는 알 수 없다. 원통보전 편액은 법주사 원파혜정 대종사의 글이고, 유구필응은 은초 정명수 선생의 글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법주사 소속인 정방사는 통일신라 초기의 문무왕 2년(662)에 의상대사의 제자 정원스님이 창건하고 그 후 몇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데, 다음과 같은 창건에 얽힌 설화가 전해진다.
의상대사의 제자 정원스님은 십여 년 천하를 두루 다니며 공부를 하던 중 제행무상(우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모든 것들은 단 한 순간도 멈춰 있지 않음)을 깨닫고, 부처님의 법을 널리 펴고자 스승께 여쭈었다.
"십여 년간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을 하다 보니 불교의 깨침은 세상의 앎과 다르지 않고, 부처와 중생의 근본이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펼 수 있겠습니까?"
의상대사께서 이르셨다. "내 지팡이의 뒤를 따라가다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지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릴 수 있다. 그 산 아랫마을에는 윤씨 성을 가진 이가 살고 있을테니 그 집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면 뜻을 이루리라"
스승이 던진 지팡이를 따라서 여러 날 동안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지금의 정방사 자리에 도착했을 때 지팡이가 땅에 내려앉았다. 정원스님이 살펴보니 겹겹이 아름다운 산이 펼쳐지고 맑은 강이 흐르는 풍경 속에 우뚝 솟은 억겁의 바위는 마치 하늘세계의 궁궐 같았다.
스님이 산 아래 마을의 윤씨 댁을 찾아가서 자신의 뜻을 전하니, 집 주인이 말하기를 "어젯밤 꿈에 의상이라는 스님이 흰 구름을 타고 우리 집에 오셔서 "내가 그대의 전생을 알고, 불연이 있어 말하는 것이니, 내일 어떤 스님이 오거든 절 짓는데 정성을 다해 도와주길 바라오"하고 떠나셨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창건된 사찰이 금수산과 청풍강의 맑은 물과 바람이 꽃향기와 어우러져 아름답게 펼쳐진 절, 정방사다.
안내문에는 정방사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는데, 불교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는 어렵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내용이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안내문은 정방사의 구조도 설명해주고 있는데, 사실 어디가 어딘지 정확하게 몰라 경치 위주로 정방사를 둘러본다. 대신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정방사에서 바라본 경치가 정말 일품이었다는 것이다.
보통은 절에 가면 법당 앞에서부터 보는 것이 정상인데, 정방사에서는 법당 뒤로 먼저 발걸음이 향한다. 그건 바로 법당 뒤로 거대한 암벽이 보였기 때문이리라.
암벽으로 가까이 가보니, 암벽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암벽 아래 공간에 불상도 놓여있고, 소원을 빌며 쌓은 작은 돌탑도 보인다... 나중에 산야초마을 대표에게 들은 얘기에 따르면, '동전이 바위에 붙는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바위에 동전을 붙인다고 한다.
정방사 법당인 원통보전의 모습이다. 원통보전 앞에는 '제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성 및 복장유물'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제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
지정번호 :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06호
소재지 :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정방사 법당에 모셔져 있는 나무로 만든 관음보살좌상과 그 안에서 나온 유물들이다. 제천 정방사는 금수산 정상 부근의 거대한 암벽 아래 자리 잡은 사찰로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나 확실하지 않다.
보살상의 높이는 51cm로 비교적 작은 크기이며, 머리 정면에 작은 부처가 새겨져 있는 높은 보관을 쓰고 있어 관음보살상임을 알 수 있다.
손은 엄지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맞댄 상태에서 왼손은 어깨높이로 들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하였고, 오른손은 손바닥이 밖으로 향하게 하여 결가부좌를 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다. 이와 같은 손의 자세는 이 보살상이 아미타삼존불의 왼쪽 협시보살로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신체는 비례가 알맞으나 경직된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옷은 양 어깨를 모두 감싼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목에는 단순화된 2줄의 목걸이를 걸고 있고, 앞가슴에는 가로로 생긴 내의의 주름을 보이고 있어 전형적인 조선시대 보살상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 보살상 안에서 법화경, 다라니 등의 유물이 발견되었으며, 발원문에 '강희이십팔년'...이라는 기록이 있어 조성연대가 조선 숙종 15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불상을 봉안한 사찰의 이름이 보이지 않아 본래부터 정방사에서 조성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규모는 작은 상이나 전체적으로 조각솜씨가 단아하고 아름다운 불상으로 당시의 불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현재 본존상과 오른쪽 협시보살상은 전하지 않고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법당에 나무로 만든 관음보살상이 모셔져 있다고 하는데... 밖에서 보니 나무로 만든 관음보살상이 아닌 것 같다.
혹시나 싶어, 법당 옆에 있는 나한전 내부도 살펴봤는데 이곳에도 없는 것 같다... 분명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보고도 어떤 것인지 모르다니, 높이 51cm의 관음보살상은 다음 기회에 보는 걸로!
정방사 앞으로 펼쳐진 청풍호의 풍경이다.
정방사에 사용된 한자를 보니, 淨(깨끗할 정), 芳(꽃다울 방)이다. 꽃처럼 깨끗한 절, 정방사!... 그래서 안내문에서 정방사를 '맑고 향기로운 절'이라고 소개하고 있구나!
금수산과 청풍호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절, 정방사... 정방사가 선물하는 풍경을 보고 있자니,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주변 풍경을 감상한 후 정방사 경내를 한바퀴 둘러본다.
고즈넉한 정방사 풍경, 이런 풍경은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임에 틀림없다.
경내를 둘러보고 다시 왔던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올라오면서 봤던 입구의 '종'도 한번 살펴보고... 참, 모노레일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는데 한번 봐야겠다.
아래쪽으로 이어진 철로 앞에서 아래쪽을 바라보니, 아래에서 봤던 것보다 경사가 급하다. 이곳 정방사에 꼭 필요한 모노레일... 특히 눈 내리는 겨울이면 이 모노레일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좁은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올라가면서 봤던 미니어처 동자승들이 빙그레 웃고있다. 마치 정방사를 떠나는 여행객을 배웅하고 있는 것 같다.
"금수산과 청풍호 풍경 잘 봤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동자승들의 배웅에 이렇게 속으로 혼잣말을 한다.
모노레일, 동자승, 거대한 암벽, 청풍호 풍경... '약초생활건강' 대표의 추천대로 '정방사'는 정말 제천을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꼭 한번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모노레일이 있는, 금수산 정상 부근 거대한 암벽 아래 있는 사찰... 그곳은 바로 '맑고 향기로운 절' 정방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