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흘리 신생마을 입구에는 "밀양의견상"이 있다!

야호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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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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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견상

 

"마흘리에도 의견상이 있어요"... 어제 오후에 방문했던 카페 아띠랑의 박성래 대표가 들려준 이야기다. 

 

'의견 이야기'는 전북 임실군 오수에만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밀양에도 의견상이 있다니... 어제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은 의아했다. (관련 글 : 2016 오수 '의견문화제' 현장스케치)

 

과연 밀양에 있는 의견상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선다.

 

 

마흘리 신생마을 입구

 

'아띠랑'의 박 대표가 알려준 대로, 마흘리에 가면 의견상을 볼 줄 알았는데... 마흘리에 도착하고 보니, 마을이 한 두 곳 있는 게 아니다. 

 

마흘리 'OO마을' 하는 표지판을 보고 들어갔는데, 웬걸 동네분들께 여쭤보니 그 마을에는 '의견상'이 없단다... '이거 마흘리 마을마다 다 들어가 봐야 하나'하는 걱정을 하며 다음 마을을 향해 차를 운전한다.

 

첫 마을을 나와 다음 마을에 도착하니... "야호!" 다행히도 마을 입구에 '의견상'으로 짐작되는 동상이 보인다.

 

길 가에 차를 세우고 가까이 다가가 동상을 살펴본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의견상

 

밀양의견상에 대한 설명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동상 아래쪽에 '밀양의견상'이란 한문으로 쓰인 글씨와 의견상에 대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밀양의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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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우리인간에게 의로움을 주었다는 이 언덕과 개에 얽힌 사연 한 토막을 기록하여 둡니다.

지금부터 삼백여 년 전 조선 숙종 때 청렴한 세무공무원인 허초벽(許楚璧)이 이웃마을의 처가 잔치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여 길옆 풀밭에 쓰러져 잠들고 말았습니다.

그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번져오는 것을 보고 늘 동행하던 개가 몸에 물을 묻혀 불길 속을 오가며 뒹굴어 주인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한참 후 허씨가 잠을 깼을 때 개는 온 몸이 그을린 채 죽어 있었습니다.

허씨는 자기를 구하고 의롭게 죽은 개를 양지바른 쪽에 정성껏 묻어주고 거기에 돌 하나를 세워 개의 충직함과 의로움을 기렸습니다.

그 뒤부터 이 고개를 개고개라 부르고 결혼 때 신랑이나 신부를 태운 말이나 가마가 이 고개를 넘나드는 것을 피했다고 전해옵니다.

 

청렴한 세무공무원 허초벽, 잔치에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술기운에 잠들고... 동행하던 개가 주인의 목숨을 구하다!

 

어딘가 '오수 의견이야기'와 많이 닮았다... 오수 의견이야기는 신라시대의 실화가 구전되어 온 것으로서, 주요 골자는 위기에 처한 주인을 구하고, 생을 마친 의견과 그 의견이 묻힌 곳에 꽂은 지팡이가 한 그루의 무성한 나무로 자라났다는 내용이다.

 

 

밀양의견상 내력

 

의견상 아래 또 다른 면에는 '밀양의견상의 내력'이란 글이 기록되어 있다.

 

밀양의견상의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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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개고개에 얽힌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중 마을 사람들에 의하여 '연리 허초벽 염결비(椽吏許楚璧廉潔碑)'라 씌어진 초라한 표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뜻있는 사람들이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비를 바로 세우고 주위를 단장하였습니다.

그 후 개의 충의로움을 기리기 위한 몇 분이 밀양의견상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의 염결비 옆에 밀양의견상이라 이름지어 상을 세웁니다.

1998. 12. 12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이야기, 마을 사람들이 발견한 초라한 표석이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렇게 '의견상'과 '의견비'로 탄생한 것이다. 

 

'밀양의견상 내력'에 대한 글을 읽으니, 왠지 허초벽과 의견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표석이 발견된 것처럼,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그렇다.

 

 

밀양의견고개

 

밀양에도 의견상이 있다

 

"아하! 밀양 마흘리 신생마을에도 의견상이 있구나"... 1998년 뜻있는 분들에 의해 의견비와 의견상이 세워졌는데,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술기운에 잠이 든 주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견의 이야기!... 우연히 방문했던 카페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오늘 이렇게 직접 방문해 '밀양의견상'을 눈으로 확인했다. 

 

주인을 위해 희생한 밀양 의견의 동상과 비석이 있는 마흘리 신생마을 입구!... 전북 임실의 오수처럼 '공원'으로 조성하지는 않더라도, 여행객들이 오며 가며 의견상도 보고, 쉬어갈 수 있게 쉼터 하나쯤은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아마도 '연리 허초벽 염결비(椽吏許楚璧廉潔碑)' 표석에 담겼던 '의견'의 가치를 뜻깊게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임실 오수의견에 이어, 밀양에서 또 다른 의견상을 만난 곳... 그곳은 바로 '밀양의견고개'가 있는 마흘리 신생마을 입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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