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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의령 벽계저수지... "쇠목이랑 한호 만나러 한우산에 놀러와!"

by 야호펫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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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 도깨비 동상

 

의령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지금, 벽계저수지 정동교를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 것 같았던 '벽계저수지' 도깨비 다리... 함께 한우산 도깨비와 한호를 만나러 출발해보자.

 

 

정동교와 도깨비 다리 풍경

 

벽계저수지를 검색하고 찾아가는 길,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곳은 벽계야영장이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벽계야영장으로 가는 길... 정동교를 지나는데 도깨비 동상이 보이고, 다리를 다 건너니 호랑이 동상이 보인다.

 

주차장이 별도로 없어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정동교 도깨비 다리를 건넌다.

 

 

자굴산ㆍ한우산 안내도

 

다리를 건너오니 주변에 자굴산ㆍ한우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안내도에는 지금 있는 곳은 벽계저수지 정동교이고, 차를 타고 지나온 곳이 궁류면, 한우산은 대의면쪽으로 올라가도록 나와 있다.

 

 

도깨비 다리

 

호랑이 동상이 있는 곳에서 출발해서는 주변 경관을 보며 다리를 건너왔는데, 도깨비 동상이 있는 곳에서 건널 때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보면서 다리를 건넌다.

 

아래에 사진과 함께 안내문의 내용을 소개한다... 여행을 하면서는 사진으로만 담아왔는데, 찬찬히 읽어보니 하나하나의 얘기들이 무척 재밌다.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

얘들아, 한우산으로 놀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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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진양기맥에 자리 잡은 한우산은 호랑이가 새끼를 낳아 키우던 산이야. 지금도 호랑이가 살아. 믿거나 말거나지만. 물론 한우산 주인인 도깨비 대장 쇠목이도 살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도깨비 대장 쇠목이가 저기 오고 있네.

도깨비 대장 쇠목이는 목소리도 우렁차. 한우산 공기가 맑아서 그런가 봐. 달품 바위 아래 갈참나무 할배도 귀를 막는다니깐. 길참나무 할배는 한우산에서 수백 년을 살았지만 귀는 엄청 밝아. 그래야 동물들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거든.

도깨비 쇠목이가 흔들흔들 춤을 추며 오고 있어.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불러. 엄청 기분이 좋은 가봐. 망개 잎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말야. 초록 망개 잎이 햇볕에 반짝거려. 한우산에 놀러온 사람들을 마중 나왔대. 털이 부숭부숭한 손에는 도깨비 방망이를 들었지. 사람들이 도깨비 쇠목이를 보고 있어.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자. 반갑다고 천천히 손을 흔들어. 아이들은 도깨비가 무섭지도 않은가 봐.


얘들아, 안녕!

난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야. 한우산에 놀러 온 걸 환영해. 도깨비 쇠목이 목소리가 점점 커졌어.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나봐. 내가 너희들을 불렀어. 도깨비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거든. 왜 불렀냐고? 소원을 들어주려고 불렀지. 누구나 꼭 이루고 싶은 소원 하나씩은 있잖아. 나도 그랬거든.

착한 도깨비라고? 아냐 아냐! 난 욕심 많고 심술궂은 나쁜 도깨비였어. 한우도령과 응봉낭자의 사랑이 시샘 나서 한우도령에게 못된 짓을 했거든.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안타깝게 여긴 솔방울 정령들이 한우도령은 참비(한여름 차가운 비)로, 응봉낭자는 붉은 철쭉꽃이 되게 했단다.

난 응봉낭자를 만나려고 철쭉꽃을 마구마구 뜯어 먹었지. 철쭉꽃은 독이 있어 동물들은 따먹지 않거든. 철쭉꽃을 먹은 난 깊은 잠에 빠졌어. 갈참나무 할배 말로는 백 년 동안 잠만 잤다네. 깨어나서 보니 세상이 변했지 뭐야. 한우산 여기저기 내 얘기가 가득하더라고. 철쭉꽃은 온 산을 뒤덮고 말야.

마치 응봉낭자가 날 보는 것만 같았어. 착한 도깨비가 되겠다고 철쭉꽃을 보며 약속했지.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 가난해서 힘든 사람, 사랑하는 가족이 그리운 사람,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가 될 거라고. 난 도깨비 대장 쇠목이이니깐. 내가 사는 황금동굴에는 금은보화가 엄청 많아. 부자가 되게 해 주는 황금 망개떡도 있어. 내가 들고 있는 도깨비 방망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준단다.


한우도령과 응봉낭자 얘기가 궁금하다고? 한우산 정상에 가면 옛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한우도령과 응봉낭자' 설화를 갈참나무 할배가 들려 줄 거야. 갈참나무 할배는 옛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거든. 예기 보따리를 풀면 정암 솥바위까지 닿는 다니깐.

한우산까지 어떻게 가냐고? 걱정마. 내 친구 '한호(한우산 호랑이)'가 데려다 줄 거야. 도깨비 대장 쇠목이는 응봉낭자가 좋아했던 망개 잎을 한잎 두잎 바닥에 떨어뜨리며 철쭉꽃으로 붉게 물든 한우산을 쳐다봐. 왜 그러는지 알겠지? 앗! 한호가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네.

 

다리 입구에 세워진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 이야기다.

 

쇠목이, 한우도령, 응봉낭자, 갈참나무 할배, 한호 등 이야기 속에 많은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다리를 따라 걸으면 하나둘씩 자세히 알게 된다.

 

 

도깨비 쇠목이가 흘리고 간 망개잎

 

도깨비 쇠목이가 흘리고 간, 망개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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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쇠목이는 응봉 낭자에게 줄 망개떡을 만들어 자신의 황금 동굴에서 나와서 걸어가며 생각합니다. "응봉 낭자에게 이 맛있는 망개떡을 전해주며 고백을 하면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지자 쇠목이는 자신도 모르게 들고 있던 망개떡을 하나씩 먹으며 떡을 감싸뒀던 나뭇잎을 하나둘 씩 흘리며 걸어갑니다.

 

의령의 특산물 '망개떡'... 도깨비 대장 쇠목이 이야기 속에도 망개떡이 등장한다. 의령하면 '망개떡'이라고 할 정도로 망개떡은 정말 의령을 대표하는 특산물인가 보다.

 

 

다리에 있는 터널과 터널 안 쉼터

 

다리 중간 지점에 터널이 있고 터널 안에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있다. 예쁘게 만들어진 터널과 쉼터가 귀엽게 느껴진다.

 

자 그럼, '자굴산의 호랑이', '홀어머니의 너드렁', '도깨비와 황금 망개떡' 등의 이야기를 만나러 렛츠 고!

 

 

자굴산의 호랑이

 

자굴산의 호랑이 우리나라의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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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중 효와 우애에 감동하는 효감호설화(孝感虎說話)는 호랑이를 윤리도덕도 알고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인간처럼 보는 이야기입니다. '호불 어미 너드랑' 같은 옛 이야기에서 친숙한 호랑이는 지금은 우리나라의 산에서 볼 수 없는 멸종동물입니다.

 

 

홀어머니의 너드렁

 

홀어머니의 너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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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굴산 밑 마을에는 외동이라는 효자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어요. 모자는 남의 집에 농사일을 거들어 주거나 산에 가 나무를 해다 장에 팔아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어요.

어느 날 나무를 하러 간 외동이가 돌아오지 않았어요. 걱정이 된 어머니가 자굴산 비탈길을 올라보니 큰 호랑이 앞에 쓰러진 외동이가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너무 놀라 혼절해버렸는데 그때 어머니의 치마폭에 실을 날 때 쓰던 자갈들이 산비탈에 와르르 쏟아졌어요. 그 호랑이는 열심히 사는 모자를 가엽게 여겨 집에 업어다 놓고 약초와 나뭇짐도 갖도 놓고 사라졌습니다.

이튿날 또 나무를 하러 산에 가보니 신선 덤 아래에 긴 돌 너드렁이 생겼는데, 어머니가 쓰러질 때 쏟아진 자갈로 생긴 거였어요. 마을 사람들은 그 돌너드렁을 '호불 어미 너드렁'이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 '너드렁'이 무슨 뜻인지 몰라 검색하니, '너드렁'이란 말이 어학사전에도 나오지 않는다. 어떤 분이 블로그에 소개한 글에 '너드렁'은 '넓다'라는 뜻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도깨비와 황금 망개떡

 

도깨비와 황금 망개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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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한우산에는 심술궂은 도깨비 쇠목이가 살았습니다. 어느 밤, 망개떡을 한우도령과 함께 나눠먹으며 즐거워하는 응봉낭자를 본 쇠목이는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속앓이를 하던 쇠목이는 궁리 끝에, 응봉낭자가 좋아하는 망개떡을 황금으로 만들어서 찾아가 사랑을 고백했지만 거절당했어요.

그러자 쇠목이는 못된 마음을 품고 한우도령을 해하였습니다. 쓰러진 한우도령을 발견한 응봉낭자는 그 자리에서 한우도령을 따라가버렸고, 홍의송 정령들은 두 사람의 억울한 죽음을 안타깝게 여겨, 응봉낭자는 아름다운 철쭉꽃으로 한우도령은 찬비로 다시 태어나게 해줬어요.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쇠목이는 황금동굴의 황금으로 망개떡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소원을 들어주는 착한 도깨비가 되었답니다.

 

아하! '도깨비와 황금 망개떡'을 읽으니, 쇠목이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쇠목이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쇠목아, 앞으로도 사람들 소원 많이 들어주렴!"

 

 

누구의 발자국이 가장 클까요?

 

자굴산 호랑이와 100m 달리기

 

자굴산 호랑이와 100m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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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실제로 마주치게 된다면 얼만큼 빨리 달려야 도망칠 수 있을까요?
육식동물인 호랑이는 덩치는 크지만 조심성이 많아 주로 소리없이 먹이감에 접근합니다. 그리고 한번 추격적이 시작되면 다른 동물에 비해 소모하는 에너지가 많아 오래 달리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자굴산의 호랑이와 마주칠 때를 대비하여 100m 달리기를 해보아요!

 

자굴산 호랑이와 100m 달리기를 할 정도니, 정동교 옆 도깨비 다리 길이는 최소 100m는 넘는다는 얘기다.

 

달리기 출발점에 서서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달리지는 않았지만, 빠른 걸음으로 100m를 걸어본다... 다리 위에 이렇게 100m 달리기 코스를 만들어놓다니, 아이디어 신선한데!

 

 

한우산 호랑이 한호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 이야기를 감상하며 정동교 옆 도깨비 다리를 건너왔다.

 

다리를 건너기 전 다리 위에서 자녀들과 오래도록 얘기 나누던 가족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다리 위에서 왜 그리 오래 있었나 생각했는데, 실제로 다리를 걸어보니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아 자연스레 그렇게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아기자기한 도깨비 다리를 구경하며 다리를 건너오니, 한우산 호랑이 한호가 기다리고 있다.

 

한우산 호랑이, 한호가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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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엄청나게 큰 것이 정동 다리 가운데로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어.
"호랑이다!"
아이들은 한호산 호랑이 한호의 거대한 몸집에 얼음땡이 되었어.

세상에서 제일 뚱뚱한 코끼리만 했지, 뭉툭한 코, 양쪽으로 뻗어난 날카로운 수염, 황옥눈알, 이마 한 가운데에는 검은색 왕(王)자 줄무늬가 새겨져 있어. 아이들의 눈동자가 한호를 따라다녔어.

한호가 아이들에게 겁먹지 말라는 듯 줄무늬 꼬리를 살랑살항 흔들지 뭐야. 그제야 아이들이 마음을 놓고 조심스럽게 한호에게 다가갔어. 한호의 목을 조르는 아이, 등에 올라타는 아이, 꼬리로 자기 몸을 도르르 감는 아이도 있어. 한호 얼굴을 부비는 아이들도 있다니깐.
"하여튼 요즘 아이들은 겁이 없어"

한호는 아이들이 싫지 않은 눈치야. 아이들을 보며 씨익 웃기까지 해. 서너 명의 아이들의 한호 등에 탔어. 두 세 명의 아이는 꼬리로 또르르 말고, 한 명은 목에 탔어.
"한호야! 달려! 바람보다 빨리 달려."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지.

도깨비 대장 쇠목이가 어소 오라고 손짓을 해. 한호가 고개를 끄덕였어. 아이들은 한호 등 위에 서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 도깨비 쇠목이가 준 황금망개떡을 오물오물 먹으면서 말야. 정동교에서 한호와 달리기를 하는 아이도 있네. 한호 발이 크나 내 발이 크나 발 크기를 재어 보는 아이도 있어. 한호는 이래도 씽긋, 저래도 씽긋. 어느덧 정동 다리를 지나 한우산으로 올라가.
"한호야! 옛이야기 해줘."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쳤어.

"옛날 얘기는 갈참나무 할배한테 들어야 해. '홀어머니와 호랑이', '신선덤 호랑이'. '호랑이와 포수' 이거말고도 엄청 많은 얘기를 들려주실거야."

한호가 몸집을 부풀렸지. 아마, 갈참나무 할배가 얘기보따리를 풀었다고 하면 한우산 모든 동물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올걸. 그럼 숲 속 이야기 대잔치가 벌어지는 거지.
오늘밤, 한우산에는 멋진 축제가 열리겠는 걸.

 

"포효하는 한우산 호랑이 한호"의 모습, 다리 입구에 세워진 한호의 동상도 늠름하기 그지없다.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 한우산 호랑이 한호, 그리고 한우도령과 응봉낭자, 갈참나무 할배... "와우! 정동교 옆 도깨비 다리에 이렇게 많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벽계저수지에 설치되어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와 한우산 도깨비 '한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벽계저수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을 사진에 담는다. 

 

'저수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다니..." 저수지 위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아이디어 역시 신선하다. 

 

지금도 벽계저수지 도깨비 다리에서는 도깨비 대장 쇠목이와 한우산 호랑이 한호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숲 속 동물들이 갈참나무 할배의 옛 이야기를 들으며 축제를 열고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의령의 자연을 만끽하며 우리네 옛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 그곳은 바로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와 한우산 호랑이 '한호'가 반갑게 맞아주는 의령 여행 추천지 '벽계저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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