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테마로 한 함안 여행, '무진정'을 한 바퀴 산책한 후 성산산성 하늘길을 산책한다. 주차장에서 바라봤을 때 '무진정'은 왼쪽에, '성산산성 하늘길'은 정면에 있다.
성산산성 하늘길 입구 오른쪽에 '함안낙화놀이 전수관'이 있는데, 예전에 이곳에서 '1박 2일'을 촬영했었나 보다. 전수관이 어떤 곳일지 궁금해 안으로 들어가 보려 했지만 평소에는 운영하지 않는 듯 문이 잠겨있다.
'성산산성 하늘길'로 출발하는 곳에 에어건이 설치되어 있고, 사람들이 이곳에서 신발과 바지에 묻은 흙을 바람으로 날려버리고 있다... 산성을 한 바퀴 돌고 내려와 에어건을 쏘는 기분은 산책한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쾌감이다.
잠시 성산산성이 어떤 곳인지 살펴보자.
성산산성
성산산성은 함안 성산(139.4m) 정상 부분에 있는 산성이다. 성벽의 윗부분이 많이 허물어져 흙과 돌을 섞어 쌓은 것처럼 보이나, 1991년부터 4년간 진행되었던 발굴조사에서는 납작하게 다듬은 모난 돌들을 수직에 가깝게 쌓아 올린 것이 확인되었다. 규모는 면적 227,821㎡, 전체 길이가 1.4km로, 성벽은 안쪽의 작은 분지를 감싸면서 높은 곳을 따라 쌓았는데 그 모양은 남북이 길고, 동서가 짧은 타원형이다. 동쪽과 남쪽, 서쪽의 성벽에서 성문터가 발견되었고, 성의 안쪽에는 물을 저장하던 시설과 건물터 네 곳 정도가 확인되었다.
성산산성은 '여지도서*'와 '함주지**'에 가야고성(加耶古城)으로 기록되어 있다. 성산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아라가야가 신라에 점령되었을 때 신라군에 맞서 싸우던 장군이 전쟁에 진 것을 원통해 하며 울면서 성산으로 들어갔는데 그 뒤부터는 장군을 본 사람도 없고 장군의 행적이나 사후의 흔적도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성산산성에는 신라와의 전쟁에서 진 아라가야 장군의 슬픈 이야기가 전한다.
성산산성을 발굴할 때 목제품, 과일의 씨와 함께 신라 시대 유물인 신라 기와, 깨진 토기 조각이 나왔다. 또한 700년 전의 연꽃 씨앗도 출토되었는데, 그 싹을 틔운 것을 '아라홍련'이라 한다. 동문 터 안쪽에서는 300여 점의 목간(木簡)이 출토되었는데, 이 목간들은 산성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 고대사를 새롭게 밝혀줄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 여지도서(與地圖書) : 영조 33년에서 41년(1757~1765)에 각 읍에서 편찬한 읍지(邑誌)를 모아 책으로 만든 적국 읍지
** 함주지(咸州誌) : 선조 20년(1587)에 정구(鄭逑)가 편찬한 함안군 읍지, 가장 오래된 사찬(私撰)읍지의 하나이다.
성산의 높이가 139.4m이고, 산성의 길이가 1.4km로 한 바퀴 산책하는데 5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아까보니 어르신도 한 바퀴 돌고 내려오셨길래, 모자를 눌러쓰고는 성산산성을 산책하러 올라간다.
처음 출발하면 조금 가파른 경사가 나오는데, 그곳만 지나니 크게 경사진 곳은 없다. 가야읍에 있는 말이산고분군이 한 눈에 보이는 곳도 있어 산책에 재미를 더해주었다.
길을 걷다보면 '아라가야 역사순례길'이라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 길이 바로 '아라가야 역사순례길 4구간'이라고 한다.
아라가야 역사순례길 4구간, 성산산성 하늘길을 영상으로 감상해보자.
성산산성은 '함안 성산산성 18차 추가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아라가야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성산산성 하늘길'은 그 옛날 이곳을 지키던 선조들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진행 중인 발굴조사가 완료되면 더 많은 산성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리라 기대한다.
무진정을 감상한 후 걸었던 아라가야 역사순례길... 함안 '성산산성 하늘길'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아름다운 산책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