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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

[휴먼걸처아리랑 신간] '사랑한다! 괜찮아!' 1권, 2권

  • 니체의 '즐거운 학문'과 행복한 인생이야기

 

사랑한다! 괜찮아 1권

2016년에 철학아카데미에서 강의한 자료를 엮은 책이다. 아트앤스터디에서 만들어놓은 동영상도 이미 그 직후부터 떠돌았다. 저자 이동용은 이 책과 함께 긴 출산의 고통을 겪었다. 워낙 덩어리가 커서 그랬나보다. 출판사도 부담을 덜기 위해 두 권 체제로 내놓았다.

 

고통이 길었던 만큼 희망은 강렬하다. 암울했던 만큼 복음 소식은 번개처럼 선명하고, 천둥처럼 우렁차다. 어둠이 길었던 만큼 세상은 밝고, 조심스럽게 뻗어오는 빛줄기 하나만으로도 정신을 밝히기에 충분하다. 빛으로 충만한 세계가 진리의 세계이다. 기억이 추억을 만들고, 추억이 많은 생각이 기적을 연출해낸다. 공부가 제일 즐겁다는 기적을.

 

저자 이동용은 《즐거운 학문》을 문장 하나하나 읽어내려간다. 독서의 모범을 보여준다. 그는 소의 되새김질을 가르친다. 일단 외우고, 그 외운 것이 새롭게 외운 것과 만날 때 번개가 발생한다. 준비된 자에겐 소리를 본다는 관음觀音의 경지가 펼쳐진다.

 

인식의 순수 우리말은 깨달음이다. 공자도 《논어》를 시작하며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말로 운을 뗐다. 시작할 땐 '즐거운 마음'이 필요하다. 웃어야 한다. 그런 웃음으로 마음은 깨끗하게 비워지고, 텅 빈 마음이 범종처럼 맑은 소리로 세상을 위로하게 된다.

 

이동용은 아이처럼 해맑다. 눈이 해맑다. 니체의 언어들을 읽어내는 데는 최선의 조건을 갖췄다. 그는 물속에 들어가면 수영을 하고, 물 위에 떠있으면 파도를 타고자 한다. 야구장에 가면 야구를 하고, 축구장에 가면 축구를 하고자 한다. 한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자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돌변한다. 변신은 삶의 권리라면서.

 

사랑은 철학자에게 미덕이 된다. 사랑의 기술과 지식은 철학자를 인식의 길로 인도해줄 뿐이다. 사랑은 즐겁다. 그때 즐거움은 창조를 위한 조건이 되고, 기쁨은 행복을 위한 원인이 되며, 웃음은 극복을 위한 제물이 된다. 승리를 원한다면 전쟁을 감당해야 하고, 이기고 싶으면 패배의 쓴맛도 예감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할 땐 어두운 밤하늘도 심연이라는 무대로 돌변해준다. 별들로 가득 한 무대 위에서 초인은 춤을 춘다. 즐거운 학문이 춤춘다.

 

사랑한다! 괜찮아 2권

이동용은 시를 해석한다. 니체는 시를 쓴 철학자이다. 철학자의 언어를 고스란히 정신 속에 담아내고 마음으로 읽어내려간다. 밤을 밝히는 별빛처럼 그가 남겨놓은 해석들은 별이 되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징검다리가 되어 다른 세상으로 인도한다. 그런 시선과 함께 꿈과 희망이 싹을 틔운다. 볼 게 많은 봄의 향연은 이런 순간에 연출된다. 그렇게 눈 속에 많은 것을 담아두어야 열이 많은 여름을 맞이하여 열매를 제대로 익히게 될 것이다.

 

동영상 강의에서 이동용은 시시때때로 "비유를 배우라"고 가르친다. 신이 한 말이라며, 신성하게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뜻을 깨달으라고 요구한다. 이 말이 마태복음 24장 32절에 나온다며, 공인된 신의 말씀임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명령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니체는 비유의 대가이다. 차라투스트라도 비유 속에서 하나의 역할을 담당할 뿐이다. 이동용은 이런 비유의 바다에서 항해를 감당해낸다. '인치피트 트라고에디아! 비극이 시작되다!' 이렇게 시작하는 잠언 하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첫 번째 장으로 고스란히 옮겨진다. 그만큼 니체가 좋아했던 장이라고 단언해도 될 것 같다.

 

비극은 슬픈 이야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동용은 즐거움의 근거로 비극을 끌어들이는 철학자의 천재적 발상을 이해한다. 연꽃이 진흙을 꺼리지 않듯이, 초인이 자신의 희생을 외면하지 않듯이, 그렇게 비극을 직면한다. 극기복례위인? 그것은 공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식의 그물? 그것은 관계를 맺을 때 실현된다. 외운 것이 외운 것을 만날 때, 인식의 번개가 칠 것이다. 즐거운 복음 소식이다. 이동용은 니체의 복음을 전하는 용감한 전도사이다.


목 차

 

1권

 

머리말

공부가 제일 즐겁다 / 5

 

I. 니체의 시들 - 나는 불꽃이다 / 13

1. 높은 곳에서 쉬고 있는 새 / 15

2. 바람을 이용하는 지혜 / 21

3. 시를 짓는 시인의 자기비판과 웃음의 철학 / 28

4. 빙하에서 풀려난 해빙기의 언어가 준비하는 비극의 시작 / 35

5. 병든 사상가와 철학적인 의사 / 42

6. 철학은 고통의 내용을 변형시키는 기술 / 52

7. 신격화된 진리에 저항하는 허무주의적 중생重生 / 69

8. 허무주의 철학으로의 초대 / 77

 

II. 웃음이 지혜와 결합된 즐거운 학문 / 91

1. 밀물과 썰물의 법칙 / 93

2. 악惡에 대한 새로운 해석 / 106

3. 가능성으로 충만한 세대의 느린 변화 속도 / 120

4. 사람들과의 지혜로운 관계 형성 / 125

5. 착한 사람이라는 이념 / 133

6. 삶의 주인은 누구일까? / 141

7. 남의 눈치만 살피는 겸손한 정신 vs. 세상을 등지고 삶을 향하는 정신 / 149

8. 즐거운 노동과 권태 사이의 줄타기 / 156

9. 즐거운 학문에 기초한 허무주의적 행복론 / 167

 

III. 사랑에 빠진 예술가의 창조정신 / 175

1. 실재론자들의 가능성과 한계 / 177

2. 사물의 이름에 대한 고민 / 184

3. 사랑에 빠진 사람 / 192

4. 여성성과 남성성 / 199

5. 니체가 꿈꾸는 여성상과 싫어하는 여성상 / 208

6. 어머니의 사랑과 예술가의 사랑 / 216

7. 실패작과 죽음에 대한 허무주의적 입장 / 224

8. 비천한 삶이라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 237

9. 아름다운 삶을 위한 글쓰기 / 245

 

IV. 그림자와 싸워야 하는 새로운 투쟁 / 259

1. 투쟁철학으로서의 생철학 / 261

2. 삶에게 이성과 논리란 무엇인가? / 271

3. 허무주의적 시각에 의해 한계를 드러낸 도덕의 진의 / 288

4. 허무주의가 지향하는 광기의 철학 / 294

5. 허무주의의 지혜를 들려주는 광인의 목소리 / 312

6. 위험한 인생 속의 위대한 인간들 / 320

7. 삶을 위한 허무주의적 결단 / 327

8. 삶의 의무로서의 즐거움 / 335


2권

 

V. 아모르 파티! 네 운명을 사랑하라! / 7

1. 새해를 맞이하는 영혼의 환호성 / 9

2. 죽음이라는 생철학의 최대 숙제 / 24

3. 미래를 준비하는 고귀한 전사 / 39

4. 모순을 받아들이는 고통 / 46

5. 생의 한가운데서 실망하지 않기 / 59

6. 배움의 대상으로서 여유와 사랑 / 69

7. 비극의 시작과 인생의 무게 / 82

 

VI. 육체여, 너는 떨고 있는가? / 91

1. 허무주의 철학이 즐거운 이유 / 93

2. 학문과 진리에의 의지 / 109

3. 도덕과 가치를 문제 삼는 허무주의 철학 / 118

4. 오해를 받고 있는 허무주의 철학의 이름들 / 131

5. 신앙은 늙은 정신과 병든 의지의 산물 / 144

6. 도덕의 의복에 길들여진 정신 / 156

7. 정신의 혁명을 위하여 / 167

 

VII. 비극의 시작을 기다리는 위대한 건강 / 175

1. 실패자가 들려주는 복수라는 도덕의 북소리 / 177

2. 문제로서 목적의식과 배우의 예술 / 186

3. 유럽의 남성화를 지향하는 허무주의 / 192

4. 남자와 여자 사이의 편견과 대립은 극복될 수 없다 / 200

5. 만남이 남긴 상처, 고독으로 치유하는 지혜 / 209

6. 독백의 예술이 만들어주는 삶의 가치 / 219

7. 추가된 이름, 강함의 염세주의에서 디오니소스적 염세주의로 / 235

8. 떠날 수 있는 자가 하는 말 / 247

 

VIII. 별을 위한 행복한 춤사위 / 259

1. 시성 괴테에게 한 마디 / 261

2. 시인과 철학자 사이에서 / 276

3. 자유정신의 진심어린 사랑 선언 / 286

4. 정신건강을 위한 허무주의적 자기 치료 / 295

5. 항해를 종용하는 떠남의 철학 / 308

6. 알프스의 산골마을 질스마리아로 떠난 철학자 / 316

7. 따뜻한 남국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 327

 

맺는말

비극이 시작된다, 즐거운 항해를 준비하라 / 341


저자소개 이동용

 

수필가이며 인문학자다. 건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바이로이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철학아카데미에서 니체 사상을 가르치며, 철학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강연과 연구, 집필 활동을 비롯해 수필가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내 안에 코끼리』(이파르, 2016), 『망각교실』(이파르, 2016), 『사람이 아름답다』(이담북스, 2017), 『디오니소스의 귀환』(이담북스, 2018),『야스퍼스의 〈비극론〉과 실존을 위한 근거』(휴먼컬처아리랑, 2020),『니체의 잔인한 망치와 우상의 황혼』(휴먼컬처아리랑,2020),『니체,문학과 철학의 두물머리』(휴먼컬처아리랑, 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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