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삶에 있어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 나의 여행 주제는 단연 '반려동물'이다.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찾아보는 곳은 애견동반식당이고, 그다음이 애견동반카페다. 간혹 애견카페에 들리기도 하지만 예전보다는 방문 횟수가 많지 않다.
애견동반식당이나 애견동반카페에 방문하는 이유는... 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지역의 반려동물 문화를 대표하는 곳을 꼽으라면 애견동반식당과 애견동반카페라고 말하고 싶다.
예전에는 애견카페가 이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애견동반식당이나 애견카페가 그 지역의 반려동물 문화를 대표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여행할 때 애견동반식당과 애견동반카페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지역에 애견동반식당이나 애견카페가 있다는 건 그만큼 그 지역의 반려동물 문화가 발전됐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일 테니까 말이다.
3월 22일과 23일, 군산으로 반려동물 테마여행을 떠났다. 군산에는 2019년 '도그랜드'에서 열린 제1회 '반하자 페스티벌'을 보러 온 적이 있었지만, 당시 군산의 다른 곳은 방문하지 않았었기에 이번 여행은 첫 여행이나 다름없다.
'군산의 반려동물 문화는 어떨까?' 이렇게 떠나온 여행에서, 이전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여행을 경험하게 된다.
이 글은 아직 군산을 여행해보지 않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작성한다. 물론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는 반려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에 소개한 여행지는 이런 분들께 최고의 추억을 선물하리라 기대한다.
초원사진관
군산에 도착하고 제일 처음 방문한 곳은 애견동반식당 '레트로키친'이었고, 그곳에서 맛있는 수제버거를 점심으로 먹었다. 레트로키친을 나와 그다음 간 곳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이다.
나는 '무계획의 계획'으로 여행을 하곤 하는데, 이번 군산 여행도 마찬가지다. 행선지로 레트로키친을 정한 후 나머지 일정은 현장에서 결정한다.
레트로키친에서 식사를 하고 핸드폰으로 '군산 애견동반'을 검색해보니, 가장 많이 조회되는 곳이 이곳 초원사진관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초원사진관으로 향한다.
초원사진관 측면에 '포토존'이 있다. QR코드를 스캔하니 '군산관광 포토투어' 홈페이지가 나온다.
"오호, 이런 게 다 있네!". 홈페이지에는 △시간여행 △호수&숲 △섬&바다 △역사 터 등 네 가지 테마의 여행코스가 나온다.
여행코스 가운데 '시간여행' 코스를 선택해 방문하기로 결정하고는 주변을 걸어본다... 그런데 이거 걸어서 다 둘러볼 수 있는 여행코스가 아니었다.
초행길에 여행코스가 나온 홈페이지를 발견하기는 했지만, 실시간으로 지도처럼 활용하려니 쉽지가 않다. 한동안 걷다가 다시 초원사진관으로 돌아와 예약했던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가 '옹고집쌈밥'에서 저녁을 먹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는 '군산관광 포토투어' 홈페이지를 보며 내일 일정을 계획한다. 여행지 주소를 네비게이션 앱에 일일이 입력하면서 이동계획을 세운다.. 내일은 군산관광 포토투어 홈페이지에 나온 '섬&바다' 코스로 여행해야겠다.
비응도 풍력발전기
군산 여행 2일차, 드디어 나는 군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군산관광 포토투어 홈페이지에 있는 '섬&바다' 여행코스에 '고군산권역 섬&바다내음 여행코스' 13곳이 나온다. 첫 방문지는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비응도 풍력발전기'다.
'어제 초원사진관에서 QR코드가 있는 안내간판을 보지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그랬다면 나는 군산의 바다를 못 본 채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숙소를 출발해 비응도 풍력발전기를 향해 가는 길,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보니 저절로 입이 떡하고 벌어진다... 이 풍경을 못 봤다면 아마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 그렇게 감탄하며 운전을 하다 보니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이렇게 바로 아래에서 풍력발전기를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거인국을 여행하는 것처럼, 풍력발전기 밑에 서니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이 커다란 풍력발전기는 새만금방조제를 건널 때도 보일 정도로 군산을 대표하는 '명물' 가운데 하나라 하겠다.
비응도 마파지길
비응도 풍력발전기를 본 후 '비응도 마파지길'로 향한다.
비응도 마파지길
매가 나는 형상을 닮은 섬이라 하여 "비응도(飛鷹島)"라 함.
1990년대 군장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석산개발 및 매립을 통해 본래의 섬 원형(약 70%)이 사라졌으며, 현재 위치는 비응도 주민들이 옛부터 "마파람(남풍)을 받는 자리"란 뜻으로 "마파지"라 불렀음.
비응도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쫓아 고유지명이 "마파지" 단어를 따서 비응도 해양체험편익시설로 조성된 데크산책로를 "비응마파지길"이라 명명하게 됨
마파지길에 도착해 QR코드를 스캔하고, 안내간판에 나온 내용도 읽어본다. 주변에 모래사장과 바다가 보이고, 데크산책로도 보인다. 반려견과 함께 왔다면 데크산책로를 산책하면 좋을 것 같다.
여행코스 13곳 중 이제 2곳을 둘러봤다. 아직 가야할 곳이 많기에 데크산책로 산책은 패스하고, 다음 행선지 '새만금방조제준공기념탑'으로 향한다.
새만금방조제준공기념탑
'비응도 마파지길'을 본 후 다시 차를 타고 다음 코스 '새만금방조제준공기념탑(이하 기념탑)'을 향해 출발한다.
마파지길에서 기념탑으로 가려면 새만금방조제를 건너야 하는데, 그 길이가 무척 길다. 그 길고도 멋진 장관을 사진에 담고 싶어 '어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금 지나니 새만금방조제 중간 부분에 그런 공간이 있다.
사람들도 이곳에 차를 세우고, 바다 풍경을 촬영하고 있다.
기념탑에 도착했다. 포토존에 나온 설명글을 보니 다음과 같다.
새만금방조제 준공기념탑
33.9km 세계최장 방조제 새만금 준공을 기념한 탑
33.9km... "우와 정말 길다!". 그래서 차로 왔는데도 그렇게 멀게 느껴졌구나.
높은 기념탑 뒤로, 마치 가운을 걸친 듯 조각이 새겨진 벽이 있다. 주변에는 '새만금'의 초성을 따서 만든 조형물이 있는데 초록, 파랑, 노란색으로 되어 있어 산뜻한 느낌을 전해준다. 기념탑 주변에서 보는 바다 풍경도 역시나 시원하게 느껴진다.
무녀도 쥐똥섬
새만금방조제를 건너 '무녀도 쥐똥섬'에 도착했다. 입구에 도착하니 '무녀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안내간판이 보인다.
무엇보다 무녀도는 안내간판에 나온 것처럼 관광포인트가 가장 유명하다.
무녀도 관광포인트
물때에 따라 바닷길이 열려 모세길이라 불리기도 하며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바닷길이 열리면 육지가 되는 두 개의 섬으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오후에 방문하니 바닷물이 빠져 두 개의 섬이 육지가 되었다. 이런 정보를 사전에 알고 왔는지, 함께 온 관광객들이 쥐똥섬쪽으로 걸어간다... 지금 생각하니 나도 저 길을 한 번 걸어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그때는 꼭 걸어봐야겠다.
인터넷으로 이곳을 검색하면 '차는 마을버스 정류장에 주차하고 걸어갔다'고 하는 글을 볼 수 있다.
그 글을 보고는 '마을버스 정류장에 주차하고 걸어가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마을버스 정류장의 정체는 바로...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버스 카페'다... (하하하) 버스가 정차하는 버스정류장이 아니었다!
마을버스 정류장과 쥐똥섬과는 무척 가깝다. 그러니 얼마나 걸어야지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옥돌해수욕장
다음 여행코스는 옥돌해수욕장이다. 홈페이지에 나온 주소로 찾아왔는데,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는 '포토존'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있지?'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무작정 바닷가 쪽으로 걸어간다. 걸으면서 주변을 보니 고즈넉한 선유항의 풍경이 보인다.
바닷가 쪽으로 걸어가니 '구불8길(데크) 고군산길 안내도'가 보인다. 안내도를 보니 옥돌해수욕장으로 가려면 데크길을 걸어서 가야 했다... 사실은 주차장에서 마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곧장 걸어가면 바로 옆에 옥돌해수욕장이 있다.
'데크길을 걸을까, 말까' 한동안 고민하다가는 '그래도 옥돌해수욕장 풍경은 봐야 하지 않을까' 결심하고, 데크길을 따라 걷는다... 사진에 하늘색으로 표시된 구간이다.
데크길을 따라 걸으니 조금씩 옥돌해수욕장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 걷기를 잘했어'... 정말 예쁜 바닷가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그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사진으로 찰칵!
옥돌해수욕장을 둘러본 후 선유항 초입에 있는 '현대횟집'에서 점심으로 회덮밥을 먹었다. 고즈넉한 어촌의 풍경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선유도 기도등대
옥돌해수욕장을 떠나 '선유도 기동등대'에 도착했다.
선유도 기도등대
선박의 안전 항해를 기원하며 두 손을 합장한 모양의 등대
주차장에서 기도등대로 가려면 시계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걸어야 한다. 기도등대 쪽으로 걸어가면서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고즈넉한 어촌의 풍경, 수영하는 고래 모양을 한 조형물, 육지에 올라와 있는 두 척의 배, 정박해 있는 선유도 유람선... 기도등대로 가는 길에 만난 주변 풍경...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선유도 기도등대에 도착했다. '선박의 안전 항해를 기원하며 두 손을 합장한 모양의 등대'가 보인다.
등대 옆에 또 다른 안내글이 있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원등대
등대야, 내 소원 좀 들어줄래?
스마트폰으로 등대를 비추면 바다의 신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줍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제공하는 증강현실 앱 '소원의 벽'에 소원과 사진을 남기고 다녀간 사람들의 소원을 응원해주세요.
'오호, 이런 내용이 있었구나'... 사진을 촬영하면서 기도등대 옆에 있는 이 안내글의 내용은 자세히 보지 않았었다. 이 안내글 옆에 있는 QR코드를 한번 스캔해보는건데 그랬다. 어떤 내용이 나올지 지금도 궁금하다.
기타 여행지, 그리고 글을 맺으며...
기타 여행지
'고군산권역 섬&바다내음 여행코스' 13곳을 6곳을 방문했다.
방문하지 않은 여행지로는 △장자 할매바위 △선유도 대표 조형물 선유스카이썬라인 △장자도 천년나무 △장자교 낙조대 △망주봉 △남악리 전망데크 △어청도 등 7곳이 있다.
'군산관광 포토투어' 홈페이지에 나온 '장자 할매바위' 주소로 찾아가다 보니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 앞에는 '군산 고군산 섬여행 안내도'가 있는데, 주변 지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곳 주차장에서 도로가 끝나고, 왼쪽으로 가려면 걸어가야 한다.
왼쪽으로는 장자도 천년나무, 장자교 낙조대, 장자 할매바위 등이 있는데, 소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다음에 방문하기로 결정한다.
'선유도 대표 조형물 선유스카이썬라인'의 경우, 주차장에서 봤을 때 우측편에 있는 선유도 해수욕장 초입에 있는데, 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별도로 사진 촬영은 하지 않았다.
'망주봉'과 '남악리 전망데크'는 체크를 한다고 했는데, 놓치고 그냥 지나친 것 같다. '어청도'는 지도상으로 봤을 때 배를 타고 가야 하는 곳으로 기회가 되면 다음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글을 맺으며...
이번 여행은 '무계획이 계획'인 여행을 하다 큰 낭패를 볼뻔한 여행이다. 사전에 아무 정보없이 달랑 '애견동반식당' 한 곳을 정해 여행을 떠났으니, 하마터면 군산의 진면목을 하나도 모른 채 집으로 돌아갈 뻔했다.
초원사진관에서 발견한 포토존과 QR코드, 그리고 QR코드를 스캔해 알게 된 '군산관광 포토투어' 홈페이지... 이번 군산여행을 의미있는 여행으로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다.
오늘 방문한 각각의 여행지는 모두 '반려견과 함께 하는 최고의 애견동반여행' 명소들이었다. 각각의 여행지는 모두 귀여운 댕댕이를 위한 견생샷 명소라 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차에서 내려 반려견과 산책하기에 좋고, 덤으로 멋진 서해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마터면 군산에 와서 애견동반식당 두 곳만을 보고, 이렇게 멋진 풍경은 못본 채 돌아갈 뻔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고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꼭 한번 여행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여행지... 오래도록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리란 믿음이 가는 곳... 그곳은 바로 군산 '고군산권역 섬&바다내음' 여행코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