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따오기를 만나러 경남 창녕으로 떠난 여행, '우포늪 생태체험장'을 관람한 후 '우포늪생태관'에 도착했다. 이 글에서는 우포늪의 자연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우포생태관'의 모습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우포늪 생태체험장'을 관람하고 드디어 '우포늪생태관'에 들렸다. 오는 길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도착하니 어느새 오후 4시가 되었다.
"그래, 바로 여기야!". 2013년 우포늪에 방문해 자전거를 탔던 곳이 바로 이곳 우포늪생태관이다. 입구 왼쪽편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는데, 생태관을 둘러보고 나와서 라이딩할 생각이다.
입구에서 봤을 때 오른쪽 방향에 우포늪생태관이 있다. 잔디밭에는 우포따오기 캐릭터 조각품도 있고, 생태관 가는 길도 따오기 표지판이 안내해준다.
밖에서 바라보는 우포생태관의 첫인상은 깔끔하고, 산뜻하다는 것이다. 출입구로 난 테크 길, 잠자리가 날아다니는 벽, 쪽배를 타고 있는 필부(匹夫)와 늪에서 무언가를 잡고 있는 필부(匹婦)의 모습... 화사한 봄 햇살을 받는 외부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출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창녕우포늪생태관 (CHANGNYEONG UPO WETLAND ECO CENTER)'이다.
'WetLand Eco Center'... 영어로 표현하면 이해가 좀 더 쉬운 경우가 있는데, 우포늪생태관의 영어 뜻을 하나하나 짚어보니 조금은 이해가 쉽다. 습지를 영어로 'Wetland'라고 하나보다. 젖은 땅, 축축한 땅... 이렇게 이해하니 좀 더 쉽다.
1층 로비에는 포토존, 스마트 가든 등이 있고, 우포늪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CCTV 관제소도 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실내가 전체적으로 환하고 깔끔하다.
우포늪생태관 전시관은 1층과 2층으로 되어있다. 전시실로 들어가는 전시관 입구에는 '우포늪'이라는 글씨가 게시되어 있는데, 글자체가 독특하다. 개인적으로는 '우포늪체'라고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니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의 전시실을 만날 수 있다.
전시실을 둘러보다 한 곳에서 색다른 체험을 한다. 그냥 지나치려다 문구를 보고 멈춘 곳, '우포늪의 바닥을 느껴보세요'라는 문구를 보고는 멈춰서 데크 위로 난 길을 걷는다.
데크 중간에 '우포늪'을 걷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모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느낌 최고다!". 마치 우포늪 습지를 실제로 걷고 있는 느낌이다.
보물창고, 우포늪 우포늪
바닥에는 우포늪에 살았던 생물의 잔해가 가라앉아 흙에 섞여 있습니다.
우포늪 바닥 상부 중 식물이 분해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곳은 푹신푹신하기도 합니다. 바닥으로 깊이 내려갈수록 오래된 생물의 잔해가 있습니다.
우포늪 바닥을 걸으며 과거 우포늪에서 살았던 생물들을 상상해보세요.
1층 전시실에서는 우포늪의 자연환경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실 건물 벽과 기둥에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고,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길은 계단이 아니라 데크 길로 되어 있다.
1층 전시실이 우포늪의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면, 2층 전시실은 '우포늪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우포늪의 자연환경, 따오기 등에 대해서는 몇 번 들었지만 이곳 우포늪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접해보지 못했다.
이번 여행은 이런 '우포늪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의미있는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앞에서 체험한 '우포늪의 바닥을 느껴보세요'와 이 사진 한 장일 것 같다.
물안개가 이는 것으로 봐서는 이른 새벽일 것 같기도 하고, 주변이 어두운걸 보니 저녁이 가까워오는 저녁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한 남자가 쪽배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던져놓은 그물을 확인하러 가는 길일까. 밀짚모자를 쓴 필부의 모습이 오늘 유독 내 눈길을 끌고 발길을 잡는다.
사진은 마치 "This is UPO life"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2층을 둘러보면서 몰랐던 사실도 알게된다. '우포 갤러리'를 보니 이곳 창녕과 우포를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들에 대한 소개가 나와있다.
'마당을 나온 암탁',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불꽃처럼 나비처럼',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영화 포스터가 게시되어 있고, 포스터 아래에 '마당을 나온 암탉' 관련 글들이 설명되어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 배경은 경남 창녕 우포늪. 오돌또기 미술팀은 10만 장이 넘는 우포늪의 사진을 토대로 모든 밑그림을 연필로 그려 2D 애니메이션만이 갖는 차별점인 회화적이며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나도록 했다."
- 월간디자인 2011년 10월호 인터뷰 중 발췌
"메인 무대 사진을 담기 위해 2년 걸쳐 미술팀 스태프 전부가 여러 차례 우포늪을 더 다녀왔다. 경남 창녕의 우포늪 분위기는 생각하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너무 방대했고 애니 그림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레이아웃이나 배경 컬러링을 할 때 많은 이들이 그림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복잡하게 생긴 억새와 갈대, 풀 몇 가지 등등을 정형화시키거나 약화해 새로운 설정을 만들어나갔다."
- 미술팀 제작가 블로그 발췌(https://dingtwo.tistory.com/198)
우포늪 생태계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있는 터치 스크린이 있다. 우포늪 생태계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 공급서비스, 조절서비스, 문화서비스... 이건 남녀노소를 떠나 꼭 한번씩 눌러보면서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우포늪을 실제로 보기 전에 이 내용을 읽어보고 간다면, 우포늪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래는 2층 전시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다. 도서관, 늪배(쪽배) 타기, 체험공간 등의 풍경을 담았다.
우포생태관은 작년 후반기부터 무료로 방문객에게 개방되었다. 아기자기한 외부, 깔끔한 로비, 우포늪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전시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우포늪의 바닥을 느껴보세요' 체험과 쪽배를 타는 남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우포늪의 자연환경, 그리고 우포늪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곳, 그곳이 바로 '우포늪생태관'이었다.
생태관을 둘러본 후 밖으로 나와 우포늪으로 향한다. 자 이제, 자전거를 타고 우포늪을 둘러보러 "렛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