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1일 (금) 오후 7시 40분 KBS 1TV
“저 뒷짐 진 아저씨로 인해 가족도 많아지고 내 인생이 너무 달라졌어요”
전남 함평의 드넓은 잔디밭이 초봄을 맞아 소란스럽다. 주인공은 도랑을 파고 있는 초보 농부 준석 씨 부부! 구슬땀 흘리며 삽질하는 남편 옆에서 고품격 노동요를 뽐내는 아경 씨. 서울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시골 총각을 만나 함평으로 내려온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새댁이다.
신혼부부의 귀농 생활이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는 건 세 마리의 반려견 덕분. 결혼과 동시에 아내와 15년을 함께 살아온 단짝 '쭈쭈'와 남편이 키우던 '훤', '빵꾸'가 자연스레 남매의 연을 맺어 모두 다섯 식구가 됐다.
자식 많은 집이 늘 그렇듯 녀석들마다 캐릭터도 제각각. 눈만 뜨면 '꼬리콥터' 풀가동하는 훤과 호기심대장 홍일점 빵꾸, 서울깍쟁이 쭈쭈와 함께라면 힘든 잔디밭 농사도 흥이 넘친다.
"훤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울컥하면서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이삿짐을 싸서 같이 시골로 내려 왔죠"
남편 준석 씨는 처음부터 개를 좋아했던 건 아니다. 부산의 바닷가에서 녹슨 철조망에 목이 묶여있던 강아지가 안쓰러워 데려온 게 현재 준석 씨의 단짝 '훤'과의 첫 인연이었다. 죽을 지도 모른다는 동물병원 의사의 진단을 받았지만 지극정성으로 살려냈고, 아프지 말고 '훤칠하게 자라라'라는 의미로 '훤'이란 이름도 지어줬다.
한때 거듭되는 사업 실패에 월세도 못 낼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그의 곁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되어준 존재가 바로 훤! 무일푼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향집으로 돌아올 때에도 이참에 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는 준석 씨다. 그러나 현실은, 넓은 시골 마당이 좁아보이게 만드는 훤의 에너지! 결국 장정 준석 씨를 털썩 주저앉혔다는데...
"공사를 하다 보니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지?' 싶었어요. 근데 다 하고 나니까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부부는 남편 집안에서 대대손손 내려온 300년 된 고향집을 직접 개조해 신혼집을 마련했다. 기둥 하나, 벽돌 하나까지 공들인 결과, 소 외양간은 감성 넘치는 부엌으로, 쌀 창고는 모던한 침실로 변신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지만 워낙 오래된 집이다 보니 아직도 손볼 곳이 남아있다는 게 함정. 날이 풀리자 겨우내 찬바람이 드나들었던 외벽을 보수하기로 했다. 거침없이 시멘트 반죽을 시작하는 20대 젊은 새댁 아경 씨. 하지만 준석 씨가 물의 양을 잘못 맞춘 탓에 시멘트 반죽이 묽어지고 말았다. 농도를 맞춰 반죽을 다시 하고 싶은 꼼꼼한 아경 씨와 스리슬쩍 넘어가고 싶은 준석 씨의 신경전이 시작되는데... 과연 부부는 무사히 외벽 보수를 마칠 수 있을까?
"그냥 가족이죠. 운명이 정해준 나의 아기들"
봄을 맞아 단짝을 위해 부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겨우내 털이 많이 자란 쭈쭈만의 애견미용실을 열기로 한 것이다.
전동 이발기를 들고 호기롭게 털을 깎기 시작하는 아경 씨.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쭈쭈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급기야 집을 나가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잘못 잘려나간 털만큼 삐뚤어진 쭈쭈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을까?
한편 마당 생활을 하는 훤과 빵꾸를 위해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새 집을 만들어 주기로 한 부부. 하지만 얌전히 있을 빵꾸가 아니다. 엄마 아빠가 공사에 집중하는 사이 신혼집을 급습하는데...
전남 함평에서 반려견 세 마리와 함께 사는 신혼부부의 슬기로운 귀농 라이프! '청춘 부부, 그림 같은 집을 짓고'는 3월 11일 금요일 저녁 7시 40분 <동물극장 단짝>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