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월요일, 오후부터 의정부에는 눈이 내렸다. 추운 날씨에는 '의정부 부대찌개'가 제격인 것 같아, 의정부 부대찌개거리에 있는 식당에 들려 저녁 식사로 부대찌개를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새로 오픈한 애견카페에 들려 차를 한 잔 마시고 가야지'하며 걸음을 비어마이독으로 옮긴다.
비어마이독은 부대찌개거리가 있는 쪽에서 신호등을 건너니 바로 만날 수가 있다. 경전철을 타고 왔다면 그야말로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코앞에 카페가 있다.
비어마이독은 건물 2층에 있는데, 입구에는 카페에 대해 소개하는 안내 배너가 세워져 있다. 배너에 적힌 안내문을 보니, 이곳이 어떤 곳일지 대충 짐작이 갔다.
커피, 맥주, 꽃차, 디저트, 안주를 한 공간에서 즐겨보세요.
15kg 미만인 강아지들만 입장 가능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ㅠ)
매장 전체 미끄럼방지 시공완료!
새로 오픈한 비어마이독은 어떤 곳일까. 호기심을 안고 카페로 들어선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니 환하고, 넓고, 깨끗한 비어마이독의 실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안경에 서리가 껴서 아주 잠시 앞이 뿌옇게 보였다.
전체적으로 비어마이독이 주는 이미지가 밝고 환하다. '오호! 괜찮은 걸!'
카운터에서 메뉴를 주문하는데, 메뉴에 다양한 '꽃차'가 포함되어 있고, 꽃차에 대한 설명도 적혀있다. 오늘 Pick한 메뉴는 '캐모마일'과 '메리골드'인데, 왠지 차가운 겨울 날씨와 잘 어울릴 것 같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카페를 둘러본다. 창문에 비어마이독 로고와 전화번호가 적힌 액자가 걸려있는데, 액자 뒤로 보이는 곳이 바로 경전철 의정부중앙역이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를 지하철로 올 때 이곳에서 내리면 된다.
앉아서 비어마이독 상주견 '모찌', '땅콩'이와 놀다 보니 주문한 꽃차가 나온다.
애견카페에서 이렇게 꽃차를 맛보다니! 캐모마일과 메리골드의 은은한 향과 고운 빛깔이 여느 애견카페와는 달리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꽃차의 배경이 되어준 땅콩이도 꽃차의 향이 좋은가 보다. 한동안 옆에 있다 친구들과 놀려고 아래로 내려갔다.
캐모마일은 숙면에, 메리골드는 시력에 도움을 주는 꽃차라고 한다. 몸에 좋은 꽃차, 한 잔 마시고는 뜨거운 물을 보충해 한 잔 더 마신다.
카페에서 댕댕이들이 뛰어노는 모습과 함께 비어마이독의 시설과 가구들을 살펴보는데...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있다. 그 말은 바로 '견취존중!'... '반려견의 취향을 존중합니다!'
비어마이독은 보호자뿐 아니라 댕댕이들의 취향을 존중하는 '배려의 공간'이다. 왜 그럴까. 아래 사진 세 장을 보면서 잠시 그 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답이 뭘까?... 반려견 전용 공기청정기, 정수기는 다른 카페에도 있을 것 같아 답에서는 빼려고 한다.
첫 번째는 바닥뿐 아니라 벤치처럼 생긴 긴 의자에도 미끄럼방지 시공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꽃차 사진에 나온 땅콩이처럼, 댕댕이들이 긴 의자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활동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반려견 계단이다. 댕댕이들이 보호자가 있는 의자로 올라갈 때나 놀려고 내려갈 때 계단을 따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테이블이다. 보통 테이블의 다리는 네 개여야 정상인데, 비어마이독의 테이블에는 다리가 두 개만 있다. 그게 무슨 차이냐고?... 눈높이를 댕댕이에게 맞추면 답이 금방 보일 것 같다.
실제로 댕댕이 눈높이에서 의자와 테이블을 보면 어떻게 보일지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동영상을 하나 추가한다.
비어마이독에서도 댕댕이들이 친구들과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을 봤는데, 욘석들 테이블 밑을 브레이크 없이 전 속력으로 질주하면서 논다. "달려 달려, 댕댕이 런!" 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은 테이블 옆에 놓인 반려견 전용 테이블이다. '모든 개는 다르다'는 말처럼, 카페에서 신나게 달리고 싶은 댕댕이도 있는 반면, 조금은 쉬고 싶어하는 댕댕이도 있게 마련이다. 아니면 신나게 뛰어놀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댕댕이들도 있고 말이다. 반려견을 위한 프라이빗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전용 테이블, 댕댕이 취향을 존중하는 비어마이독의 배려가 돋보이는 가구라 하겠다.
한 자리에 앉아서 비어마이독의 장점을 이 정도 발견했으면... "우와!"... 나 자신을 칭찬하고 있다.
비어마이독은 친구인 김인혁ㆍ이수황 두 대표가 작년 11월 22일에 오픈한 카페다. '견취존중'의 시각에서 카페를 바라보니, 젊은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숨은 노력에 절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비어마이독에는 댕댕이들을 위한 '견취존중'만 있는 게 아니다. 카페 곳곳이 포토존으로 가득하다.
댕댕이 생일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이 룸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은 프라이빗 공간으로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대표분이 알려준다.
방을 나와서 보이는 복도에도 포토존이 귀엽게 꾸며져 있고, 모퉁이를 돌면 나오는 자투리 공간에도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복도 쪽 포토존을 살펴보고 돌아서는데, 복도를 따라 보이는 카페 풍경이 멋진 뷰를 선물한다.
인스타그램 인증샷 포토존, 명품 브랜드가 있는 포토존. 댕댕이 사진을 촬영하면 모두 멋지게 나올 것 같은 배경들이다.
프라이빗 공간과 복도, 포토존 등 비어마이독의 곳곳을 둘러본 후 자리에 앉아 한참 동안 댕댕이들이 노는 모습을 살펴본다. 상주견인 모찌는 8살, 땅콩이는 6살이었는데, 오늘 카페에 놀러 온 댕댕이들은 대부분 천진난만한 꼬마 댕댕이들이다.
태엽을 감아놓은 시계가 풀리는 것처럼 댕댕이들이 어찌나 신나게 뛰어노는지, 노는 모습만 봐도 철부지 꼬맹이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달려라 달려, 댕댕이 런!"... 보는 사람도 덩달아 에너자이저가 되는 느낌이다.
비어마이독에 대해 "도심에는 이렇게 반려견들이 맘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라며 "댕댕이들이 언제든 찾아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맞은편, 경전철 의정부중앙역 애견카페.... 겨울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은은한 향의 꽃차를 맛본 카페, 두 청년의 '견취존중' 배려심이 숨어있고, 곳곳이 포토존으로 가득한 공간... 그곳은 바로 댕댕이들의 이야기로 함박꽃이 필 의정부 애견카페 '비어마이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