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은 나를 30여 년 전 추억으로 안내하는 곳이다. 그래 아마 후암동은 나뿐만 아니라 내 나이 또래 남자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안겨주는 그런 장소일 것이다.
노량진에서 재수를 하던 시절, 이곳 후암동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아마 서울에 살던 내 나이 또래 남자라면 이곳 후암동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았을 것이다.
기억 속 후암동에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애견동반식당이 있다고 한다. 오래전 추억을 떠올리며 후암동으로 향한다.
오늘 방문하는 곳은 후암동 버거 맛집 '바스버거'다. 차량은 후암시장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직원분이 알려준 곳으로 걸어간다.
뒤로는 남산이 보이고, 옆으로는 후암시장이 보인다. 걸어가며... 직사각형으로 정형화된 도시의 모습이 아닌 다각형의 서울을 만난다.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해 조금 걸으면, 바스버거 후암점에 도착한다. 건물 2층에 있는 바스버거의 간판이 멀리서도 보인다.
바스버거에 도착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보자.
입구에 도착하니, '웰컴 펫'이라는 영어로 된 문구가 보이고 반려견과 동반할 때 주의사항 등의 창문에 게시되어 있다.
문을 열고 바스버거 안으로 들어선다. 적벽돌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카운터가 보이고, 카운터 위쪽으로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스버거 세트를 주문하고, 실내를 둘러본다. 들어섰을 때 정면으로 길게 난 통로를 따라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고, 우측편 안쪽으로도 테이블이 놓여있다.
정면에서 보이는 커다란 창문 자리가 전망이 제일 좋아, 그리로 가서 앉는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손님들이 들어온다. '와호! 간발의 차이로 명당 자리에 앉게 됐다'
주문한 버거와 음료가 나온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보이는 후암동의 풍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이 근처 어딘가에 있었을 예전 '병무청'과 과거의 추억이 오버랩되며, 짧은 순간 지나온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버거 맛집답게 바스버거 맛이 일품이다. 10월의 마지막 날, 가을 햇살을 받으며 버거를 맛본다.
식사를 마치고 야외 테라스로 나왔다. 이곳이 반려견과 함께 왔을 때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이다. 인조잔디가 깔린 테이블도 있고, 층을 두고 건너편에는 마룻바닥으로 된 공간도 있다.
머리 위 철재 구조물에는 조명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조명 켜진 바스버거의 모습도 운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오래전 추억과 함께 서울 도심에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애견동반식당 '바스버거'에서 식사를 했다. 1층으로 내려와 바스버거 건물을 올려다봤다.
높이 솟은 빌딩을 배경으로 자유로운 다각형의 자태를 뽐내는 바스버거의 모습을 본다. 높이 솟은 빌딩의 스카이라인이 현대를 대표한다고 하면, 바스버거의 외관 라인은 마치 우리가 잊고 있던 오래전 추억과 잊지 말아야 할 인간 본성을 대표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서울에서 애견동반식당을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신도시에 새로 신축한 빌딩안에서 애견동반식당을 만나기가 더 쉬울 것이다.
20대 초반의 추억이 스며있는 후암동에서 애견동반이 가능한 버거 맛집 '바스버거'를 만난 건 그래서 더 기쁜 일인지도 모른다.
'서울역'과 '남산'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곳, '후암동'. 바스버거는 서울역과 남산 사이에 있는 반려견과 함께 가는 후암동 버거 맛집, 애견동반식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