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구성동 굴울마을의 핑크뮬리 소식을 듣고 무척 부러웠는데, 서울 근교 양주에도 핑크뮬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곳은 바로 양주 나리농원. 토요일부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옷을 단단히 입고 나리농원으로 향한다. 월요일의 나리농원 주차장, 평일인데도 이곳을 방문한 차들로 주차장이 빼곡하다.
나리농원은 양주 시민일 경우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네이버 예약 앱을 통해 예약해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권은 현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은 2,000원이다.
네이버 예약 얩을 통해 사전에 예약을 했을 경우, 판매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입구를 통해 입장하면 된다.
입구를 통과하면 제일 처음 '수련'을 만나게 된다. 처음부터 이런 멋진 뷰를 볼 수 있다니, 안쪽 풍경은 어떨지 사뭇 기대가 된다.
농원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를 살펴본다. 관람방향을 따라 장미, 핑크뮬리, 천일홍, 아스타, 억새, 칸나, 가우라, 해바라기, 댑싸리, 코스모스, 백일홍 등의 식물들이 분포되어 있다.
농원에 설치되어 있는 관람방향을 따라 걸으며 주변에 피어있는 꽃들을 본다.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오는 꽃은 '구절초'. 꽃 이름도 많이 듣고 보기도 많이 했건만, 실제 이 꽃 이름이 구절초라는 건 오늘 알았다.
구절초와 연해 장미꽃이 피어있다. '장미'하면 '5월'이 떠오르는데, 가을에도 장미가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5월의 장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장미도 몸을 웅크리고 있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이 가을 장미를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핑크뮬리다!" 핑크뮬리는 이곳 나리농원에서 태어나 처음 본다. 전국 각지로 다니면서 지내왔건만 왜 이 꽃을 못 봤을까.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엷은 핑크색부터 짙은 핑크색까지 핑크뮬리가 다양하게 보인다.
방문객들은 꽃밭 사잇길 곳곳에서 삼삼오오 인생샷을 촬영하고 있다. 핑크빛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한 모습, 정말 장관이다.
핑크뮬리 꽃밭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니 '무늬억새'를 만나게 된다. 사람 키만큼이나 큰 억새가 초록의 자태를 한껏 뽐내며 자라있다.
무늬억새를 보면서 걷는데, 노란 털을 휘날리며 걷고 있는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를 만났다. 반려인과 함께 방문한 댕댕이, 그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았는데 멋진 견생샷을 얻었다.
멋진 견생샷을 선물해 준 골든이와 인사하고 다시 나리농원을 둘러보며 걷는다. 이번에는 숙근해바라기, 가우라, 아스터라는 식물들을 만난다. 둘러보는 곳곳이 모두 멋진 견생샷을 남길 수 있는 장소이다.
나리농원을 반 바퀴쯤 돌면 전망대가 나온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나리농원에 펼쳐진 넓은 꽃밭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하얀색, 빨간색, 핑크색, 초록색... 그야말로 이곳 나리농원은 '꽃길만 걷자'는 말과 꼭 맞는 곳이다.
전망대를 지나니 나리공원의 절반 정도를 걸었다. 노년의 부부도 보이고, 나이 많은 어르신들, 아이들, 그리고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만난 건 댑싸리와 오드리 바이컬로즈(천일홍)다. '댑싸리'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인데, 그건 아마도 '싸리나무'를 많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실제 댑싸리를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드리 바이컬로즈, 천일홍을 이렇게 부르나 보다. 원산지는 중남미, 색상은 선홍색, 꽃말은 '변치않는 사랑'이다.
'아하, 이 색깔이 바로 선홍색이구나'. 천일홍을 보며 '선홍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이제는 그야말로 시나 소설에 나오는 '선홍색'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제대로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나리농원을 둘러보고 출구 쪽으로 향한다. 출구로 나가는 길에 '감동 양주'라고 세워져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고, 나리농원 꽃탑도 보인다. '나리농원'이라는 이렇게 멋진 농원을 갖고 있는 양주시가 부럽기는 하다.
주차장에 가려고 걷는데, 나리농원에 방문한 '치치'와 보호자를 만난다. 빨간 옷을 입은 치치, 보호자와 함께 걷는 모습을 보며 또 한 장의 견생샷을 남긴다. 흔쾌히 사진 촬영을 승낙해 준 보호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출구를 나서기 전에 비닐하우스가 보여 들어가보니 안에 호박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대박!" 그야말로 커다란 호박이 머리 위에 달려있다. 다가가서 바라보니 호박에 '맷돌호박'이라는 글씨가 쓰여있다.
출구를 나와 다시 수련이 피어있는 곳으로 왔다. 물을 뿜고 있는 두 개의 분수가 보이고, 처음 만났던 수련도 보인다. 역시 이곳도 인생샷, 견생샷 명소라 하겠다.
서울 근교 반려견과 함께 나들이 할 수 있는 곳, 견생샷 명소 '나리공원'.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찾는 양주 명소였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나리공원에 가면 2021년 가을을 장식하고 있는 꽃과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 친지, 연인,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멋진 인생샷, 견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곳... 바로 양주 '나리농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