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화) 오전, 동물해방물결이 홍대입구역 인근 고층 빌딩에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이란 문구가 쓰인 초대형 현수막을 게시했다.
동물해방물결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 식용 금지를 앞당기기 위한 캠페인'을 예고한 바 있다.
아래는 동물해방물결이 SNS를 통해 공개한 캠페인의 취지다.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에 '개 도살'이 설 자리는 없다!
'전기 도살은 유죄' 여전히 개들은 잔인하고 불법적으로 도살된다.
지난 2020년 서울고등법원은 개의 입에 전기봉을 물려 감전시키는 방식으로 죽인 도살자에게 '동물 학대'라는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실상 한국에서 동물보호법을 어기지 않고 개를 도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들은 전국에 숨어있는 불법 도살장에서 여전히 잔혹하게 죽임당하고 있습니다.
반려견과 식용견은 다르다? 다르지 않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를 식용으로 집단 번식, 사육하는 '개 농장'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식용으로 도살되는 것은 비단 개 농장의 개들만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던 개들도 불법 경매장 또는 시장, 보신탕 가게, 건강원 등을 통해 유기, 매매됩니다.
즉, 모든 개들은 언제든지 잔인하게 학대, 도살되어 개 식용 산업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정부와 국회가 국민에게 날린 공수표
지난 20대 국회에서 개 식용 철폐를 위한 축산법, 동물보호법, 폐기물 관리법 개정안들이 발의되었으나 모두 폐기됐습니다.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려운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던 정부도 지난 2018년에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겠다'며 축산법 정비를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아무것도 이행되지 않았고 '개 식용'에 대한 관심은 점차 사그라들었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불법'을 방관하고 있다
'개 전기 도살은 동물 학대'라는 대법원의 판결과 시민단체들의 불법 도살장 적발에도 정부는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육견협회는 개를 인도적으로 도살한다더라', '개 식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입니다.
현재 21대 국회에도 개 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계류 중입니다.
"개 식용 금지 신중히 검토할 때"
이에 동물해방물결은 2020년 전 세계 저명인사 37명과 연명한 개 도살 금지 국제 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고, 2021년에는 장기간 조사를 통해 한국 개 식용 산업의 불법성과 잔혹함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9월 27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며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습니다.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
올해 7월,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한 대만,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의 뒤를 이어 한국도 문화적인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동물보호법을 관장하는 농림부가 또다시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시간을 끈다면, 더 많은 개들이 죽을 것입니다. 하루빨리 개 식용을 '동물 학대'로 인정하고, 근절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개 식용, 합법화하자고?
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지시 이후, 육견협회 등은 '인도적으로 합법화된 형태의 개 식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인도적인 개 도살을 강행한다면 한국은 세계 유일의 개 도살 합법 국가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미 심각한 동물 학대, 환경 파괴 문제를 안고 있는 기존 축산업에 개라는 동물을 추가하는 것은 엄청난 국가적 손해이자 후퇴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를 정확히 거론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선명한 방향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진일보가 분명하지만, 이제는 진정한 이행으로 이어져야만 합니다.
정부와 국회가 개 식용 산업을 방관하는 사이 오늘도 수많은 개가 도살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동물 학대와 위법으로 점철된 한국의 개 식용을 금지하는 일, 더 미룰 수 없습니다.
잔혹한 개 도살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계속될 동물해방물결의 활동도 지켜봐 주세요!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 우리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낯 뜨거운 표현이자,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표현한 문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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