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무역관 김성애
- 인재, 중산층, 부유층의 동부 쏠림 현상 날로 심화
- 동부ㆍ동북 고령화 심각, 소비력 강한 지역부터 집중 공략해야
2020년 말 기준 중국 총인구는 14억 1178만 명, 전년 대비 1,173만 명 증가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의 인구 감소세는 면했다. 하지만 중국은 땅이 넓고 지역별 경제발전 격차도 큰 만큼 인구 증감세, 이동, 저출산 및 고령화의 지역별 상황도 크게 다르다. KOTRA 베이징 무역관은 중국 인구분포 및 이동상황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보고자 한다.
블랙홀과 인재
중국은 경제력이 동부 연해로 집중되면서 '동부로 인재 쏠림'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중국 동ㆍ중ㆍ서ㆍ동북 구분
경제발전 수준에 따라 동부ㆍ중부ㆍ서부ㆍ동북지역으로 구분해 지역별 경제격차를 보여줌.
(동부 10성시) 베이징, 톈진, 허베이, 산둥, 장수, 상하이, 저장, 푸젠, 광둥, 하이난
(중부 6성) 허난, 산시, 후베이, 후난, 장시, 안후이
(서부 12성시) 네이멍구, 낭샤, 산시, 간쑤, 칭하이, 신장, 광시, 윈난, 구이저우, 쓰촨 충칭, 티베트
(동북 3성) 헤이룽장, 지린, 랴오닝
현지 대표 구인/구직정보 플랫폼 즈롄자오핀(智聯招聘)과 저핑 거시경제연구소(澤平宏觀)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동부 10성ㆍ시 취업자 중 타 지역에서 온 비중이 10%를 상회했다. 중부, 서부, 동북 지역이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지역발전전략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재 이탈은 악화되는 양상이다.
해당 조사에서 인재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취업하고 싶은 도시는 베이징, 항저우, 상하이, 선전, 광저우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대 도시 중 쓰촨성 성도(省會, 성정부 소재지) 청두와 후난성 성도 창사를 제외한 8곳이 동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경제발달 도시이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는 상주인구 중 1/3 이상이 타 지역에서 유입한 '외지인'이다. '전국급 인재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위 : 만 명
인재 흡입력 순위 | 도시 | 2019년 상주인구 | 2019년 호적인구 | 유입인구 (상주인구-호적인구) |
1 | 베이징 | 2,154 | 1,392 | 762 |
2 | 항저우 | 1,036 | 795 | 241 |
3 | 상하이 | 2,428 | 1,469 | 959 |
4 | 선전 | 1,344 | 495 | 849 |
5 | 광저우 | 1,531 | 954 | 577 |
6 | 난징 | 850 | 710 | 140 |
7 | 쑤저우 | 1,075 | 732 | 343 |
8 | 청두 | 1,658 | 1,500 | 158 |
9 | 닝보 | 854 | 609 | 245 |
10 | 창사 | 839 | 739 | 100 |
2020년 인재 흡입력 상위 10대 도시의 인구 현황
* 일부 도시가 2020년 말 기준 상주인구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시별 인구데이터는 2019년 기준 자료
[즈롄자오핀(智聯招聘), 저핑 거시경제연구소(澤平宏觀), 국가통계국]
성(省)정부 소재지인 성도(省會) 역시 블랙홀처럼 주변 지역으로부터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다. 중국 27개 성도 중 상주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한 도시는 총 9개. 10년 전인 2010년보다 5개 늘었다.
인구 집중상활을 살펴보면 1위 도시 인구지수*가 20%를 웃도는 성도는 시안, 하얼빈, 청두, 우한 등 4곳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서북 도시 시안의 인구 쏠림 현상을 눈여겨보고 있다. 역내 1위 도시 인구지수(人口首位度)가 가장 높은 도시이며 지난 10년간의 상주인구 증가율이 50%를 웃돌고 있기(53%) 때문이다.
* 역내 1위 도시 인구지수(人口首位度) = (1위 도시 인구수 - 2위 도시 인구수) / 2위 도시 인구수
중국 사회과학원 인구ㆍ노동경제연구소 양거(杨舸) 연구원은 "물리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도시에 취업 기회가 확대되면서 대도시보다 역내 1위 도시로 인재가 몰려들 것"이라며 각 지역 중심도시의 블랙홀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 | 2020년 상주인구 (만 명) |
2020년 1위 도시인구 지수 |
2010년 1위 도시인구 지수 |
10년간 변화폭 |
청두 | 2093.78 | 25.02 | 18.80 | 6.22 |
광저우 | 1867.66 | 14.82 | 12.17 | 2.65 |
시안 | 1295.29 | 32.77 | 22.69 | 10.08 |
정저우 | 1260.06 | 12.68 | 9.17 | 3.51 |
우한 | 1232.65 | 21.34 | 17.10 | 4.24 |
항저우 | 1193.6 | 18.49 | 15.99 | 2.50 |
스자좡 | 1123.51 | 15.06 | 14.15 | 0.91 |
창시 | 1004.79 | 15.12 | 10.72 | 4.40 |
하얼빈 | 1000.98 | 31.43 | 27.76 | 3.67 |
역내 1위 도시 인구지수(人口首位度)
자료: 국가통계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
고령화와 실버산업
2020년 중국 65세 이상 인구 1억 9100만 명, 중국 총인구에서의 비중은 13.5%에 달했다. 중신(中信)증권 등 다수의 연구기관은 2025년 이전 중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7% 이상 고령화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실버산업은 '뜨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실버시장* 규모는 2020년 8조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4년까지 13.1%의 연평균 복합성장률로 14조 위안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 실버 서비스, 실버 부동산, 실버 금융, 실버용품 등 전 품목 포함
그러나 실버산업의 발전 가능성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인구 유출이 심각한 동북뿐만 아니라 경제발전 수준이 높고 인재가 몰려들고 있는 동부 도시들도 저출산으로 심각한 고령화에 빠졌다.
중국 4대 직할시, 27개 성도, 5개 계획단열시(計劃單列市: 다롄, 칭다오, 닝보, 샤먼, 선전), 상주인구 500만 명 이상 및 GDP 규모 1조 위안 도시, 주요 공업도시 35개의 고령화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달하는, 이른바 고령사회 진입 도시가 11개이다.
선양, 창춘, 하얼빈 등 동북의 도시뿐만 아니라 난퉁, 상하이, 우시 등 경제발전 수준이 높은 창장 삼각주 도시들도 다수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저출산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고령화 수준이 가장 높은 동부 도시 난퉁은 2002년부터 인구 마이너스 성장기에 진입했다.
중국 실버산업은 전망 밝은 '뜨는 산업'이지만 현지 기업들은 '부유해지기 전에 먼저 늙는(未富先老)' 지역 진출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발달지역을 주목한다.
양로시설 A사 운영팀 허(何) 경리는 "높은 소비력 때문에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를 우선 공략한다"며 "중국의 민간 양로시설은 프리미엄화를 내세웠기 때문에 경제발전 수준이 낮은 지역보다는 소비력이 강한 1선 도시의 부유층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도시 | 65세 이상 인구 비중(%) | 상주인구(만 명) | 2019년 1인당 GDP(위안) |
난퉁(장쑤) | 22.67 | 772.66 | 128.294 |
충칭 | 17.08 | 3205.42 | 75.828 |
다렌(랴오닝) | 16.87 | 745.08 | 99.996 |
상하이 | 16.3 | 2487.09 | 157.279 |
선양(랴오닝) | 15.47 | 902.78 | 77.777 |
톈진 | 14.75 | 1386.61 | 90.371 |
우시(장쑤) | 14.65 | 746.21 | 180.44 |
하얼빈(헤이룽장) | 14.65 | 1000.99 | 55.175 |
칭다오(산둥) | 14.2 | 1007.17 | 124.282 |
창춘(지린) | 14.15 | 906.69 | 78.456 |
지난(산둥) | 14.07 | 920.24 | 106.416 |
고령사회 진입한 주요 도시(2020년 기준)
자료: 국가통계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 2019년 중국 1인당 GDP 70.892위안, 2020년 72.000위안
* 일부 도시가 2020년 말 기준 상주인구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시별 1인당 GDP는 2019년 기준
소가족화와 싱글 이코노미
제7차 전국 인구센서스에 나타난 심각한 중국 인구구조 문제 중 하나는 빠른 소가족화이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중국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가 10년 전보다 0.48명이 감소한 2.62명으로 나왔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기간에 소가족화를 넘어 1인가구 시대로 나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19개 주요 도시의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를 살펴보면 제조업 기지 둥관이 가장 적다.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가 2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그 뒤는 노후공업도시 선양이 잇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우한, 시안 등 인재 블랙홀들도 전국 평균치(2.62명)를 하회했다.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를 제외한 18개 도시의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가 전국 평균치를 밑돌거나 일치했다.
급격한 소가족화로 1인 가구를 겨냥한 '싱글 이코노미'가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화두로 부상했다. 싱글족을 타깃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 예컨대 1인 식품, 식사대용 식품, 반조리식품, 소형가전, 스마트 가전, 가정용 헬스용품, 반려동물을 위한 식품과 스마트기기, 온라인 쇼핑, 음식배달 서비스, 신선식품 배달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현지 바이어들은 보고 있다.
부촌(富村)과 프리미엄 시장
다양한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중산층, 부유층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부호 전문 연구기관 후룬연구원(胡润研究院)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자산규모 600만 위안(약 10역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부호는 362만 세대(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재산 1억 위안 이상을 보유한 재력가는 13만 세대(가구)로 나타났다.
중국 대표 부자도시는 베이징, 상하이이다. 자산 규모 600만 위안의 중산층이 각각 71만 5000가구, 61만 1000가구에 달하며 자산 규모 1억 위안에 달하는 부유층이 1만 9000가구, 1만 6000가구가 모여있다.
특히 수도인 베이징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중산층이 1만 1000가구, 재력가 세대가 400가구 늘었다. 광저우ㆍ선전ㆍ항저우 등 1선 대도시, 성도들도 TOP10에 진입했다. 저장성 낭보, 광둥성 포산에도 중산층이 각각 9.86만 세대, 7.47만 세대가 살고 있으며 자산규모가 1억 위안에 달하는 재력가 2,480세대, 1,74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 자산규모 600만 위안 이상 | 자산규모 1억 위안 이상 | ||
가구 수 | 전년 대비 | 가구 수 | 전년 대비 | |
베이징 | 715,000 | +11,000 | 19,300 | +400 |
상하이 | 611,000 | +9,000 | 16,200 | +400 |
홍콩 | 549,000 | -2,000 | 12,500 | +100 |
선전 | 174,000 | +4,000 | 5,590 | +170 |
광저우 | 166,000 | +4,000 | 4,350 | +90 |
항저우 | 127,000 | +2,900 | 3,340 | +120 |
낭보 | 98,600 | +2,700 | 2,480 | +90 |
포산 | 74,700 | +1,700 | 1,740 | +40 |
타이베이 | 70,300 | +700 | 2,400 | +50 |
톈진 | 64,600 | +500 | 2,220 | +30 |
중국 도시별 부호 보유상황(2020년 기준), 자료: 후룬연구원(胡润研究院)
중국 부유층이 급격하게 확대되며 중국 내 부자도시들은 사치품, 프리미엄 상품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BAIN & COMPANY와 알리바바의 패션 명품 판매 채널인 '티몰 럭셔리'는 중국은 2020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한 사치품 소비시장이라고 지목*할 정도로 중국의 중산층, 부유층은 막강한 소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 202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사치품 시장은 전년 대비 23% 위축된 가운데, 중국 내 사치품 소비는 40% 이상 증가 전망
특히 코로나 사태로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여행이 막힌 중국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는 중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는 해외직구 플랫폼 활성화, 소비유턴정책의 지속 시행 등으로 중국 사치품 소비자들의 국내 소비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중국 부자도시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14억 인구 대국의 인구 감소세는 돌이키기 어려운 추세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최근 부부당 3명의 자녀를 갖도록 허용하고 출산장려 정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단기 내 출생아 수 반등을 이뤄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연구기관에 따라 1~2년 차이는 있지만 중국 인구정점 시기가 2030년 전에 다가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인구분포, 인구구조 문제는 우리 기업의 중국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역의 인구분포, 특징, 소비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중국 진출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급격한 고령화, 1인가구화, 중산층ㆍ부유층 급 확대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 중국 실버시장, 싱글 이코노미, 사치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중국 시니어층, 1인세대, 중산층과 부유층의 기호, 소비패턴에 적합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 후룬(湖潤)연구원 등 KOTRA 베이징 무역관 자료 종합
* 출처 : KO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