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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뉴스/의정부

마을 북카페 '나무' & 장윤지 작가 개인전 '여기도 의정부야?'

by 야호펫 2021.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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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암 재개발지역의 3층 빈집이 전시공간으로 변신
  • 7월 12일(월)부터 19일(월)까지, 장윤지 작가의 사진과 그림 전시
  • 마을 북카페, 12월까지 월 2회 작품 전시회 진행 예정

 

마을 북카페 '나무'의 안은성 대표

 

의정부 신곡동(시민로 226-1)에 있는 마을 북카페 '나무'에서 장윤지 작가의 개인전 '여기도 의정부야?'가 열리고 있다. 전시회는 7월 12일(월)부터 19일(월)까지 열리며, 전시회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전시회는 의정부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100만원 실험실'의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진행되고 있으며, 장암 재개발지역에 있는 3층 빈집에서 열린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마을 북카페 '나무'에 방문하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안은성 대표가 반갑게 맞아준다. 전시회는 건물 3층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안 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회를 관람한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3층 빈집'의 모습

 

'와우! 이런 전시회는 처음이다'

 

재개발지역에 비어있는 집을 정비해 너무나도 멋진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거실, 방, 화장실, 다락방 등 집안 전체를 활용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3층 빈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이곳 전시공간을 활용한 첫 전시회로, 이곳에서는 12월까지 월 2회 작품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개발지역의 변신... 문화도시를 구현하고자 하는 의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너무나도 이색적인 전시회, 가정집을 그것도 빈집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아이디어가 참신하게 느껴진다.

 

 

장윤지 작가

 

멋진 전시공간에서 장윤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한다. 작가 소개는 블로그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정윤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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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단체전 'rainbow'
2019 공셸x을지로 기획전 'ODDS AND ENDS'
2018 민음사 '나쁜피' 개정판 표지
2018 기획전 '마주보기'
2017 개인전 '많은 회색들'
2016 오픈스튜디오 2016 개인전 'view'
2015 대학교류전 2015 HAPPY WALL KOREA2015
2015 의정부 아트 페스티벌 ‘흥겨운 만남이 머물다’
2014 FILE MAKER (document전시)
2014 단국대학교 졸업전시
2014 제10회 GIAF : 전국대학미술페스티벌 2014 젊은 예술을 사다 (주최:Kuspa)
2013 사심 없는 그림 (주최:Kuspa)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rtist_joyce/

 

전시회에는 장윤지 작가의 그림과 함께 작가가 촬영한 사진, 그리고 작품에 대한 설명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3층 빈집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와 함께, 그곳에 있는 작품과 사진, 작품설명을 읽으며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

 

 

장윤지 작가의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벽에 게시되어 있는 사진과 작품에 대한 설명들

 

장윤지 작가는 자신의 작품 활동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의 작업엔 여러 단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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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첫 번째는 사진 찍기다. 이때의 사진 찍는 행위는 그림을 위해 계산된 찍음이 아니라 그 순간의 장면을 담으려는 목적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그 장면을 찍을 때 내가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는지, 그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는지 코멘트와 함께 sns에 업로드 한다. 이것 또한 작업을 위한 행위는 아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생성된 나의 습관이다.

이렇게 모아진 장면들중에 그릴 것을 고른다. 그리고 캔버스에 옮긴다. 이 때 미리 스케치를 하지 않고 바로 색을 칠하며 그려간다. 그 장면의 완벽한 재현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장면에 대한 색, 감정들을 오롯이 느끼며 그려가기 위해서이다.

 

아하! 작가의 설명을 들어보면, 작가는 사진 촬영을 먼저 하고 그 사진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아래 작품들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들이다.

 

 

無人, 25x25cm, oil on canvas, 2020

 

윤석이와의 행복한 시간, 97x97cm, oil on canvas, 2021

 

작가의 작품에는 길고양이와 반려견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이 있다. 그 중 '처음 보시는 건가요?'와 '안녕 친구야 조심해' 두 작품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저를 보시는 건가요?' 작품 설명

 

밤에 본 것들-저를 보시는건가요?, 25x25cm, oil on canvas, 2021

 

'저를 보시는 건가요?' 작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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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동네를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저 계단을 올라가면 놀이터가 있고, 동네 냥이들을 위한 박스집들이 많다.
윤석이는 저 위에서 비둘기를 자주 좇았다.
어쨋든. 이 날 나는 혼자였고, 계단 아래를 지나가다가 무언가 시선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저 고양이.

저를 보시는 건가요?

어두워서 그의 눈이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내가 일부러 난간 사이로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고 고개가 따라왔다.

저를 보고 계셨군요.

다시 가 본 그 곳은 여전히 역광의 그 느낌 그대로였다.
선선했고, 바람이 불고 ... 고양이는 없었다.
이 그림을 들고 다시 이 곳에 와도 이 녀석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사진 찍는 내내 고양이는 오지않았다.
언젠가 또 동네를 떠돌아다니다가 이 곳에 오게되면.. 마주칠 수 있겠지.
그 때도 나를 봐주길.

 

'안녕 친구야 조심해' 작품 설명

 

안녕 친구야 조심해, 145.5x97cm, oil on canvas, 2020

 

'안녕 친구야 조심해' 작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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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친구 혜정이와 가능역에서 의정부 고등학교 앞까지 걸어간 날이었다. 가다가 엄청 말많은 동네 야옹이도 보고, 편의점에서 그 야옹이 간식도 사줬던 기억이 있다. 놀이터도 보고, 의정부 살면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어서 좀 재미있었다.

그렇게 쭈욱 걷다가(이 날도 여느때 처럼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면서 걷고 있었다.) 2층 창문에 뭔가가 나를 지켜보는게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저 강아지..!!!!!!!!!

강아지인걸 인식하자마자 친구한테 야야 쟤 봐봐. 하면서 자동적으로 폰카를 키고 찍고 있었다. 근데 ... 뒤에서 또 다른 강아지가 이렇게.


또 나왔다... !!!!!!!!! 열심히 찍고나서 안녕~ 안녕~ 인사도하고 너무 위험한거 아닌가? 조심해 친구들아~~ 이런 얘기도 했다. (근데 반전은 이 때 같이 있던 내 친구는 기억을 못한다.. )

한마리만 그림에 그린 이유는 처음에 저 친구를 딱 발견했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 저러고 있었다는 걸, 실제로 보지 않은 사람도 느낄 수 있게 캔버스도 긴 것으로 골랐다.

이 그림으로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 전시를 준비할 때, 이 친구들이 너무 궁금했다. 정말 의정부를 떠돌아다니다가 찍은 장면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주소는 몰랐고, 오로지 내 기억속 지도에서 가능역에서 의고앞으로 가는길.. 오른쪽으로 전철이 지나가고 있었고.. 동네 슈퍼.. 큰 공원에 놀이터.. 이런것들을 꺼내서 구글 지도로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진짜로 발견한것이다. 이 단추라는 간판을 !!!!


있었다... 강아지들이... 구글 지도뷰 찍을 땐 창문을 닫아 놓으셨었나보다. 그러다가 백만원 실험실을 진행하면서 이 곳을 꼭 다시 가서 사진을 찍어야지. 하고있었는데, 계획에 없던 이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사를 하고 동네 지리를 좀 익히려고 돌아다니다가... 단추 간판은 없었지만 그냥 딱 보자마자 알았다... 이 창문이다..!!! 운명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신이났다. 그림을 들고 사진을 찍으러 걸어갔다.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밖이 소란스러웠는지 저 친구가 나왔다. 나를 또 보고있었다.. !!!

그리고 또 다른 그 친구도 등장했다. 으악! 여전히 위험해보였지만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동네분들이 다 서서 구경하시는데 부끄럽기도 했고, 행복했다.


그러다가 강아지와 아는 분인듯한 동네분이 오셔서 어머 봉숙아~~ 봉숙아 어쩜 이렇게 똑같니. 하며 사진을 찍으셨다. 그리고는 창문으로 엄마~~ 나와봐 여기 봉숙이 있어 봉숙이.!!

봉숙이의 할머니가 등장하셨다 !!!!!! 그림을 창문쪽으로 바꿔서 보여드렸더니 아이고 아이고. 하시며 웃어주셨다. 이 광경을 지켜보시던 다른 동네 주민 한분이, '사진을 예전에 찍어갔나보네. 간판이 예전꺼네. ' 라고 하셨다.


맞다.. 벌써 3년전 사진이다. 그 사이에 간판이 바뀌어버렸다. 그래도 할머니와 봉숙이는 그대로다. 그리고 예전 간판을 알고 계시는 동네분도 그대로다. 이렇게 또 의정부를 기록했다.

 

스토리 요약...

'3년전 작가는 '단추'라는 간판이 보이는 건물 2층에 있던 강아지 사진을 촬영했고, 3년이 지난 뒤 기억을 되짚어 다시 그곳을 찾아갔는데, 건물의 간판은 바꼈지만 그곳에 있던 강아지는 그때 그 자리에서 작가를 반겨주었다.

 

작가의 글 마지막 부분에서 봉숙이를 다시 만났을 때의 반가움을 엿볼 수 있다. 

 

 

전시공간 '3층 빈집'에는 다락방이 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건물은 30년 전 지어진 건물로, '다락방'은 그 자체로 어릴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라 하겠다.

 

 

다락방 입구

 

다락방에 들어서면 창문 너머로 동네 풍경이 보이고, 다락방에 전시된 장윤지 작가의 작품들이 마치 어릴적 친구를 맞아주듯 반갑게 맞아준다.

 

 

다락방과 다락방에 전시된 작품들 모습

 

다락방에 전시된 작품들과 바깥 풍경을 둘러보고, 거실쪽으로 보이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오랜 기억속 다락방... 문을 통해 들어오는 거실의 풍경이 잊혀졌던 옛 추억을 떠올려준다. 마치 주방 저쪽에 계신 할머니가 "밥 먹어라"하고 부르시는 듯 하다.

 

 

다락방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3층 빈집'에서 장윤지 작가의 개인전 '여기도 의정부야?'를 관람하고, 2층에 있는 카페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무' 안은성 대표로부터 의정부 문화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들었다.

 

 

마을 북카페 '나무' 입구

 

'나무' 내부 모습

 

마을 북카페 '나무'는 코로나 19 이전에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도 많이 이용했는데, 요즘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어린이나 청소년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안 대표는 말한다. 

 

'나무'를 운영하고 있는 안은성 대표는 의정부 아카이빙 그룹 '81.54'의 대표이기도 하다. '81.54?'... 이 숫자는 의정부시의 면적 '81.54㎢'을 의미한다.

 

81.54는 지난 해 로컬 매거진 'UP' 창간호를, 올해 초 2호를 발행했다. 로컬 매거진 'UP'은 그야말로 '의정부 시민의, 의정부 시민에 의한, 의정부 시민을 위한' 잡지이다.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창간호를 선보였고, 향후 계간 단위로 발행할 예정이다.

 

 

의정부 로컬 매거진 'UP' 1호와 2호

 

의정부는 '부대찌개', '군사도시'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 뒤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의정부문화재단은 '100만원 실험실'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의정부의 문화를 그려보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그 실험 가운데 일부를 관찰하면서, 매번 참신함에 놀라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오늘 스케치한 마을 북카페 '나무'와 장윤지 작가의 개인전 '여기도 의정부야?'이다. 

 

 

의정부문화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사업 소개 포스터

 

미군 부대들이 떠난 마을, 재개발되고 있는 도시... 의정부는 이제 이곳에 그 어느 도시보다 멋진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들이 빠른 시일 내에 가시화되어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변화하는 문화의 현장... 야호펫이 그 현장을 담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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